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성 詩 '매의 눈'
지난여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한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우 수석은 TV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늘 봄날같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모습이 비쳤다. 그에 대해 제기된 혐의의 내용과 모나리자 이상으로 온화한 그의 미소 사이의 괴리는 보는 사람을 어지럽게 했다. 그것은 뻔뻔스러움을 넘어서는, 자신이 불가침의 존재임을 확신하는 자의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제 검찰에 출두하면서 포토라인에 서서 처가의 재산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여기자에게 던진 그의 눈길은 매[鷹]의 눈, 바로 그것이었다. 온 세상 사람을 약점 잡기 위해서만 바라보는 눈, 나를 거슬리는 인간은 매의 발톱과 부리로 결딴을 내고야 말겠다는 눈.
잘은 몰라도 우 수석의 경우가 바로 우리 사회가 그 루트를 반드시 열어놓아야 한다고 외치는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가 아니겠는가. 그는 초·중·고등학교를 최우등생으로 마치고 서울대 법대에 합격해서 약관 20세에 사법고시를 패스했으니 세상에서 자신을 능가할 사람은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천재성에 어울리는 혼처와 혼인을 했고 고속 승진을 하다가 청와대 비서실의 최고 요직인 민정수석비서관이 되어 여하한 비리 혐의가 제기되어도 대통령의 철통 같은 비호를 받았으니 승천할 수순만 남겨놓은 처지가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그제 검찰에 출두하면서 포토라인에 서서 처가의 재산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여기자에게 던진 그의 눈길은 매[鷹]의 눈, 바로 그것이었다. 온 세상 사람을 약점 잡기 위해서만 바라보는 눈, 나를 거슬리는 인간은 매의 발톱과 부리로 결딴을 내고야 말겠다는 눈.
잘은 몰라도 우 수석의 경우가 바로 우리 사회가 그 루트를 반드시 열어놓아야 한다고 외치는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가 아니겠는가. 그는 초·중·고등학교를 최우등생으로 마치고 서울대 법대에 합격해서 약관 20세에 사법고시를 패스했으니 세상에서 자신을 능가할 사람은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천재성에 어울리는 혼처와 혼인을 했고 고속 승진을 하다가 청와대 비서실의 최고 요직인 민정수석비서관이 되어 여하한 비리 혐의가 제기되어도 대통령의 철통 같은 비호를 받았으니 승천할 수순만 남겨놓은 처지가 아니었겠는가.
그러나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잃으니―민심 이반에는 우 수석의 '기여'도 컸다―대통령의 철통 비호가 무슨 보호막이 되겠는가. 그 자신의 봄날 같은 미소나 매의 눈 또한 누구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누구를 겁먹게 할 수 있겠는가. 이학성 시인은 시 '매의 눈'에서 이렇게 말한다. '언제부턴가 내 눈에 매가 들어와 있다 그것은 내 눈동자 속에서 사납게 이글거린다 하는 수 없이 난 매의 눈으로 세상을 쏘아본다(…)내 눈은 세상 구석구석을 매섭게 찌른다 차갑고 날카로운 매의
눈(…).'
그 매의 눈, 매의 권세가 그의 몰락과 불행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면 머리 좋은 우 수석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학성 시인은 이렇게 끝맺는다. '난 언제까지 매의 눈으로 세상을 떠돌아야 하는가(…) 언젠가 매는 허공으로 고요히 물러나겠지 난 그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우 수석의 눈에서 매의 눈까풀이 속히 걷히기를 바란다.
그 매의 눈, 매의 권세가 그의 몰락과 불행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면 머리 좋은 우 수석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학성 시인은 이렇게 끝맺는다. '난 언제까지 매의 눈으로 세상을 떠돌아야 하는가(…) 언젠가 매는 허공으로 고요히 물러나겠지 난 그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우 수석의 눈에서 매의 눈까풀이 속히 걷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