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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고깃집, 매장 밖에서 돈 번다!
오랜 전통·특화된 맛 내세운 유통사업으로 수익모델 다양화
경기불황으로 나타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투잡스(Two-jobs)다. 즉,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만을 갖던 시대에서 벗어나 두개, 혹은 서너개에 이르는 다양한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수입이 줄어들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된 투잡스는 최근 불황과 관계없이 새로운 생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돈도 벌고 생활의 만족도도 향상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외식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제1 브랜드에 이어 제2, 제3의 브랜드를 런칭하며 다브랜드 전략을 펼치는가 하면 일반 매장 영업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 TV 홈쇼핑 혹은 백화점 등 일반 유통업체를 통해 자사 상품(메뉴)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아나서고 있다. 즉, 한 우물만을 파는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 이제는 능력이 닿는 한 여러 우물을 파며 보다 많은 물(수익)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고깃집들이 매장 영업이 아닌 매장 밖 영업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얼마 전만해도 ‘우리 고기는 우리 집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철칙(?)으로 인해 그 집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아무리 멀어도 그 집을 가야만 했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대내외적인 요인에 따른 불황으로 매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기라도 하면 손 놓고 앉아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고깃집들이 달라지고 있다. 매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을 기다리기 보다는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영업형태를 취하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자사 고기를 판매하거나 혹은 다른 고깃집에 자사의 고기를 납품하는 등 일반 유통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삼원가든은 30여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백화점 사업에 진출, 식품매장에서 삼원가든의 브랜드를 걸고 양념육을 판매하고 있으며 또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에 2가지 메뉴의 고기를 OEM 형태로 공급, 외식업체 간 제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 걸쳐 1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도봉산 갈비 역시 자체 가공공장을 가동, 도봉산 갈비 체인점뿐만 아니라 일반 고깃집에도 자사의 고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쇼핑몰(www.dobongsan.co.kr)을 통해 일반 고객들도 고기를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계경목장도 마찬가지다. 계경목장 계열사인 (주)계경원은 최근 양념 토시살을 개발, 계경목장 체인점에서 판매한 결과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이를 일반 유통으로까지 확대했다. 또 양념구이 전문 쇼핑몰 구이푸드(www.92food.com)를 통해 삼겹살 제품 및 양념돼지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들이 이처럼 매장 안이 아닌 매장 밖 영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익 모델의 다양화이다. 매장 영업의 경우 사회 전반적인 불황, 경쟁업체의 출현, 혹은 광우병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한 매출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 다양한 영업 채널을 가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품질·브랜드 인지도가 성공의 관건
물론 이러한 매장 밖 영업이 시작만 하면 모두 성공하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삼원가든, 도봉산 갈비 등 현재 일반 유통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30여년에 가까운 매장 운영 노하우 즉, 고기 맛에 대해 검증을 받은 업체들이다.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고기 맛에 오랜 역사가 더해져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업체들은 해당 매장이 아닌 백화점, 쇼핑몰, 일반 유통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을 경우 상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삼원가든의 경우 백화점 유통사업을 진행, 삼원가든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을 뿐 아니라 고기를 구입해 먹어본 고객들이 매장 방문을 하거나 혹은 매장을 찾았던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고기를 구입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도봉산 갈비 역시 고기를 공급받는 식당들이 도봉산 갈비 체인점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모 대기업에서 양념육 공급에 대한 제휴를 제안받기도 했다.
이처럼 매장 밖 영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육류가공전문 업체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품질과 일반 매장 영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자체적으로 생산한 제품을 그대로 공급할 것인지 아니면 해당 업소에서 원하는 상태에 맞춰 제품을 생산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주)도봉산유통의 김종관 대표는 “매장 영업도 마찬가지지만 일반 유통의 경우 특히 맛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통마진부터 생각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맛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실패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고기전문점들의 이러한 사업 다각화 전략은 향후 보다 많은 업체들이 보다 다양한 방법을 가동,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삼원가든
백화점·외식업체 유통으로 윈윈
올해로 창립 29주년을 맞은 삼원가든은 지난해 12월부터 백화점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백화점 내 식품매장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양념육을 판매하고 있는 이 업체는 단순히 OEM 형태가 아닌 ‘삼원가든’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걸고 직접 판매하고 있다.
메뉴는 한우생등심불고기를 비롯해 양념갈비, 양념 불고기, 주물럭, 떡갈비 등으로 국내산과 호주산을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삼원가든 매장 가격에 비해 평균 40% 저렴한 가격(한우생등심불고기 g당 1만2천원, 양념갈비 한우 1만7천원·호주산 1만3천원 등)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중 한우불고기의 판매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고기는 실링처리한 별도의 포장용기에 담아주며 야채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분당점, 삼성플라자 분당점 등 6곳에서 판매중이며 추석이나 설 등 시즌에는 다른 백화점에서도 일정 기간 동안 상설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6개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며 대부분 삼원가든 고기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 고객들이 단골로 구입하고 있다.
백화점의 양념육 유통은 신사점과 대치점의 2개 매장을 포함한 삼원가든 전체 매출 중 1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삼원가든은 백화점 판매를 통해 매출구조의 다양화와 함께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삼원가든 매장이 신사동과 대치동 2곳 뿐으로 강남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의 접근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백화점 판매로 인해 신규 고객뿐 아니라 방문 경험이 있는 고객들의 재방문 횟수를 늘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매장 판매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찾지 못했던 사람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구입해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매리트도 있는 등 백화점 판매를 통해 2개 매장이라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높은 수수료와 판매되지 않은 물량에 대한 로스율, 보관 및 공급상의 문제, 별도의 인건비 등 제반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삼원가든은 6개 백화점 사업을 위해 2대의 물류배송 차량과 3명의 담당직원(본사), 그리고 각 매장별 3명의 별도 직원을 운영하고 있다. 물량은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며 양념육의 특성상 맛의 변질이나 위생상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그날 판매하지 못한 제품 역시 매일매일 회수하고 있다.
