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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유수(飮酒濡首)
술을 마심에 머리를 적신다
飮 : 마실 음(飠/4)
酒 : 술 주(酉/3)
濡 : 젖을 유(氵/14)
首 : 머리 수(首/0)
절제, 절제해도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술이다. 주역 64괘의 가장 마지막에 놓인 괘가 미제(未濟)라는 괘이다. 기제(旣濟)는 일을 다 마친 괘이고 미제는 아직 일을 다 마치지 못한 괘이다.
상식적으로 일을 다 마쳤다는 의미를 지닌 괘가 가장 마지막에 놓여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일을 다 마치지 못했다는 의미를 지닌 미제괘를 가장 마지막에 두었다. 끝남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뜻에서 그리 했다고 한다.
주역의 마지막 괘의 마지막 효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일을 다 끝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술을 마시는 것은 허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자신감에 도취되어 술독에 머리를 빠뜨리면 올바름을 잃어버릴 것이다." 그러면서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근대 주역의 대가로 알려진 야산(也山) 선생은 주(酒)를 파자하여 왼편의 '氵'은 유불선 동양의 도(道)이고 오른 편의 유(酉)는 그릇 즉 서양의 이기(利器)로 보아 술에는 음양이치로 동서의 도(道)와 기(器)가 담겨있음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후천에 동양의 정신문명과 서양의 물질과학문명을 어떻게 조화롭게 조절할 것인가의 문제가 사람이 술을 절제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이 조절을 잘 못하고 한 편에 푹 빠져 도취감에 이성을 잃어버리면 세상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술은 개인에게나 세계에게나 어려운 화두이다.
▣ 절주(節酒, sobrietas)
1. 덕으로서의 절주는 선(善)과 어려움의 근거를 그 대상으로 갖는다. 그리고 절주는 적당한 양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려울 때 그것을 조절하는 것을 훈련한다. 즉 취하게 만드는 술을 통해서 그것을 적당히 마시게 되면 대단히 즐겁지만 그렇지 못할때에는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알게한다. 따라서 절주는 무엇보다도 마시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마시게 됨으로써 나타나는 헛된 망상은 정신을 혼란케 한다.
2. 취하게 만드는 음료는 헛된 망상으로서 뇌세포를 파괴시키기 때문에 이성의 선에 대해 특수한 장애를 가져다 준다. 따라서 그러한 장애를 방지하게 하는 절주는 특수덕이다.
3. 술을 그 자체로 볼 때는 정당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술은 사람이 그것을 마실 때, 혹은 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가끔 정당하지 못할 때도 있으며, 또한 어떤 서원에 제약을 받는 사람에게는 불법이 되기도 하며, 혹은 양을 초과하거나 스캔들을 일으키는 경우에도 불법이 될수 있다.
4. 그리고 술이 가져다 주는 위험의 기준과 각 사람의 조건을 볼 때, 특별히 젊은이들의 최대한의 절주가 요구된다. 그리고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너무나 약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도 절주가 요구된다. 왜냐하면 술은 그들의 사고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고위 성직자들도 그들이 맡은 직무가 중대하기 때문에 절주가 요구된다.
▣ 술과 건강
술도 담배와 마찬가지로 중독성이 있고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음주는 심혈관계에 작용하여 고혈압 등을 유발하고, 간은 지방간에서 시작하여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변증을 일으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과 감염질환을 유발하며, 술과 같이 먹는 기름진 안주는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일으킨다. 또한 교통사고, 자살, 폭력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술은 담배와는 약간 다른 면이 있다. 술은 담배보다 순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술의 순기능은 두 가지 정도 들 수 있다. 첫째는 가벼운 술은 긴장을 풀어주고 기분을 좋게 하여 소통에 도움이 된다. 둘째는 현실적으로 조직사회에서 회식 등에서 어울려 술을 마시면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는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음주의 유형을 적정 음주와 위험 음주로 나누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남자는 하루에 알코올 40g(약 소주 3잔) 미만, 여자는 하루 20g(약 소주 1.5잔) 미만 마시는 것을 적정 음주 또는 저위험 음주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1 표준잔을 소주 한 잔으로 본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술을 양을 계산하면 355ml 짜리 맥주 1캔은 1.4잔, 소주 1병은 6.7잔, 막걸리 1병은 5잔, 와인은 잔의 크기에 따라 1~2잔에 해당한다.
