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거리두기 노선 탈피하고 민주당 지지단체에 거액 전달
해리스 기후변화정책 등 지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5000만달러(약 690억원)의 선거 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이츠 창업자는 역대 미 대선에서 선호 정당을 밝히지 않았던 인물로, 이번 고액 정치 자금 기부가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게이츠 창업자가 해리스의 대선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퓨처포워드에 5000만달러의 기부금을 익명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게이츠 창업자는 별도 입장을 내고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 빈곤을 줄이며 기후변화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미국인과 전 세계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부금에 대한 인정이나 해리스 후보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는 없었다.
이는 역대 대선에서 초당적 입장을 취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게이츠 창업자는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간접 지지 방식을 택했다.
앞서 게이츠 창업자는 2019년 "고액 정치 기부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보건 향상을 목표로 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민주당·공화당을 막론하고 미국 행정부와 협업해왔기 때문이다.
내부 소식통은 NYT에 게이츠 창업자의 두 자녀인 로리 게이츠와 피비 게이츠가 이미 민주당 기부자로 참여했으며 이번 정치 자금 기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성인 4129명(등록 유권자 34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해 43%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에 3%포인트 앞섰다.
이는 두 기관이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와 비슷한 흐름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45%, 트럼프 42%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단위에서 트럼프를 앞서고는 있지만 오차범위 이내이기 때문에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투표 의향 유권자들은 이민문제와 경제, 민주주의 위협 등을 핵심 쟁점으로 꼽았으며 트럼프는 이민문제(46% vs 35%)와 경제(46% vs 38%),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 위협 이슈(42% vs 35%)에서 각각 우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