한편 삼원가든은 베니건스의 스테이크 메뉴에 사용되는 고기를 공급하는 등 일반 외식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유통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말 베니건스가 신메뉴로 엠파이어 찹 스테이크를 출시함에 따라 기존 삼원가든에서 판매하던 떡갈비를 베니건스 스타일에 맞게 생산해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빅마마버거스테이크용 고기도 공급하고 있다. 위의 2가지 메뉴용 고기는 현재 25개 베니건스 매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원가든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삼원가든은 내년부터 매장 영업 외의 일반 유통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존 신사점 내에 있는 육가공 공장을 확장한 데 이어 내년에는 경기도 인근에 별도의 가공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새로 신축할 공장은 HACCP 기준에 맞게 건립하는 등 철저한 위생시스템을 갖춘 후 자체 매장뿐 아니라 백화점 및 타 외식업체 공급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삼원가든의 서브 브랜드로 중가의 고기전문점 런칭과 함께 자체 공장을 통해 김치·동치미 등을 생산, 이에 대한 자체 사용 및 외부 유통사업도 검토중에 있다.
삼원가든 김인갑 전무는 “기존 음식점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보니 많은 업체들이 자사의 경쟁력을 활용한 또 다른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며 “이에 삼원가든은 고기 맛에 있어 인정을 받은 만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유통사업 전개를 통해 수익모델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도봉산유통
사업 다각화로 안정적 매출
지난 81년 수유동 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주)도봉산 유통(브랜드명 도봉산 갈비)은 97년부터 도봉산 갈비가 아닌 일반 업소를 대상으로 고기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맛에 대한 노하우로 브랜드 인지도 및 점포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갖고 있지만 광우병, 조류독감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매출감소에 대비, 보다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추자는 의도에서 일반 유통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100여평 규모의 자체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돎을? 유통은 일반 유통 부문이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이 부문의 점유율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
메뉴는 돼지갈비와 소이동갈비, 돼지왕갈비의 3종류로 도봉산 갈비 체인점과 비슷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단, 메뉴의 종류는 도봉산 갈비 체인점과 차별화했다. 체인점에는 일반 업소에 공급하는 3가지 육류 외에 왕통갈비와 이동갈비살 등의 육류, 그리고 칡냉면, 곰탕, 떡만두국 등 도봉산 갈비만의 특화된 메뉴를 추가로 공급한다. 이는 일반업소와 도봉간 갈비 체인점에 똑같은 메뉴를 공급할 경우 자칫 도봉산 갈비 체인점의 영업난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육류는 자체 배송차량을 통해 매일 공급하며 지방은 택배를 이용, 문제 발생 상품은 100% 회수를 원칙으로 한다.
도봉산 유통은 일반 유통사업을 통해 체인점 수를 늘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처음 육류만 공급받던 업소들이 또 다른 메뉴를 공급받거나 혹은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전수받기 위해 도봉산 갈비 체인점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봉산 갈비라는 상호명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맹비 300만원에 가맹특약을 맺으면 체인점과 똑같은 메뉴와 운영 시스템을 전수해 주는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체인점과 달리 일반 업소의 경우 언제든 공급 계약을 중단할 수 있다는 단점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는 효과도 보고 있다. 한편 최근 식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 대기업이 도봉산 갈비의 제품을 자사 회원업소에 납품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주)도봉산유통의 김종관 대표는 “향후 프랜차이즈 사업 보다 일반 유통사업 규모가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장을 보다 기계화되고 현대화된 시스템을 갖춰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경원(주)
업소 스팩에 맞춘 제품 공급
계경목장과 돼지사냥 등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NH프랜차이즈의 계열사로 물류를 담당해 오던 계경원(주)은 지난 9월말부터 일반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계경목장은 브랜드 컨셉상 자체 매장에서 판매하기 힘든 메뉴에 대한 활용도를 고민하던 중 물류회사인 계경원을 통해 일반 업소 및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양념육 공급을 결정하게 된 것.
현재 수도권에 있는 일반 업소 및 프랜차이즈 업체 40여개에 토시살을 공급하고 있으며 12월 양념갈비에 이어 공급 제품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계경원은 일반 유통으로 인한 가맹점과 제품을 공급받는 업소 모두의 피해를 막기 위한 원칙을 세우고 있다. 우선 계경원의 고기를 공급받는 일반업소는 토시살의 판매 가격을 1만2천원 이하로 책정하면 안된다. 이는 그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기존 계경목장의 가격 경쟁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일반 업소의 경우 영업상권이 겹치는 지역내에서는 2개 이상의 업소에 같은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다. 이 또한 계경원의 고기를 공급받는 업소의 영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현재 계경원의 매출 중 일반 유통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지만 연내에 20%까지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제품 공급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등 일반 유통에 보다 주력, 매출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계경원(주)의 최상민 대표는 “업소를 상대로 하는 일반유통의 경우 각 업소마다 원하는 제품 상태가 다르다”며 “현재는 사업 초기이고 또 제품도 1가지이다 보니 계경원이 만든 제품 그대로 공급하지만 내년부터는 각 업소가 원하는 스팩에 맞춘 제품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인터넷 쇼핑몰 92푸드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에 올라선 구이푸드는 이로 인한 매출 보다는 계경목장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