과음은 하루 적정음주량을 넘어서는 음주를 말하다. 폭음은 한 번에 취할 정도로 술을 몰아서 마시는 것으로 소위 필름이 끊어지는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사람마다 체내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 등이 달라 과음과 폭음의 주량은 달라질 수 있어 표준 적정 음주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하지만 술과 관련하여서는 금주(禁酒)보다 절주(節酒)를 추천하기도 한다. 특히 와인 한두 잔은 와인에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항산화물질에 있어 적절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절주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였겠지만 술이 어느 정도 취하면 술이 술을 부르게 되어 과음과 폭음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알코올 중독(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수 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지면 혼자서는 거의 극복할 수 없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 정신보건센터나 알코올상담센터 등이 설립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담배와 마찬가지로 절주보다는 금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은 금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술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술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동기를 만들고 이를 주변에 알릴 필요가 있으며, 음주를 권하는 환경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니엘 슈라이버는 '어느 애주가의 고백'에서 "음주가에게 술과 관련된 모든 것은 피해자이자 인정받지 못한 자의 이야기이며, 자신의 우월함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 자의 분노와 무력감의 이야기이다. 알고 보면 자기 연민에 지나지 않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였다.
금연과 마찬가지로 절주나 금주는 의지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가 하는 정체성이 절주나 금주의 성공 요건이다.
▣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며
한때 술꾼들 사이에 계영배(戒盈杯)가 화제를 모았다. 술집에서 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선물로 오가기도 하는 등 인기만점이었다. 술을 즐기던 어떤 이는 평생 계영배를 옆에 두고 살겠다고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마음 속으로나마 그 의미를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들은 흐지부지 끝났지만, 계영배가 주는 가르침만은 여전히 뇌리에 남는다.
계영배는 곧 '가득 참을 경계하는 술잔'이다. 과음을 막으려고 잔에 술이 7부 이상 차오르면, 술이 모두 새어나가도록 만들었다.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한다. 결국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며 살라는 선조들의 교훈을 담았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도리어 모든 걸 잃게 된다는 뜻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말한다.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지 않는가.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 불러
고(故) 최인호 작가가 대하소설 '상도(商道)'를 내놓으면서 계영배는 세간에 이름을 올렸다. 실존 인물이었던 조선 후기의 거상(巨商) 임상옥(1779~1855)의 얘기다. 그는 잔에 7할이 넘는 술을 따르면, 밑구멍으로 술이 빠져나가는 계영배를 늘 곁에 뒀다.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뜻과 함께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를 부른다는 교훈을 담고 있어서다.
임상옥은 항상 계영배를 보며 과욕을 경계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넓은 안목과 뛰어난 사업 역량을 보였던 그는 큰 재산을 모았다. 아울러 축적한 대부분의 부(富)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도덕적으로도 당대 최고의 상인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계영배 말고도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가 있으니,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이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비유적 표현이다. 물은 흘러야 한다. 고이면 썩는다. 따라서 필요 이상의 재물을 움켜쥐고 있으면 그 재물은 악취를 풍기기 마련이다. 재물을 소유한 이도 썩게 만든다.
모름지기 꼭 필요로 하는 재물 이상은 흐르게 해야 한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재물은 춥고 배고픈 이웃들에게 가야 한다. 그리고 저울은 속일 수 없다. 저울처럼 사람은 신의로써 대해야 마땅하다. 재물을 독점하면 그로 인해 망하고, 바르지 못하면 언젠가 파멸을 맞는다.
현실에 만족하는 삶 필요
사람들은 권력과 재물을 챙기고 나서도 더 가지려고 안달하기 일쑤다. 현실에 만족할 줄 모르고 자만심이 커져 교만해진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며 자기 인격마저 잃게 된다. 결국 패가망신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권력이든 재물이든 많을수록 주위에 나눠주는 미덕이 필요하다. 선업(善業)을 쌓으면 3대가 복을 받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더 움켜쥐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낙마(落馬)해 비참한 말로를 겪는다.
