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한 다리 통증/靑石 전 성훈
새해 들어서면서 계속 왼쪽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점점 심하게 느껴진다. 그 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서울대학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은 게 벌써 만 7년 전 일이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시작된 것은 2014년 가을이었다. 그 해 10월 어느 날 밤에 자다가 무심코 왼쪽다리를 움직이는데 갑자기 찌릿찌릿하고 저리는 증세에 화들짝 놀랐다. 평소 쥐가 잘 났기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쥐가 났는가 하고 다리를 주물러보았는데 그 느낌이 전혀 달랐다. 그렇게 시작된 다리 저림 증세가 수시로 찾아왔다.
주위에서 통증크리릭을 소개하기에 찾아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신경주사를 두 차례 맞았지만 그 때뿐이었다. 11월 들어서도 증상의 차도가 없어 이번에는 한의원에서 침술, 부황 뜨기, 저주파 전기 자극, 뜨거운 찜질을 받았다. 한 달 동안의 침술에도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하여 12월 하순 상계백병원을 찾았다. 척추센터에서 MRI검사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명되어, 신경계통 이상 여부를 확인하려고 신경외과를 찾았으나 담당의사가 재활의학과에서 검사를 하라고 하였다. 재활의학과에서 이름도 생소한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까지 받고 보름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서 경막외 주사를 맞았다. 담당의사는 복합적으로 두 곳의 신경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하였다. 두 곳 중 한 곳은 주사바늘을 찔러 넣기가 어려운 부위라고 하면서 다음에 주사를 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계속된 시술에도 잘 낫지 않는 바람에 서울대학병원을 찾았다. 백병원 MRI자료를 CD로 받아서 제출하니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담당의사가 검토를 하고 디스크라고 하면서 2015년 2월 초순 시술을 받았다. 시술을 받을 때 베개로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극심한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마구 흘렸다. 시술 후 세 차례에 걸쳐 몸 상태에 대한 점검을 받았고 병원에서 처방한 허리근육강화 재활운동을 집에서 꾸준히 해왔다.
지금까지 스테로이드계통의 경막외 주사를 의원과 병원에서 도합 6회에 걸쳐서 맞았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할지라도 과도한 투약은 독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 동안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걷지 못하여 짜증도 많이 났고 우울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하거나 휠체어를 타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일은 아니었다. 나 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와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도 조금씩 바뀌었다. 천천히 걷고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구호처럼 재활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게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걸어야 하는 일이다. 7년의 세월동안 때때로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찾아왔지만 견딜 만했다. 아파트 근린공원을 시작으로 중랑천을 걷다가 본격적으로 동네 야산인 초안산을 걷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괜찮을 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주변의 산이나 둘레길을 찾기도 했다.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담당의사는 수년전부터 ‘명의 열전’ 프로그램 등 방송에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대단히 유명해져서 진찰을 받으려면 최소한 반년 이상 기다려야한다. 2015년 2월 디스크 시술을 받을 때, “시술을 하거나 수술을 해도 아프지 않았던 건강한 상태로 100퍼센트 완전히 되돌아갈 수는 없다. 다만 살아가는데 특별한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된다. 10년 정도 지내며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면 그 때 다시 찾아오라”는 의사의 말이 생각난다. 시술해주었던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의사에게 진료 예약이 되어 8월 초순으로 날이 잡혔는데 공교롭게도 담당의사는 9월부터 안식년이라고 한다. 마음을 열고 차분하게 몸 상태를 지켜보면서 견딜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2022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