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신토불이 장만 들락날락하니..장삿군같아서 사는이야기 좀 적어 보았습니다.
저는 부천에서 15년 살다가 2003년 35살에 충북 충주에 내려와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 2007년이니..꽉찬 40에 아내와 딸 7살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
농사를 지으면서 약오르는 것은 투자된 비용이 나오는가? 하고 주판알 튕길때이다. 이 참깨만 해도 그렇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4킬로 팔았습니다. )
퇴비뿌려대..비료 뿌려대..하면, 비료 자재비가 적어도 2만원..비닐피복시켜...5천원... 씨값 그리고 심기....반나절...베기 쟁일...2사람...그리고 털기..반나절..
이거 다 털면 얼마나 나올까? 검은깨니까..진짜로 잘 나와서 팔면, 20만원 정도 될것이다.
그럼 내가 농사 투자비는 얼마일까? 비료, 비닐자재비 3-4만원 하고 인건비 4개...남자(6만)2명, 여자(4만원)2명로 치면, 인건비만 2만원 8만원이다.
즉 투자된것은 경운기 기름값빼고서라도 자재비가 4만원, 씨값 포함해서 1만원만 잡자..기름깞까지... 그러면 그러면, 자재비 5만원, 인건비 20만원이다. 참깨 수확할때...말복더위때에 수확한다. 태양빛아래서 일하노라면.... 계곡이고, 머고...아주 따스해 돌아가실지경이다. ㅎㅎㅎ
그래서 농사라는 것이 내 인건비 빼먹는다 하는것 같다.
고추 농사도 올해 첨으로 한 900평 지었다. (평년에는 한 100평정도) 딸때 일군 얻어서 딴다..8만원...그리고 온가족이 하루쟁일 매달려서 홍고추 작업해서 올렸다. 3명이서..그리고 또 건조기에 넣으면, 품삯이 장난아니다.
그래도 난 삼촌이 그냥 말려준다 하지만..미안스러워 어디 그게 되는가?
벼농사도 20마직이 임대 농사짓지만, 남는것은 차떼고 포떼면..역시 남은것은 300만원이다. 20마직이면 4000평인데... 그 크기가 250미터 가로에 세로가 100미터는 되어야 하는 넓은 땅에 남는게 300만원.. 서울 조금 잘나가는 사람들 한달 품값(?) 이다.
농사가 풍년이면, 농산물값은 완전히 바닥이고.. 농산물이 비싸다 싶으면, 내집에 팔아먹을 농산물은 하나도 없다.
나는 사과 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거기서 먹고 살것은 나오지만, 과수 농사 말고 다른 것으로 생계를 한다는 것은 제가 봐도 기적인것 같다. 고추 농사로 생계를 할려면, 적어도 20단은 지어야 할것이고, 논으로 생계를 할려면, 100 마직은 넘어야 할것이고...
콩농사는 ...글쎄..이건 말도 안될것 같고....(콩농사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꿈이다. 부업이다.)
암튼 전업농 하시는 분들 특히나 자녀 양육하시는 분들 어떻게 먹고 사시는지 궁금하다..
귀농한다는 분들이 있다.
귀농의 조건 하나가..가진것이 많아야 할것이다.
농사로 승부할려면, 막대한 계획과 투자와 비전이 필요할것이고.. 아님 농사는 취미농으로 그동안 벌어놓은 연금으로 생활고를 채워햐 할테니까..
임대농으로 돈 벌고, 생계를 꾸린다는 것은 자식 키우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기적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 할수 있을것 같다...
그러나 농삿꾼의 행복은 다른곳에 있다.
요즘 과수원 앞에 펼쳐진 평야위의 벼들을 본다. 하루가 다르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럴때에 논둑에 올라섰을때..메뚜기가 톡톡 튀고, 또 황금 바다물결속에 있으면, 밥 안먹도 배부르고 웬지 조물주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이 맛으로 농사를 짓는다.
이것이 바로 농삿군에게만 주어지는 행복이요 평안이다. 그러므로 나는 행복한 젊은 농삿군인셈이다.
새벽에 나가서 사과 밭 4천 5백평을 소독하고 이제야 밥을 먹었더니..머리가 띵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셔요 ^^
행복한 귀농자 권경문~~
|
|
첫댓글 하우스 정말 더운데 정말 고생 많으시네요
농꾼의 딸이었던 적 있어서 그런지 붉게익은 고추를 보니, 돌아가신 부모님생각에 가슴이 아리네요. 늘 건강하세요.
우리네 정서에 가까이 있는 식품중 하나가 고추나..사과나 벼 아닌가 싶습니다. 돈은 안 된다하지만...농사를 지으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은 참으로 많이 하고 삽니다. 감사합니다 ^^
님의 땀흘림이 그 무엇과 비교 되리요. 더우기.. 친환경 농사를 지으시는 값진 옹고집을 ... 건강에 유익한 먹거리를 제공하시는 님의 수고하심 덕분에, 먹는 이들이 더 건강해지고 더 많이 행복해질 것을 바래 봅니다.
에구 저렇게 하우스에서 말리는것을 태양초라구 하지유~저걸루 고추가루 맹글어 열무 김치 담궈 밥비벼 먹으면 꿀맛인디..사는곳이 뉴질랜드라 주문하고푼 마음뿐이구 꽃사에 살림꾼들이 많이 주문 하실것 같아유~글구 고추가루 남으면 고추장 되장 맬글어 팔으시면 농가 소득이 좀 높아 질텐데...수입농산물이 넘쳐 들어 와서 답답한 마음 멀리서도 느껴 지네요~
뉴질랜드 정말 가 보고 싶은 나라인데...제가 놀러갈때 한움큼 갖다가 드릴까요 ㅎㅎㅎ . 먼거리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감사합니다.
사과농사 지으며 벼농사에 고추농사까정 대단하십니다. 저도 한때는 꿀,벼,알밤 등등 보이는대로 하다가 다 접었습니다. 지금은 곶감과 민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