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이 채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가 초접전 상황에서 막판 승기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최근 몇몇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지지율 추월을 허용했으며 노조, 흑인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해리스 후보는 이들의 인기가 높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측 역시 공화당 주류, 중도층 유권자 등의 선호가 높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와의 공동 유세를 추진하고 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과의 유세를 통해 마지막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리스는 오바마 부부 vs 트럼프는 헤일리에 “SOS”
해리스 후보는 24일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26일에는 자동차 노조가 밀집한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에서 미셸 여사와 첫 공동 유세를 갖기로 했다.
미셸 여사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격돌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무엇이든 하라(Do something)”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남성 유권자로부터 2016년, 2020년 대선 만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의 공동 유세 또한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60세 생일을 맞은 해리스 후보는 조지아주 존즈버러의 흑인 교회에 나타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명 가수 스티비 원더가 등장해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CNN, 또 다른 정치매체 불워크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트럼프와 헤일리 전 대사가 이달 말 보수 매체 폭스뉴스가 개최할 예정인 타운홀 유세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성, 고학력 백인 유권자의 지지가 낮은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헤일리 전 대사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 외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19,20일 양일간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를 누비며 트럼프 후보 지지르 호소했다.
두 후보는 해리스 후보의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을 놓고도 충돌했다.
트럼프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주문도 받았다. 그는 “해리스는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학창 시절 맥도널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고 밝혀 왔다. 이런 해리스 후보가 자신을 ‘금수저 후보’로 비판하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친(親)서민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가 하루 전 자신을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고 비판한 것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정·부통령직을 격하하는 트럼프 후보가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으며 대선에서도 패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주요 경합주가 모두 도농 격차가 큰 곳이라 두 후보 중 어느 쪽에 유리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18일 진단했다.
특히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은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공화당은 백인 노동자가 많은 이리, 스크랜턴, 윌크스배러 등에서 많은 표를 얻어야 승기를 잡을 것으로 봤다.
20일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의 자체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52%로 해리스 후보(42%)를 크게 앞섰다.
더힐은 트럼프가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를 제친 것이 올 8월 말 이후 처음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