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끊긴 기업 42% 넘어" 상호관세 불확실성에 속 타는 中企

[김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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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 끊긴 기업 42% 넘어" 상호관세 불확실성에 속 타는 中企

|| 도널드 트럼프, 상호관세 25% 8월 1일로 추가 유예
|| 협상 결과 기다리는 기업들
|| 중소기업 자금경색 심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관세 관련 서명 서한을 공개하고 있다. 2025.7.8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또 한번 연기됐다. 관세 부과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연장해야 할 계약이나 발주를 미뤄 피해를 본 중소기업은 42%를 넘어섰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정부의 고무줄 관세 정책 탓에 대응전략마저 세우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25%의 상호관세를 8월 1일로 유예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당초 오는 9일부터 상호관세가 한국산 제품에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실행 기한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한달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관세 부과 대상국가와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고 정부는 해석하고 있지만 협상이 늦어지며 중소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7.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장기 공급 계약 체결하는 중소기업은 관세 유예가 더 치명타
이번 상호관세 추가 유예로 개별 상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당장 판매가를 인상하거나 원가를 낮춰야 하는 부담을 피하게 됐지만, 장기간 공급 계약을 체결해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 현지 기업이나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실제 상호관세 부과 규모가 결정된 뒤에 계약을 맺으려 하기 때문이다. 발주가 중단된 중소기업은 부족한 자금력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협상 결과만 기다리는 중이다.

자동차 금형 수출기업 대표 A 씨는 "5월에 나왔어야 할 발주가 지금까지도 안 나오고 있다"며 "상호관세가 확정돼야 해당 비용을 견적에 넣을지 말지 가격 협상을 할 수 있는데 상황이 길어지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상호관세가 몇 %다'라고 딱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전략을 세우든지, 방법을 찾든지 할 텐데 불확실성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미국의 오락가락 상호관세 정책으로 현지 공장 설립이 좌초되면서 투자가 중단된 기업도 있다.

중소기업 B사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을 때, 중국기업과 손잡고 미국에 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으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서 계획은 중단됐고 결국 취소됐다"며 "상황이 안정되지 않아 대기업들도 투자를 보류하거나 미루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상호관세 협상을 두고 상황이 길어지면서 이처럼 자금 경색을 겪는 중소기업은 더욱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상호관세 부과 시 수출 중소기업의 81%가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당시 기업들은 △수출국 다변화 부담(46%) △관세 정보 파악(43.9%) △계약 지연 및 취소(42.4%) 등의 애로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중기부가 추가경정예산안으로 마련한 1000억 원 규모의 '통상리스크대응 긴급자금'(융자)은 이달 7일 기준 404억 원이 집행된 상태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정책본부장은 "정부가 정책자금으로 대출을 공급하더라도 결국은 기업이 매출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협상을 통해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원활한 발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모든 교역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57개국(56개국+유럽연합)에는 상호관세를 차등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기본 관세 10%는 4월 5일부터 발효해 유지되고 있으나 국가별로 최대 50%(보복 관세로 추후 125%로 높인 중국 제외)에 달하는 상호관세는 이달 8일까지 90일간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서한은 7월 말까지는 이전과 같이 10%의 관세만 부과하고 8월 1일부터는 유예했던 15%의 관세를 더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현원(시절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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