일부 기업과 정치권 등에선 '계영'을 넘어 세상을 좌지우지하려고 애를 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곤 한다. 각종 편법과 불법으로 부를 키우고 권력을 잡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과도한 욕망에 사로잡혀 지내는 이들의 운명은 뻔하다. 길이 아닌 곳으로 가다간 덫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인생은 선택과 절제의 연속이다. 불교에선 탐욕·노여움·어리석음의 삼독(三毒)을 치유하지 못하면, 끝없는 나락에 빠진다고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가진 것에 감사하는 일이 이다지도 어려운가. '행복은 만족에 있다'는 격언이 무색하다.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물질주의와 양극화 현상도 지금·여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경주 최부자'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자금으로 재산을 탕진했어도, 부를 의롭게 써서 존경을 받았다.
계영배가 주는 가르침
누구나 살아가면서 성공을 경험하기도 하고, 실패의 쓴 잔을 맛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거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따라야 한다. 일마다 정성을 거듭하며 늘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던 임상옥은 욕심을 채우려 들지 않고 오히려 비우며 산 인물이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면 망하거나 지속될 수 없음을 깨달아, 거대한 부를 사회에 헌납하기도 했다. '재산은 유한하지만 정신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증명한 선각자다.
새해를 맞아 계영배가 주는 가르침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뜬 구름 같은 욕망에 빠져 살지 않기를 바란다. 어차피 되풀이되는 일상을 겪으며 짧은 세월을 아쉬워하는 게 인생인지 모른다. 이런 자연의 순환 속에서 허황된 욕심은 정말 버려야 할 그 무엇이다. 훌훌 털어버리자.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정녕 아름답다고 하지 않은가.
▶️ 飮(마실 음)은 ❶형성문자로 飲(음)은 통자(通字), 饮(음)은 간자(簡字), 㱃(음), 淾(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欠(흠;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모양, 음)이 합(合)하여 마시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飮자는 '마시다'나 '음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飮자는 食(밥 식)자와 欠(하품 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欠자는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飮자는 식기에 담긴 것을 먹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飮자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갑골문에서는 술병을 그린 酉(닭 유)자 앞에 혓바닥을 내밀은 사람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술병에 담긴 술을 마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飮자의 본래 의미는 '술을 마시다'였다. 그러나 후에 酉자가 食자로 바뀌면서 단순한 의미에서의 '마시다'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飮(음)은 ①마시다 ②호흡하다 ③마시게 하다 ④먹이다, 먹게 하다 ⑤머금다, 품다 ⑥숨기다 ⑦음식, 음식물의 총칭(總稱) ⑧음료(飮料), 마실 것 ⑨술자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실 흡(吸)이다. 용례로는 술 마시는 데 쓰는 기구를 음구(飮具), 약을 마심을 음약(飮藥), 독약을 먹음을 음독(飮毒), 물이나 술 등 마시는 것의 총칭을 음료(飮料), 제사를 마치고 제관이 제사에 쓴 술이나 다른 제물을 먹음을 음복(飮福), 더위를 먹음을 음서(飮暑), 마심이나 먹음을 음용(飮用), 흑흑 느끼어 욺을 음읍(飮泣), 저자의 이름을 나타내지 않은 글을 음장(飮章), 술을 마시고 받는 화를 음화(飮禍), 술을 마시며 즐거워함을 음락(飮樂), 마시는 분량을 음량(飮量), 말에게 물을 먹임을 음마(飮馬),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을 음식(飮食),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을 음호(飮豪),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때에 먼저 돈을 물 속에 던져서 물 값을 갚는다는 뜻으로 결백한 행실을 이르는 말을 음마투전(飮馬投錢),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먹고 마시고 할 뿐인 사람 또는 음식만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식지인(飮食之人), 물이 많이 있더라도 마시는 분량은 실상 배를 채우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이 제 분수의 넉넉함을 알아야 한다는 비유의 말을 음하만복(飮河滿腹), 재를 마셔 위 속의 더러운 것들을 씻어낸다는 뜻으로 악한 마음을 고쳐서 선으로 돌아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음회세위(飮灰洗胃) 등에 쓰인다.
