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13코스 걷기
○ 일시 : 2021.4.23 09:30~14:30
○ 구간 : 감포항→대진리→모포마을→구평항→ 장길리낚시공원 →하정1,2,3리→병포리→구룡포항
○ 거리 : 15km
○ 보행 : 2만1천보
해파랑길 걷기 13일차
해파랑길 13코스는 원래 양포에서 출발 해야 하나 전일 양포에서 영암2리 까지 6km정도 더 걸은 덕분에 영암2리에서 출발하여 구룔포항까지 걸은 코스다.
한번 손발을 맞추고 나니 시행 착오 없이 손발이 척척 맞는다.
금요일 귀가시간 부산으로 진입하는 교통량이 많은 점을 감안 전처럼 30분 당겨 09시30분 부터 걷기 시작이다.
09시 구룡포항 광명 낚시점앞 도착 하니 울산에 있는 친구도 때맞추어 도착을 했다.
한대는 구룡포항에 주차를 해 두고 나머지 한대의 차를 타고 전일 걷기를 종료한 지점인 영암2리로 이동을 했다.
출발전 흐린 날씨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탓에 우산를 가져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 하다가 일단은 가져가기로 하고 챙겼다.
걸어야 할 길이 머니 일단은 베낭의 조그만 무게도 부담으로 느껴지는 시간이 오기 때문에 가능한 짐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사소한 것에도 집착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영암2리에 주차를 하고 해변으로 이동을 해서 걷기를 시작 했는데 의외로 날씨도 춥지않고 바람도 세지는 않은데 파도의 세기는 근래 처음 보는 수준이다.
영암리에서 대진리 까지 이어진 긴 백사장에 부서지는 하이얀 파도 지난 여름 태풍의 영향인지 코로나 19로 정비를 포기한 것인지 방치된 수준으로 좀은 어수선한 해변 분위기다.
낮게 깔린 두터운 구름 파도가 들이치면 백사장 안쪽 깊숙히에 까지 밀려 들어온 물거품 그리고 뿌연 물안개 흐린 날씨라 안타까움이 있지만 안타까움도 잠시고 장관이다.
대진리에서 모포마을로 건너가는 개울이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은 항상 갈등을 유발한다. 하천이 끝나는 지점은 밀려온 모래로 좁은 폭의 물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건너자니 빠질 것 같고 돌아가자니 걸어야 할 길이 멀다.
고민하다 돌아 가기로 마음을 먹고 돌아가고 있는데 먼저 가던 두 친구 아슬아슬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겨우 물에 빠지지 않고 건너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용기를 내어 파도를 피하고 강물은 건너 뛰고 해서 겨우 빠지지 않고 건널 수 있었다.
그렇게 모포 마을을 지나니 마을 끝자락에 있는 모포항이 있는데 인적이 보이지 않고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갈메기가 보이기도 몇마리 한다.
모포항 끝 지점에서는 해안 절벽이라 그런지 길이 없고 나즈막한 야산으로 돌아 가는 코스다.
맡에서 보기엔 산이지만 위에 올라서니 산이 아니고 밭으로 마늘 땅콩 양파 대파 감자 옥수수 등등 봄볕에 자란 새순이 경이롭다.
그리 멀지 않은 길을 걸었을까 이정표가 가르키는 길은 다시 해안으로 내려 가라 가르킨다.
급경사의 절벽을 따라 내려 가는 길은 산죽과 잡초가 우거져 걷기에는 쉽지 않은 길로 해변으로 내려가도 역시 별도로 길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해변의 자갈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데 뜻밖의 재미다.
파도가 준 선물로 길지 않은 해변에 밀려온 미역이 엄청나다.
지역 구조상 누가 따로이 미역을 딴다 해도 가져 나가는 길이 없으니 그랬겠지만 잠시 지나가면서 욕심 내지않고 주운 미역이 제법 한봉지다.
해변으로 가는 길은 불과 300m 정도로 끝이 나고 내려온 만큼의 절벽길을 다시 올라가니 인근이 군 부대가 있고 해파랑길이라 이정표는 있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해파랑길의 관리 책임은 해당지역 시군구 관광과가 그 지역 해파랑길 관리에 책임을 가진 다고 했는데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렵게 어렵게 풀밭을 헤치고 겨우 길을 찾아 다시 해안선으로 내려오니 앞장을 선 친구의 바지이는 도둑놈 가시가 덕지덕지 붙었다.
시간을 보니 1시간은 넘게 걸은 모양이다.
잠깐 쉬어 가기로 하고 구평리 남쪽 해변 초입에서 자리를 잡고 잠시 베낭을 벗었다.
친구가 준비한 막걸리 두병중 한병을 풀고 울산 친구가 준비한 골뱅이 무침에 복분자주 한병 그리고 다른 친구는 이번이 마지막 떨이라며 쑥떡을 내 놓는다.
적당한 거리를 걸은 뒤라 간식으로는 딱이다.
입에 들어가니 아니스크림 처럼 살살녹는 쑥떡에 바나나 맛이 나는 막걸리 한잔은 감미롭고 복분자주는 달콤한 맛의 뒷끝은 채우는 것은 매콤 담백한 골뱅이 무침의 안주다.
구평리 해안의 파도는 과히 일품이다.
화산의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의 구멍이 생긴 현무암질 바위의 마모 상태를 보아하니 아주 오래전 부터 이곳은 싸나운 파도와 맞서 싸운 상처인 것으 보인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또 있을까 ?
