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며칠 전 일본 불교에 대한 관심 덕분에 일본을 관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서점(키노쿠니야 서점, 준쿠도 서점 등)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정토종과 정토진종에 관한 서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은 일본 정토종과 정토진종에 관한 견해입니다. 일본 정토종과 정토진종은 염불에 치중하는 면도 있는 반면에, 중국 정토종을 계승 발전시킨 훌륭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
답변입니다.
1990년 전후하여 제가 서울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에 재학 중일 때, 그 당시 동아대학 철학과 교수이셨던 강동균 선생님(현재 화엄사 도경 스님)께서 한 학기 강의를 하신 적이 있는데, 그 때 원효 스님의 <무량수경종요>를 읽으면서 정토 사상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지만, 일본불교 정토종에 대해 깊이 연구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일본의 종파 불교가운데 호넨(法然)이 창시한 정토종과, 그 제자인 신란(親鸞)이 창시한 정토진종 등 정토계 불교의 신도 수가 일본 불자 수의 반을 넘는다는 점, 신란의 어록인 <단이쇼(歎異抄)>에 '악인정기(惡人正機)설'이라는 독특한 가르침이 실려 있다는 정도만 알 뿐입니다.
또, 과거 동아시아 대륙의 정토종에서 백련결사의 여산 혜원을 종조로 삼지만, 혜원의 염불은 <아미타경>과 같은 정토삼부경이 아니라 <반주삼매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이기에 담란, 도작, 선도 등의 정토종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점 정도 알고 있을 뿐입니다.
또, 초기불전에도 '염불(念佛)'을 중시하지만, 이 때 말하는 염불은 '염불(念佛), 염법(念法), 염승(念僧), 염계(念戒), 염시(念施), 염천(念天)'의 육념 또는 육수법(六修法) 가운데 하나입니다. 육수법은 '불, 법, 승' 삼보에 대한 믿음과 '보시, 지계, 생천'의 세속적 향상의 길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가는 수행인데, 이 가운데 염불은 '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間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 가지 덕을 마음 깊이 새기는 염불로, 대승불교 정토교학의 염불과 다릅니다.
또, 만해 한용운의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사찰 내 염불당 폐지를 주장하고 승려의 대처를 주장하셨다는 점(만해 선생 역시 대처하셨습니다. 망우리 공동묘지 한용운 선생 묘 옆에 그 부인의 묘가 나란히 있습니다) 역시 참고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의 경우 '정토교학의 여법성(如法性)'이나 '극락신화의 가치' 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어도 정토교학의 역사적, 나라별 차이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한 적이 없기에 원하시는 답을 드리기 어렵겠습니다.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답변을 마칩니다.
첫댓글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이 저술하신 책들 덕분에 불교를 아주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