▶️ 酒(술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水(수; 액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酒자는 '술'이나 '술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酒자는 水(물 수)자와 酉(닭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酉자는 술을 담는 술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술병을 그린 酉자에 水자가 더해져 있으니 酒자는 '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고대에는 酒자와 酉자의 구별이 없었다. 酉자도 '술'이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酉자가 십이지(十二支)의 열째 글자인 '닭'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酒자가 '술'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酒(주)는 어떤 명 아래에 쓰이어 술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②잔치, 주연(酒宴) ③술자리, 주연(酒筵) ④무술(제사 때 술 대신에 쓰는 맑은 찬물) ⑤술을 마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간단한 잔치를 주연(酒宴),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이나 밥 따위를 팔고 또 나그네도 치는 집을 주막(酒幕),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을 주배(酒杯), 술 친구를 주붕(酒朋),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를 주석(酒席), 술을 파는 집을 주가(酒家), 술집을 주점(酒店), 주포(酒舖), 주옥(酒屋), 주청(酒廳),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술에 취하여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막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주정(酒酊), 술을 마시는 분량을 주량(酒量), 술을 잘 마시는 사람으로 주량이 아주 큰 사람을 주호(酒豪),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아침에 마시는 술을 묘주(卯酒),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를 모주(母酒),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끊음을 단주(斷酒), 술을 못 먹게 금함 또는 먹던 술을 끊고 먹지 않음을 금주(禁酒), 빛과 맛이 좋은 술을 미주(美酒), 별다른 방법으로 빚은 술 또는 이별할 때 마시는 술을 별주(別酒),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을 박주(薄酒),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술을 우려 마심 또는 그 술을 엽주(獵酒),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고기나 나물 따위를 안주(按酒), 술을 썩 좋아함을 애주(愛酒),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이 따로 있다는 뜻으로 주량은 체구의 대소에 관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주유별장(酒有別腸),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술 마시는 용과 시 짓는 범이라는 뜻으로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룡시호(酒龍詩虎),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을 주입설출(酒入舌出),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말을 돈제일주(豚蹄一酒) 등에 쓰인다.
▶️ 濡(적실 유, 편안할 여, 유약할 연, 삶을 이, 머리 감을 난)는 형성문자로 渜(목욕물 난), 渪(적실 유)는 동지(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需(수, 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濡(유, 여, 연, 이, 난)는 ①(물에)적시다,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②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③윤(潤)이 나다, 윤기(潤氣)가 있다 ④부드럽다, 온화하다(穩和--) ⑤더디다, 지체하다(遲滯--) ⑥견디다 ⑦습기(濕氣) ⑧은혜(恩惠), 은택(恩澤) ⑨윤(潤), 윤기(潤氣) ⑩오줌, 소변(小便) ⑪물의 이름, 그리고 ⓐ편안하다(便安--)(여) 그리고 ㉠유약하다(柔弱--)(연) ㉡연약하다(軟弱--)(연) 그리고 ㊀삶다, 익다(이) ㊁끓이다(이) 그리고 ㉮머리 감다(난) ㉯목욕물(沐浴-)(난) ㉰목욕(沐浴)하고 남은 더운 물(난) ㉱강(江)의 이름(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미적미적하여 지체함을 유지(濡遲), 젖어서 물이 듦을 유염(濡染), 적셔서 빪을 유윤(濡潤), 막히고 걸림을 유체(濡滯), 눈물에 젖은 옷소매를 유몌(濡袂), 물에 젖음을 주유(澍濡), 비나 이슬에 젖은 뽕잎을 유상(濡桑), 노천에 안치한 부처를 유불(濡佛), 돼지에 기생하는 이를 유수(濡需), 입술로 마른 것을 적셔 준다는 뜻으로 백성에게 은택을 베풀어 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문유(吻濡), 고기를 잡으려는 사람은 물에 젖는다는 뜻으로 이익을 얻으려고 다투는 사람은 언제나 고생을 면치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쟁어자유(爭魚者濡), 치마를 걷고 발을 적신다는 뜻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을 건상유족(蹇裳濡足) 등에 쓰인다.
