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국보문학카페> '등단 시인방'에는 초포 황규환 님의 '황사(黃砂)' 시가 게재되었다.
내용이 독특하기에 조금만 인용한다.
네가 오던 날 쌓인 먼지를
털어주는 비거스렁이가 오려는지
내내 쑤시는 어깨를 부여잡고
바재이는 봄의 길목을 서성인다.
본문에서 나오는 낱말 가운데 몇몇은 토박이말이다.
시 하단에 주석이 곁들여 있기에 글 읽은 회원은 덕분에 낱말 공부를 더 할 게다.
내가 댓글 달았고,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올려서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글 고맙습니다.
특히나 보충설명이 꼭 필요한 글이군요.
충남 보령지방 무창포해수욕장 인근 산골 아래 태생인 저는 아래 보충 설명한 낱말을 처음 보았습니다.
덕분에 우리 토박이말이 다양하고, 다정다감하다는 사실을 또 깨닫습니다.
글맛 좋아서 엄지 척!
주) 채꾼 : 소를 모는 아이
비거스렁이 : 비가 온 뒤 추워지는 일
알섬 :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
서덜 : 냇가 강가의 돌이 많은 곳
바재이다 :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리다
올가망하다 :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비거스렁이'가 특이하다.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한다.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짐
비거스렁이 하다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다
비거스렁 : 북한어
비거스렁이
출처 1 : '살려 쓸 만한 토박이말 5000(최기호 지음)'
이문구 소설가의 '관촌수필'에도 이 낱말이 나온다.
'빗낱은 언제 그쳤던가, 비거스렁이를 하느라고 바람이 몹씨 매웠다.'
이 소설가는 충남 보령 사람. 대천해수욕장 인근 태생.
보령 출신인 나는 왜 이 낱말을 전혀 몰랐을까?
출처 2 : '우리말 분류사전(높세울 남영신 지음)'
- 비거스렁이 : (명사) 비가 갠 뒤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1.
오늘은 2022. 5. 30.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비가 내릴 듯한데도 내리지는 않았다.
밤중에 아파트 거실 문을 열고는 베란다에 나갔다.
크고 작은 화분 100개쯤.
화분 흙속에서 사는 민달팽이는 야행성 동물이라서 밤중에 더 많이 나온다.
꽃삽과 티-스푼을 손에 들고는 화분 속을 찬찬히 들려다보면서 징그러운 벌레를 찾아내려고 애를 쓴다.
오늘밤에도 네 차례 베란다에 나가서 5마리를 발견했다.
이들을 꽃삽 위에 올려놓고는 티-스푼으로 땅땅땅 내리쳐서 극락세계로 보냈다.
나는 저장강박증에 걸렸을까?
생활쓰레기인데도 재활용하려는 습성을 지녔다.
하나의 예다. 쌀뜨물을 받아서 별도로 보관했다가 화분에 조금씩 부어준다.
쌀뜨물을 담은 냄비 안으로 기어드는 민달팽이는 시큼털털한 냄새와 맛을 안다는 뜻이다. 쉰내를 좋아하는 인간 이외에 또다른 술꾼인가 보다.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다니.. 이들한테도 콧구멍, 목구멍이 발달했나 보다.
쌀뜨물은 싱크대 수채구멍으로 쏟아붓는 것도 좋지만 생각을 달리하고 싶다. 쌀뜨물을 재활용해서 식물을 가꾸고, 해충인 민달팽이도 유인할 수 있다.
이처럼 나한테는 별것이 다 재활용품이 된다.
민달팽이는 그릇 밑바닥, 흙이 닿는 부위와 어둠 속에 숨는다. 큰 화분 속에 작은 화분을 올려놓으면 민달팽이는 작은 화분 밑바닥에 숨는다.
작은 화분을 위로 쳐들어서 내려다보면 이따금씩 발견한다.
이들의 습성을 더 연구해야겠다.
........ 나중에 보탠다.
2022. 5. 30. 월요일
첫댓글 최선생님!
오늘 아름5060 출석부 당번입니다.
자세하게 소개를 해주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복된 날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