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의혹’ 폭로 강혜경, 국감서 제출, 여권 인사 23명, 야권도 4명 포함
나경원-안철수 “여론조사 의뢰 안해” 강혜경측 “더 있다” 추가 폭로 예고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폭로한 강혜경 씨가 제출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강 씨는 21일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명 씨와 여론조사를 진행했던 여야 정치인 27명의 이름을 제출했다.
강 씨 측은 “제출한 명단 외에도 (관련 정치인이) 더 있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해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강 씨는 다음 달 1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명태균과 여론조사 진행한 리스트” 주장
강 씨가 주장하는 ‘명태균 리스트’ 27명 중 23명은 여권 인사였다. 윤 대통령 외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 현직 지자체장을 비롯해 나경원 안철수 등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포함돼 있다.
강 씨 측은 해당 명단이 명 씨와 한 번이라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던 인물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 씨의 법률대리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22일 “김진태 지사와 박완수 지사, 김영선 전 의원 등은 명 씨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여론 작업’을 했던 사례로 보인다”며 “나머지 분들은 여론조사를 의뢰해 뭔가 진행하려다 실패하거나, 하다가 말았거나, 안 했거나 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거론된 정치인 상당수는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나 의원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 나는 명 씨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명 씨의 주장에 의하면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당 대표 경선에서 명 씨에 의해 피해를 입은 후보일 뿐”이라고 했다.
명 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를,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이준석 당 대표 후보 측을 도왔다고 주장해 온 사실을 강조한 것.
안 의원도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서 도움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명단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여론조사 의뢰자가 아니라, 의뢰자와 경쟁 관계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인 사람들을 포함한 것일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후보와, 2022년 대선에서 윤 후보와 경쟁했다.
윤상현 의원도 “인천에 지역구를 둔 나는 경남 창원에 있는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협업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명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범죄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언주 등 야권 인사도 4명 포함
‘명태균 리스트’에는 민주당 이언주와 김두관, 정의당 출신 여영국 등 야권 인사도 포함됐다.
이언주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국정농단 의혹이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라”면서도 명 씨와 여론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여영국은 “10여 년 전쯤 경남도의원을 할 때 미공표 여론조사를 한 번 맡긴 기억이 있다”면서도 “본질에 집중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강 씨 진술이) 객관적”이라면서도 명태균 리스트에 자당 전현직 의원이 포함된 데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강 씨가 전날 법사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 창원 의창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 여사가 김영선에게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원래 공관위나 최고위가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