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참, 국수를 설탕물에 말아 먹고
오침을 하는 인부들 사이에 거품 파도
일으키며 대형 선풍기가 돌아간다.
바람 한점없이 땡 볕만 작렬하는
대서양을 낀 나미브사막처럼 어디,
그늘 마저도 보이지 않는 수증기만
피어 오르는 원고지 같은 사각혈전,
복싱링, 소금밭이다.
인부들이 찾아들어 코골이 하는
그늘 소금창고에는 희고 딱딱한 각진 금강석들이 절반정도 창고를 메우고,
소금자루 베고 잠든 인부들의 꿈결에
쥐가오리 날개를 가진 극락조가
숨어 우는 한 낮의 평온.
주인공도 없는 삶의 무대이다.
소금을 먹지 않는 극락조는 숲 없는
바다 근처에 살지 않지만, 인부들은
낮잠을 잘때, 대장금 재방송을 매일
계속해서 보듯, 극락조 꿈을 꾼다.
지상 최고의 노동, 소금쟁이 염전일.
적도가 고향인 붉은 태양은 오랫동안
염전에 서성거리며 바닷물을 증분,
인부들 얼굴에 빨갛 23색의 선탠을
선사하고, 육신의 수분을 탈수한다.
태양이 덮쳐서 임신한 소금의 여신
살루스가 난생의 새끼들을 까 놓듯
소금결정체는 진돗개 새끼마냥
통통해지고 인부들이 짊어진 바지락
지게는 물의 질량 곱하기 두배의
소금밀도로 가장 무거운 금속인 오스뮴에 가까운 무게를 어깨에
메고 인고의 무중력을 돌아다닌다.
태양과 흰 소금 일어나는 갯펄밭,
세상 어디에 그늘 없는 극락이 있을까!
인부들이 내던진 삽과 망태기가
소금보다도 더 반짝거린다.
한 낮의 쉼 없는 노동이 그들의 삶,
그 생명력을 망각이라도 하듯이,
막소주 대접 한사발 들이키고,
소금 한웅큼 집어 입속에 털어넣고
죽자, 살자, 태양과 삶이 저물어가듯
지상 최고 힘겨운 노동에 몰두,
고집스럽게도, 들물로 오는 바닷물이
시원한 해풍을 데려오면 소라고동,
먼 휘바람 소리로 극락조가 울고있다.
제 속에 들끓는 괴로움에 초연한 삶,
못 배운 공부, 대대로 이어져온 가난,
그 길다란 실줄이 끊어지지 않아 평생
업으로, 하늘신이 불공평하게 법전을
오류 해석해서 선사한 죄형이다.
신안 증도에는 우리나라 소금밭의
최대규모 태평염전이 있는데 백사십
만평에 일만육천여톤의 소금을 생산,
이태리, 프랑스, 북유럽으로 수출,
천일염이라 높은 호가를 받는다.
이제는 기계식 소금추출을 해서
옛날의 염작노동은 피하고 있지만
그래도 중노동에 속하는 업종이
소금 만드는 염전일이다.
소금박물관에 소금카페, 휴식의
공간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앞 세대,
고역의 한 세대를 생각하면 뭉쿨,
콧날이 시큰해지는 염전종사원들.
지구상에 없어서는 안될 소금도
일본은 일제강점기때 약 이백만톤을
강탈, 수탈해 갔으며, 현 시세대로 환산하면, 사천억원의 소금값을 지불
받아야 마땅히 소금 종사원들의
한맺힌 노역이 풀릴것이다.
염전 옆 수로에는 함초, 천일사초,
칠면초, 나문재 등 칠십여종의
염생식물이 번성해서 탄소를 흡수,
온실가스 저감역활의 최적의 식물로
각광을 받고 유엔 환경국이 관심과
연구를 진행중에 있으며 갯펄상태의
가치성을 드높이고 있는데,
원자력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일본의 해양투기에 묵인 내지 찬성,
이롭게 하는 자, 한국인이 아니며
지구촌 공동체 가족으로 인정치
못할, 우주로 추방해야 할 공공의 적,
그런 암묵적 범죄자 일것이다.
- 풍운유서(염전) -
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