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고백했습니다 란 글을 두개 올렸던 전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에 여러분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을 입어 아직까지 무사히 그녀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저번주 금요일인가요? 수업 전에
거금 5만원이 있던 지갑을 뿌듯한 눈망울로 한껏 지켜봐주며 시작했던 수업
마지막 수업이라 오늘은 여기까지 란 교수님의 꾀꼬리같은 음성이 귓가에
스쳐오자 자리를 박차고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교실을 뛰쳐나가 선배 동기들이
있는 작은 바에 가 술을 한잔 했죠 어이쿠 지갑이 없네요 분명 교실인 거
같습니다 이 놈이 아무리 제가 요즘 관심을 다른 새 지갑에 주었기로서니
제 주머니에서 교실 바닥으로 자살기도 투신이라뇨. 알딸딸함도 잊은 체,
앙칼진 그놈에게 온갖 원망섞인 생각을 다 퍼부으며 쪼르르 달려갔죠 어디에도
그의 흔적은 없었어요. 실밥하나 남길 만한데 어느 친절한 분의 입양해가면서
사건현장 처리까지 말끔히 해주셨더군요 CSI인가~^^
답답한 마음에 다시 친구들께 돌아가 2차로 소금구이 집에 갔습니다 냅다 제
빈 속에 고기를 들이부었죠. 더이상 네 몸띵이 못 견디겠다는 무릎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한 속 편하고자 고기를 들이부었죠^^ 술이 거나하게
들어간 뒤 그녀가 떠올랐습니다 예전 남친과 다시 사귄다고. 오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좋은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은 틀린 것 아니냐며 제 연애사에 한
획을 그어준 그녀 애니타임의 톡 쏘는 맛보다도 내겐 더 강렬한 그녀
물론 지금은 제 감정을 숨긴 체 오빠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없이
연락이 가능합니다 지갑을 잊어버렸다며 동정심을 유발시켰죠. 마치 자기
일인 양 걱정을 해줍니다. 왜 그렇게 덤벙댔냐며, 저한테 구박아닌 구박도
합니다 깨무어 주고 싶었습니다 마시마로의 볼따꾸보다 더 제겐 귀여운 사람
으이그~ 오빠. 밥 먹었어요? 지금 어디에요? 밥 안 먹었으면 내가 사줄께요
그녀는 알까요? 그녀는 단지 아는 오빠에게 친절한 마음씨로 걱정을 해주는
것이지만. 나에겐 그 상냥하고 따듯한 말 한마디가 내 심장을 두드린다는 거
..바보 멍충이 멍게같은 그녀
결국 그 날 지갑을 잊어버린 기운에 의해서가 아니라 보고싶고 힘들어 3차는
횟집. 4차는 홍대 바에서 양주를 마셔버렸습니다. 홍대도 물 좋기로 유명한데
머 이렇게 인물이 없는지. 후배(그녀)만한 사람 없더군요 아주 객관적으로요^^
토요일 12시에 점심 약속이 되어있던 건 어떻게 용케 기억을 했는지. 7시에
바에서 나오는 제 모습, 옆에서 팔짱 껴 부축해주는 후배의 웃는 얼굴에
떡하니 있는 눈동자에 비춰진 제 모습에 흠칫 놀라 넌 누구냐! 고 할 뻔
했습니다 딸깍 주부터 시작해서 용케도 버텼네요 집에 오는 길에 돈이 한 푼도
없는 거지부랭이란 것을 망각한 체 강남에 와선 집에가는 버스 3대를 작별인사
한 뒤에서야 행동 개시했습니다 앵벌이란거... 머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부턴
얼굴 철판깔면 거 어렵지 않더군요 첫번 째 참한 샥시, 단번에 실패 좀 꾀제제
했나 봅니다 흥~! 두번 째,아주머니 무조건 카드밖에 없다는군요 됐거든요~^^
세번 째. 이것도 아무리 세번째라지만 얼굴이 화끈거리고. 새 야구 동영상을
받은 뒤 개봉하기 전에 떨림처럼 심장이 닥콩닥콩 거리더라구요 세번 째. 아저씨
성공! 저기~제가 집에 갈 차비가 없어서 그러는데... 얼마 필요한데요?
아~네 2000원 이요.. 제가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바로 갚아 드리겠습니다..
아뇨 그냥 다음에 불쌍한 사람 도와주세요 여기요..