쉼없이 밀려와서 부딛히고 부서지는 파도 바라보는 마음은 속이 후련해 진다.
그렇기 작은 어촌 마을 구평리를 지나고 우리가 도착한 곳이 장길리 낚시공원이다.
작은 어항 물위에 뛰워 놓은 돔 형의 해상콘도 그리고 낚시터로 이곳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감성돔과 학꽁치를 비롯한 어종이 풍부한 곳이란다.
해상 콘도가 있는 부두를 지나 돌출된 해변쪽으로 걸어 가니 해상 갯바위로 연결된 길이 200m 정도의 데크 연욱교가 설치되어 있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환상적이다.
古石浪舂平作礪(고석랑용평작려)
오랜 바위는 파도에 씻겨 평평한 숫돌이요,
壞舡苔沒臥成橋(괴강태몰와성교)
폐선은 이끼 덮혀 가로 누운 다리가 되었네.
江山萬景吟難狀(강산만경음난상)
강산의 온갖 경물 시로 형용하긴 어려우니
須倩丹靑畵筆描(수청단청화필묘)
화가 불러다 붓으로 그려야만 하겠네.
- 李 奎報 / 浦口小村 -
바람이 다소 세차고 파도가 거칠긴 했지만 욕심을 내어 끝까지 걸어가 사진도 찍고 주변을 돌아보며 조망도 하고 아마도 이곳이 해파랑길 걷기13코스 경치의 대미가 아닐까 생각 된다.
장길낚시 체험 마을을 지나 하정리 까지 가는 길은 주번의 수산물 가공 공장으로 인해 별도의 해안길이 없이 차도를 따라 걷는 길로 약간은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이제 하정리 해안길이다.
하정리는 조용한 어촌 마을로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하정1,2,3리로 연결된 부락이다.
해안 곳곳이 그림이 아닌 곳이 없고 세찬 바람만큼 파도돞거세고 밀려와 부서지는 물거품과 물안개는 과히 일품이다.
그렇게 걸어 가다 하정리가 끝나가는 지점 하파랑길 걷기 중 처음 만나는 오징어를 말리는 덕장으로 더 넓은 공간에 빽빽히 들어선 오징어 또 다른 진풍경이다.
수만 마리쯤 되어 보이는 오징어를 꼬챙이에 끼워 말리고 있었는데 때 마침 카메라가 동원되어 있고 드론도 뛰울 준비를 하고 있기에 뭣하는 거냐고 물어 보니 수산업 소개 영상을 퇄영하고 있는 중이란다.
그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때로는 거센 바함을 마주하며 정면으로 저항을 하기도 하며 걷기를 계속하여 병포리에 도착 했다.
이곳은 디자인이 특이한 구조의 풀빌라가 눈길을 끄는 곳으로 첫눈에 참 멋있다. 잘 지어졌다 생각을 했는데 아직은 공사가 다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목적지 까지 남은 거리 대략 4km 남은 간식과 막걸리 한병이 있는데 목적지 까지 지고 갈 수거 없으니 병포리의 자그만 정자에서 잠깐 쉬어갈겸 자리를 잡았다.
그 정자가 있는 곳이 나중에 알았지만 살모사 바위인데 우린 그것도 모르고 쉬었다.
병포리 역시 작은 어촌 마을에 조그만 백사장이 있는 곳으로 구룡포와 인접한 마을 이지만 인적은 뜸한 편이다.
다시 걷기를 계속하여 드디어 in구룡포다
초입에는 울산 현대중공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조그만 조선 수리 업체가 있고 쿵쾅 거리는 망치소리며 그라인드 소리는 쉼없이 이어진다.
거대한 수산 냉동 창고도 보이고 대기 중인 배들로 부두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
곳곳애 과메를 광고판이 븥어 있고 부둣가 거리마다 넘쳐나는 것이 대게 집이라 대게를 찌는 찜솥에서 품어 내는 김이 호객을 대신한다.
아침에 30분 일찍 출발한데다 전일 줄여 놓은 6km가 효력을 발휘한 덕분에 예정 시간 보다 일찍 구룡포에 도착을 하였으니 시간이 여유가 있다고 부듀 근처에 있는 구룡포 시장을 구경하고 가잔다.
구룡포 시장 가운대 들어서니 이쪽 저쪽 사방이 가물 가물할 정도로 상상외로 구룡포 재래시장 규모가 엄청나다.
대게부터 생선 횟감, 건어물 등등 없는 것이 없다.
이리저리 둘러 보고 나오는 길에 예정에 없이 국수라도 한 그릇 하고 가잔다.
주변을 살펴 보지만 마땅한 곳 없어 나가려는데 마침 눈에 띈 것이 시장통의 허름한 모리국수 집이다.
모리국수가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먹어보자고 해서 시켰는데 모리국수를 끓여 나온 그릇이 양동이 수준이다.
이것 저것 잡고기에 콩나물 그리고 국수가 들어 갔는데 맛은 이미 입에 익은 맛으로 살짝 김치 밥국 맛이다.
얼큰한 맛에 취해 결국은 양동이 반이나 되는 양을 모두 비우고 말았다.
모리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시간이 2시 30분 우리는 부두 끝자락 일본인 가옥 거리 앞에 있는 해파랑길 14코스 시작점에서 마지막으로 스템프를 찍고 해파랑길 걷기 13코스 일정을 모두 머무리 했다
○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먹는다고 모디국수로 불리다가 모리국수로 정착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포항 사투리로 나도 모린다고 한 것이 모리국수가 됐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