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이현령비현령
우리가 쓰는 말 중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말이 있습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뜻이지요. 우리나라 사람은 코걸이를 잘하지 않지만 외국인들은 코걸이를 아주 즐겨합니다. 요즘 들어 젊은 대학생들이 코에 구슬처럼 반짝이는 것을 박고 다니기에 신기해서 물었더니 이상한 사람처럼 바라보는 겁니다. 아마 내가 19세기 사람처럼 보였는지 사실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법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자기에게 유리하고 편리한대로 해석하는 사람이나 세상의 모든 기준을 자신들의 잣대로 판단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죠.
율법도 시대에 맞게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그 시대에 혼란과 혼돈으로 바로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어떤 기준을 정하여 법은 제정되거나 개정되었고 적절하게 폐지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그 법에 따른 시행령과 규칙이 많아져서 법은 계속 확대됩니다. 분명 죄를 지었는데 법으로 정한 조항이 없어서 처벌을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법은 꼭 지켜야 하고 또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권익을 존중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사실은 힘없고 착한 사람을 "그 사람은 법이 있어야 살 사람"이라고 말해야 하는 요즘 사회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율법은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십계명'입니다. 그 십계명은 계속 수정되고 폐지될 수 없는 완전무결한 하느님의 법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한점 한획도 고칠 수 없고 없어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십계명을 요약하면 '하느님 사랑'과 '사람 사랑'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십계명을 잘 지키고 있습니까? 혹시 이현령비현령으로 내 편한 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떤 사람이 하인과 함께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가게 되었는데, 돌아올 때 주인은 너무 피곤해서 전혀 뱃길을 모르는 하인에게 배의 키를 맡기면서 북극성을 보고 가라고 일러 주고 곧 잠이 들었는데 조금 후에 하인이 주인을 다급하게 깨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우 당황한 표정으로 "주인님, 다른 별을 가르쳐 주십시오. 가르쳐 주신 별은 이미 지나쳐 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율법은 변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십계명을 쉽게 지나쳐 버리기 쉬운 하늘의 별쯤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북극성처럼 언제나 그 방향을 지키고 있는데 우리는 우둔한 하인처럼 딴전을 부리다가 북극성을 잃어버리고 매번 다른 별을 찾고 이현령비현령으로 핑계를 댑니다.
우리는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나 위주의 율법을 곧잘 만듭니다. 이는 내 논과 밭에 물을 대기 위해서 우선 물줄기를 막아 다른 사람의 논과 밭에 물이 흘러가지 못하게 막고 물줄기가 흐르는 도랑을 내 논밭에 슬쩍 돌려 놓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이기적인 방법으로 욕심을 채워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주님 당신은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선을 분명히 그으시고 우리에게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율법을 잘 지키는 지 판단기준은 스스로 지키고 스스로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강제로 법을 지키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키며, 자발적으로 그 율법의 뜻을 새겨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스스로 모범이 된다면 얼마나 흐뭇하시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옛 시조에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먹세그녀 먹세그녀 술 한잔 먹세그녀, 나못가지 꺽어놓고 술 한잔 먹세그녀.."
술을 먹을 때 석잔만 마시겠다고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술 한잔 마실 때마다 나뭇가지를 한 번 꺽어놓고 세 번 꺽였으면 그 즉시 술잔을 놓고 일어섰다는 노래입니다.
스스로 율법을 지키고, 스스로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주님께서도 마음을 놓으실 것입니다. 이제는 율법을 기쁜 마음으로 지키고 가르치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율법을 지키기를 바라시는 주님! 아직도 결단이 부족하고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모르는 저희를 어여삐 여기시고 당신의 율법을 기쁘게 따르고 가르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하소서. 그리고 제 잘난 멋에 사는 저희가 당신께서 주신 사랑의 계명을 당신의 뜻에 맞추어 살게 하소서. 사랑을 가르쳐 주시고 몸소 희생하신 주님사랑 실천 법을 잘 지키게 하소서. 사랑의 주님!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멘
감사합니다. 마님
아멘. 주님 율법을 스스로 지키고 가르치는 딸이 되어야 마음을 놓으심을 깊이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줄 맏습니다. 주님 저는 주님만을 믿습니다. 아멘. 감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네스 자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