일순간 불쌍한 사람 되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씨에씨에 아리가또 쌩큐 베리감사
연방 인사를 제껴 드리며 무사히 집에 귀가. 도착하니 대략 9시 무조건 누웠죠
근사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다크 서클에 괴물같은 모습을 해갔고 식사중
되새김질을 해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땡! 알람에 정신이 뜨여 옷 차려입고
드리아브라도 할량 차몰고 그녀의 집 앞으로 갔죠. 집 앞 사거리. 좌회전을 해야
그녀의 눈부신 자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분홍색 우산에 분홍 자켓 청바지
평범한 조합이지만. 제겐 황금비율의 조합이였죠 누추한 차 안에 태우고
맛있는 식사를 하러 잘 가는 레스토랑에 갔죠 무수한 이야기 꽃.
누구에게도 이렇게 쫑알쫑알 이야기 꽃을 만발하게 피워본 적이 없는데.
그녀 앞에서는 박명수의 제 8의 전성기보다 더했음 더햇지, 여튼 술술
개그맨 못지 않는 제치와 유머가 흘러나왔습니다 화기 애애한 식사
옆 좌석에 아기들을 데리고 식사하러 오신 어머니분들이 계셨죠 개인적으로
볼따구에 삶은 계란 두개 들은 듯한 아기들을 너무 사랑하는지라 물끄럼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나를 물끄럼히 쳐다보는 눈빛이 느껴지더군요
물론 그녀가 제 제의를 거절했지만. 지금도 저를 굉장히 좋게 봐주고 있습니다
저도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제법 좋게 생각하고 있죠 .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것 자체가 코로라를 눈으로 마시는 것처럼 배부는 일이죠. 결혼 이야기가 나왔
습니다 그러더군요 오빠 나중에 청첩장 나오면 저 꼭 주세요.. ㅋㅋ 혹시
신부 이름에 제 이름 써있고 그러는 거 아니예요?
그럴꺼야 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미소로 대신했습니다
절대 부담을 주긴 싫거든요 이렇게 옆에라도 못 있으면 안되잖아요
내일 워드 시험이 있다는 그녀. 영화 보고 싶지만, 다음에 보자는 그녀
그녀의 한마디는 판관 포청천의 어명과 같은 마력이 있죠
아쉬운 발걸음으로 차에 몸을 싣고 집으로 컴백홈
집에 잘 들어갔냐며 잘 할수 있을거란 격려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조금있다 답이 오더라구요 내용인 즉
오빠가 운전하는 모습도 참 멋있었지만. 문자 내용도 참 멋있네요 힘내서 잘 할께요
멋있네요....멋있네요....멋.... 어떡해하라는 거니...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도
안되는데...너가 자꾸 오해하게 만들래? 기다리면? 기다리면?
바보같은 혼잣말 동수랑 잠시 나눴습니다
제겐 이게 바로 희망고문이더군요^^ 자꾸만 상상의 여지를 주는 그녀
당분간 에프소드는 계속 될듯 합니다 제 마음이 접히지 않는 한.
이 괴로움도 어찌보면 행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겠지요 슬퍼하지 않을랍니다
오히려 행복해야지요. 그녀를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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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가심팍이 떙기네요...어찌 이리도 공감이 가는지. 그래도 그만큼 마음을 줄수있는사람이 곁에 있다는건 부럽네요. 부디 희망을 잃지 마시길.
어찌 내예기같은...ㅠ
ㅜㅡ 님.. 넘 슬퍼영...ㅜㅡ
ㅠㅠ 전의 글 못봐서 다 봤습니다..꼭 올겁니다~
님이 힘드셔도 그녀를 보는 시간만큼은 행복하시다면 그걸 멈추실 순 없겠죠..그녀가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적어도 나중에 후회는 안하시겠네요.다만.스스로 보험용일수 있다는걸 인정하시게 되면 어느날 갑자기 만나기 싫어지는 순간이 오실겁니다..(그전에 그녀의 맘이 바뀔수도 있겠고..그걸 바라는게 희망고문이겠죠)
글이 슬프기도 하지만 참 재밌게(?)쓰시네요.. 탐구생활을 소설로 읽는 기분이었습니다..ㅡㅡ;;
바보 멍충이 멍게같은 그녀 대목에서 ㅜ.ㅜ
그녀가 웃잖아 - 김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