▶️ 首(머리 수)는 ❶상형문자로 얼굴, 머리, 목 등 사람의 머리 앞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옛 자형(字形)은 머리털과 눈을 강조하였다. 머리는 몸의 맨 위에 있어 '우두머리, 처음'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首자는 '머리'나 '우두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首자는 사람의 머리를 뜻하는 글자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실은 동물의 머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首자를 보면 입이 길쭉한 동물의 머리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큰 눈과 뿔을 표현하고 있어서 마치 사슴의 머리를 그린 것과도 같았다. 이처럼 首자는 동물의 머리를 그린 것이지만 실제 쓰임에서는 사람의 '머리'나 '우두머리'를 뜻한다. 그래서 首(수)는 (1)시(時)나 노래를 세는 단위(單位) (2)동물(動物)의 개수(個數)를 세는 단위(單位) 등의 뜻으로 ①머리, 머리털 ②우두머리, 주장(主將) ③임금, 군주(君主) ④첫째, 으뜸 ⑤칼자루 ⑥요처(要處) ⑦끈, 줄 ⑧마리(짐승을 세는 단위) ⑨편(篇: 시문의 편수를 나타내는 말) ⑩시작하다, 비롯하다 ⑪근거하다, 근거(根據)를 두다 ⑫복종하다, 항복하다 ⑬자백하다, 자수하다 ⑭나타내다, 드러내다 ⑮향하다 ⑯절하다, (머리를)숙이다 ⑰곧다, 바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두(頭), 괴수 괴(魁)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한 나라의 정부가 있는 도시를 수도(首都), 맨 윗자리를 수석(首席), 그러하다고 고개를 끄덕임을 수긍(首肯), 내각의 우두머리를 수상(首相), 등급이나 직위 등의 첫째나 우두머리 자리를 수위(首位), 반열 가운데의 수위로 행정부의 우두머리를 수반(首班), 위에 서서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나 통솔하는 사람을 수장(首長), 한 단체나 기관 등 어떤 조직 가운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 또는 그러한 자리에 있는 사람을 수뇌(首腦), 한 당파나 모임의 우두머리를 수령(首領), 사물의 머리와 꼬리를 수미(首尾), 해의 처음을 수세(首歲), 구멍에 머리만 내밀고 엿보는 쥐라는 뜻으로 진퇴나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의 비유한 말을 수서(首鼠), 목을 자름을 참수(斬首), 한 당의 우두머리를 당수(黨首), 국가의 최고 통치권을 가진 사람 곧 임금 또는 대통령을 원수(元首), 배의 머리를 선수(船首), 날이 썩 날카롭고 짧은 칼을 비수(匕首), 한자 자전에서 글자를 찾는 길잡이가 되는 글자의 한 부분을 부수(部首), 그러하다고 고개를 끄덕임을 긍수(肯首), 죄인의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다는 처형을 효수(梟首), 사형수의 목을 옭아매어 죽이는 것을 교수(絞首), 학의 목으로 목을 길게 빼고 간절히 기다림을 비유하는 말을 학수(鶴首), 관을 쓰지 않은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일반 백성을 이르는 말을 검수(黔首), 여우는 죽을 때에 자기가 본디 살던 산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 또는 고향을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구수(丘首), 머리와 꼬리가 서로 응한다는 뜻으로 뜻이 잘 맞아 일이 잘 되어감을 이르는 말을 수미상응(首尾相應),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라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 또는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수구초심(首丘初心), 구멍 속에서 목을 내민 쥐가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는 뜻으로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 또는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서양단(首鼠兩端),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일을 해 나간다는 말을 수미일관(首尾一貫),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말을 수족이처(首足異處), 비둘기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듯이 여럿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함 또는 그런 회의를 구수회의(鳩首會議),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학수고대(鶴首苦待),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제가 살던 굴 있는 언덕으로 머리를 돌린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 또는 고향을 그리워함을 이르는 말을 호사수구(狐死首丘)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