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8. 09;30
아차산 산길엔 산에 오르는 많은 사람들로 소란스럽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아차산에서 실종되었고, 일상을 빼앗긴 대부분의
등산객은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려뜨리고 들뜬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모든 사람들은 이제나 저제나 역병(疫病)의 종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 병이 얼마나 더 오래갈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날은 점점 지나고, 사람들이 지금 겪는 코로나의 불행은 정말 끝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 속에서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일상을 빼앗긴 생활이
지속되자 사람들은 점차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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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으로 다가오는 여인이 계속 재채기를 한다.
마스크를 쓴 채 재채기를 하는데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두 예민한
분위기라 나도 그 여인을 주시한다.
감기나 코로나 19는 아닌 것 같다.
봄꽃에 영향을 받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모양인데, 나도 수십 년을 비염
증세로 고생을 했고, 비염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경험이 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담배연기에 매우 민감하다.
담배냄새가 몸에 밴 사람이 옆에 다가오면 자동으로 재채기가 나오고,
담배연기를 직접 맡으면 숨이 끊어질듯 한참 재채기를 해대기에 담배피는 사람은
나에게 원수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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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제비꽃>
예전 비염이 심할 때는 코막힘이 심해 숨을 쉬기가 힘들 때가 많았다.
민간요법인 식염수로 콧속을 세척하면 숨쉬기는 잠깐 편해지지만 시간이
흐르거나 술을 마시면 코가 꽉 막히는 바람에 이비인후과에 수시로 달려가
속칭 '칙칙이' 치료를 받기도 했다.
수년전부터 '백팔배' 운동을 하면서 운 좋게 비염은 90%이상 좋아졌다.
비염과 백팔배 운동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의학상식이 없는 나로서는 풀지 못하는 영원한 숙제이다.
주치의는 나에게 알레르기(allergy)성 비염이라고 했다.
봄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심하게 앓는 사람들에겐 고통의 계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인 요즘 세상에 콧물·재채기·기침을 했다간
주변사람에게 눈치를 보이는 것도 부족해 눈총을 맞는 곤혹(困惑)을 치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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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질환은 원인 물질을 피하는 노력이 최우선이다.
봄철 알레르기는 주로 나무의 꽃가루에 의해 생기는데,
봄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나무는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은사시나무, 플라타나스(platanus)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참나무가 꽃가루 알레르기 원인의 14.36%, 소나무 14.27%, 자작나무 13.57%,
오리나무는 13.39%를 차지하는데 여러나무가 동시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 주요 활엽수로 24.2%가 참나무 종류요, 침엽수인 소나무도 21.9%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산에 맑은 공기를 마시러왔다가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을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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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똥풀>
만성비염이 되면 수면장애, 후각장애, 두통 등으로 고생을 하고,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 비하면 코를 씻어주는 생리 식염수도 좋아졌고, 항히스타민제나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쓰기도 하는데 나는 호주머니에 비상용으로 '오트리빈멘톨
0.1% 분무제'인 [오트리빈]을 휴대하고 다니며 참기 힘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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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트리빈을 콧속에 분부하면 1분 이내에 코가 뻥 뚫려 시원하지만 여러 번 사용하면
코 점막이 약해져 코피를 흘리는 부작용이 생긴다.
수년 전 원인 모르고 코피를 흘렸을 때에는 '급성 백혈병'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따라서 코피가 나면 코 점막에 바르는 '테라마이신 안연고'도 같이 비상용
휴대품으로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마음은 편하다.
재채기를 심하게 하며 지나가는 여인에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아차산 산길에서 보이는 서울하늘은 구름 한 조각 티끌 한 점 보이지 않고
푸르기만 하다.
2020. 4. 18.
석천 흥만 졸필
첫댓글 석천! 비염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백팔배를 하면 오체투지로 인한 피의 Circulation 효과로 비염이 좋아진다고 절간에서는 많이들 이야기 하고있네.
참고로 과산화 수소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과산화 수소를 면봉에 흠뻑적셔 귀속에 돌려가며 소독을 하면 효과가 매우 좋네. 과산화 수소를 몇방울 귀속에 떨어뜨린후 마른 면봉으로
닥아내면 효과가 더 좋은데, 귀속에 떨어뜨리는게 꺼림쩍하면 하지말게.
내가 시행해본결과 효과가 정말 좋았고 지금도 가끔 하고 있다네.
과산화 수소는 약국에가면 조마한게 500원임. 참고 하시게
비염이 백팔배를 한후
신기하게 좋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