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표범』(작사 양인자, 작곡 김희갑)은 1985년 11월
발매된 「조용필」8집 앨범[타이틀 곡 :허공] 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곡은 노래 제목부터 꽤 특이합니다. "한 남자의 고독을 노래
하고 있고, 더불어 야망(野望)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노래 앞에 Narration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까지 다
외우는 분들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 있었던 노래입니다.
산(山)을 오르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남자의 야망을 비유
하고 있어서 인지 남성 분들이 이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이 노래는 Play Time이 5분이 넘는 꽤 긴 곡입니다. 과거에는
노래 재생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 노래로 인해
그 제한이 조금씩 풀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만큼 영향력 있던
노래입니다.
「조용필」8집은 그동안 자신의 창작 곡으로만 히트곡을 냈던
「조용필」이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노래하며 변화를 시도했는데,
이 곡의 특징은 도입부에서 부터 장문의 애드리브로 시작하며
가사도 지나치게 긴 탓에, 「조용필」자신도 "너무 긴 가사 때문에
3~4년 동안 모니터가 없으면 이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고 하죠.
이 노래의 가사는 '양인자'가 대학 시절, 응모했던 〈신춘문예〉
에서 거듭 낙방하던 시절에, 훗날 당선이 된 후 당선 소감으로
쓰려고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의 서두(序頭)를
소재로 미리 써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천 아이러브색소폰 대표 윤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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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ration)
먹이를 찾아 산 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
승의 썩은 고기 만을 찾아 다니는
산 기슭에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장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힌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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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 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 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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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에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 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인가 사랑이 사
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 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의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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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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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 사이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이십 일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베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