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Life-24 hours, 소나무 심은 그 뜻
진부를 지나고 있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친구 하나가 생각났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내가 징집영장을 받아서 안동 36사단에 훈련병으로 입소했을 때, 그때 이미 중사 계급으로 내게 참 많은 도움을 줬던 김영동이라는 친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십 수 년 전에 육군 준위로 예편 한 이후로 강원도 진부에 터 잡고 살고 있다 했다.
마음 같아서는 진부에서 내려 만나보고 싶었지만, 이날로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곧 둔내터널을 지났다.
둔내라고 하면 또 생각나는 친구가 하나 있다.
거슬러 십 년 안팎으로 이승을 뜬 윤규원이라는 내 친구다.
나와는 초등학교도 동기동창이고 중학교도 동기동창인 친구인데, 오랜 세월을 그곳 둔내에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감당하지 못하고 생을 내려놓고 말았다.
그렇게 생을 마감하기 한 해 전에 둔내로 그 친구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가까이 사는 김영동 친구와 함께였다.
그때 윤규원 그 친구 하는 말이 이랬다.
“소나무 묘목을 좀 심어놨지. 한 번 와봐.”
그래서 찾아가게 된 발걸음이었다.
소나무 묘목을 왜 심었는지, 굳이 그 뜻을 물어보지 않았다.
겨우 이렇게만 말했다.
“잘 키워 봐. 나중에 여기 소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펴놓고 앉아, 우리 서로 술잔 좀 나누게 말일세.”
소나무가 우거진 산을 끼고 돌면 윤규원 그 친구네 집이 보여야 했다.
그런데 선뜻 눈에 띄어들지를 않았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여겨봤다.
마찬가지였다.
눈을 씻고 또 씻고 하면서 아무리 찾아도 그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방으로 길을 내고, 또 산을 파헤치는 공사가 진행 중인 탓이겠거니 했다.
이제는 내 뇌리에서도 잊히는 친구가 되고 말겠구나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