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의 이런 저런 자식 사랑 교육
솔향 남상선/수필가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 모성 본능이라더니 그 이야기가 맞는 것도 같다. 시대별로 차이는 좀 있으나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결만 조금 다를 뿐이다. 요즈음은 어머니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극성이라 할 만큼 대단하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울림을 주는 모자간의 사랑 이야기가 있어 비교의 견지에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춘궁기(春窮期)라고도 부르는 1960년대 우리 농촌 보릿고개는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햇곡식은 익지 않아 식량이 궁핍했던 시절이다. 그 때의 어느 농촌 집 모자(母子) 얘기 좀 해 보아야겠다.
집에 먹을 것은 없는데 엄마는 아파서 방에 누워 앓고 계셨다. 굶고 누워만 계시는 엄마를 지켜만 볼 수만은 없었던지 7살 난 아들은 보리밭으로 나갔다. 아직 여물지도 않은 파릇파릇한 보리 이삭을 손으로 잡았다. 남의 것을 훔치려니 손이 떨리고 무서웠다. 엄마를 위해 용기를 내어 한 아름 뽑아다가 불을 피워 놓고 태워 익혔다. 태운 보리를 작은 손가락으로 비벼서 파란 보리알을 골라 하얀 사발에 담았다. 누워 신음만 하시는 엄마 앞에 조심히 사발을 들고 앉았다.
“엄마, 이거라도 드시고 기운 내세요.”
엄마는 힘들게 일어나 앉으시더니 꼬마 아들 손을 보시고 사발을 보셨다. 아들 손은 까맣게 재가 묻어 있었다.
“어서 나가서 매를 만들어 오너라.”
소나무 가지를 꺾어 매를 만들어 왔다.
“굶어 죽더라도 남의 것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거야.”
바지를 걷어 올리고 많이도 맞았다. 까칠까칠한 소나무 가지라서 아프기도 많이 아팠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도둑질 안 할게요.”
엄마를 위해 했던 일이 도리어 엄마를 슬프게 하고 말았다. 엄마 마음까지 아프게 한 일이 마음에
걸려 아들은 울었다.
“이대로 들고 가서 밭주인에게 사죄하여라.”
사발 속에 눈물을 떨어뜨리며 아들은 친구 동필이네 집으로 갔다. 하얀 사발을 앞에 놓고 마당 가운데 무릎을 꿇었다.
“동필 엄마, 용서해 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어머니의 엄이자(嚴而慈 : 엄하면서도 때에 따라 사랑을 많이 해줌)의 교육관 덕분인지 아들을 크게 성공시킨 어어머니 얘기다. 실로 훌륭한 어머니가 아닐 수 없다.
요즈음 어머니들의 자식 교육관이 걱정스럽다. 귀한 자식이라 그런지 옳고 그른 것은 물론이고 가르쳐야 할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어머니가 많기 때문이다. 자식이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데도 엄한 꾸중 한 번 없는 것이다. 물에 물탄 것 같은 부모의 대응반응이 아닐 수 없다. 맹모단기(孟母斷機 : 맹자가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짜던 베를 끊어 학문을 중도 포기한 아들을 훈계한 어머니의 가르침)의 가르침이 절실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자식이 잘못을 했는데도 그대로 두는 것은 자식 사랑이 아니고 방관이다.
잘한 일은 칭찬해 주고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에는 엄한 꾸짖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인 것이다. 가정교육을 잘하는 현대판 어머니도 있지만 그렇질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쉬움이 절로 더하고 있다.
요즈음 어머니들은 자녀들이 가엾을 정도로 학원에 매달리게 하고 있다.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영어 학원, 수학 학원, 태권도 도장, 숨 쉴 새 없이 공부! 공부하며 몰아 부치고 있다. 자녀들은 어머니 성화에 공부하는 기계가 돼가고 있다. 기계화 시대라 하더니 사람까지 기계가 돼가고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들의 이런 저런 자식 사랑 교육’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자식의 특기나 취미 기호를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식의 적성 취미 기호와는 무관하게 자식을 의대 보내고, 판․검사를 만들려 하는 것은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모의 허황된 욕심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라 하겠다.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라!
존경받는 사람으로 사랑하며 살아라!
좋은 대학 가서 의사 아니면, 판․검사가 되어라!
자식에게 엄이자(嚴而慈)의 교육은 왜 하는가?
나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치며 살았는가?
맹모단기(孟母斷機)하는 마음으로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첫댓글 옳으신 말씀입니다.
모든 것이 너무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근래에는 지켜져야 하는 기본질서나 생활 규범들을 간과하고 지나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비뚤어진 사랑으로 제대로 훈육할 줄 모르는 젊은 부모들부터 문제다.
그런 요인으로 인해 바른 교육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위정자들부터 기본을 무시하고 후안무치로 행세하고 있으니 온 나라 국민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암울한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은 게 아니라, 과시열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제 만족을 위해 자녀를 키우지 않고, 자녀 입장에서 생각하며 육아를 해야겠습니다.
교육열보다 과시욕이라
그럴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