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션 카운슬러] <31> Q: 최첨단 과학 시대에 ‘6일 창조’를 믿어도 되나요
노동·안식 원리 가르친 창조주의 완전성 입증
2024. 4. 11. 03:07
하나님이 엿새 동안 창조한 피조물을 형상화한 인포그래픽. 언더스탠드 크리스채너티닷컴 제공
A: 최첨단 과학시대에 성경에 기록된 6일 창조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일까.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이 창조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드러내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창세기(1~11장)의 내용이 과학과 충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은 창세기 앞부분을 상징이나 문학적 표현으로 해석하며 과학과 창조 신앙이 상호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의 탄생에 대해서는 실험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하나를 과학으로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과학 시대를 사는 복음주의 크리스천이 6일 창조를 진실로 믿을 수 있는 합당한 근거는 무엇인가.
‘창조주의 완전성’이 입증
우선 6일 창조는 창조주의 완전성으로부터 입증된다.
중세 캔터베리의 대주교였던 성 안셀름(1033~1109)은 본체론적 논증을 통해 신의 존재를 설명했다. 그는 신의 ‘완전성’ 안에 존재의 속성이 포함돼 있다고 봤다. 그는 완전성에 대한 정의로부터 신은 인간의 관념 안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도 반드시 존재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독일 철학자 헤겔(1770~1831)은 본체론적 논증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전능한 신이 존재한다면 6일 창조와 기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성경은 하나님이 거룩하며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는 분이라고 말한다.(민 23:19)
하나님은 모세에게 ‘엿새 동안에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다’는 내용을 친히 두 번이나 돌판에 새겨 주셨다.(출 20:11, 31:17) 하나님의 전능성은 6일 창조를 가능하게 하고 하나님의 거룩함은 모든 만물을 엿새 동안에 창조했다는 그분의 말씀을 진실이 되게 한다. 그러므로 6일 창조 교리는 창조주 하나님의 전능함과 거룩함으로부터 도출되기에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엿새의 하루, ‘24시간’ 의미 타당
둘째로 창세기 1장의 엿새간의 창조에서 ‘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욤(yom)’의 용례는 창조의 ‘날’을 24시간(하루)으로 보게 한다.
로버트 레이몬드(미 녹스 신학교) 교수에 따르면 창세기 1장에서 ‘날’의 히브리어 단어는 단수형 ‘욤(날)’과 복수형 ‘야민(날들)’인데 이 단어들은 구약성경에서 총 2225차례나 사용됐다.
레이몬드 교수가 이 단어들의 용례를 분석한 결과 압도적으로 24시간을 지지하며 ‘날’이란 단어가 숫자와 연속해서 사용될 때는 언제나 일반적인 ‘하루’를 의미하고 있었다. 6일 동안에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구절의 반복도 6일의 ‘날’들이 모두 24시간으로 구성된 하루라는 것임을 확정한다.
종교개혁가 장 칼뱅(1509~1564)은 전능한 하나님이 더 짧은 순간에도 천지창조를 할 수 있지만 6일이나 걸려서 창조를 완성한 이유를 ‘노동과 안식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세의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 규정을 어긴 죄는 사형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규정을 만드신 하나님이 자신은 긴 시간(138억년) 동안 창조 사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했던 것처럼 ‘6일(144시간) 노동과 하루 안식’이라는 계명을 주셨다면, 안식일 규정은 거짓에 근거한 셈이 된다. 그렇게 되면 성경 전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되며 핵심교리 전체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교회 역사의 정통적 입장 견지
셋째로 교회사의 중요한 신조들은 전능자에 의한 6일 창조를 문자적인 의미로 이해했다.
가령 니케아 신경은 “하늘과 땅, 그리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창조주, 전능하신 아버지, 한 하나님을 믿는다”는 고백을 담았다. 초대교회는 하나님의 전능성과 지혜, 주권,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무로부터의 창조를 확신했다.
거의 모든 교부들은 문자적인 의미의 6일 창조를 사실로 믿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은 6일 창조를 확신했고, 중세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도 우주론적 논증을 통해 전능자의 창조를 지지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1483~1546)와 존 칼뱅도 6일간의 창조를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문자적 의미 그대로 믿었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6일 창조에 대한 문학적 해석은 과학을 통해서만 진리를 알 수 있다는 과학주의로부터 영향을 받아 생긴 견해다. 이는 교회사의 정통적인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안셀름의 논증처럼 문자적 의미로서 6일 창조 교리는 하나님의 완전함과 거룩함이라는 속성으로부터 그 진실성을 획득한다. 과학 때문에 창세기의 6일 창조 기록을 신화나 비유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 이면에는 하나님의 완전함과 거룩함을 부정하는 관점이 깔려 있다. 하나님의 속성을 토대로 하면 ‘엿새 동안에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다’고 하신 말씀은 진실하다.(출 20:11)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요 17:17)라는 말씀으로 이를 확증하셨다.
김기호 교수 / 한동대·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 창세기 격론/ 칼 헨리외 2명 지음·IVP
복음주의와 자유주의는 창조의 기간, 노아 시대 홍수의 범위와 같은 창세기의 핵심 사건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주장한다. 이 책은 주제별로 상반된 입장을 비교하며 읽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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