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눈을 뜬 김광도는 침대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창밖이 밝다. 김광도가 머리를 들었을 때 방 안으로 문아현이 들어섰다. 손에 든 쟁반에 커피 잔이 놓여 있다.
“커피 드시겠어요?”
“어, 그래.”
상반신을 일으켜 앉은 김광도에게 커피 잔을 건네주면서 문아현이 말했다.
“오늘 아침 뉴스에 일본 정부가 한국 관광객들의 대마도 출입을 금지시켰다는군요.”
“대마도 반환 운동이 일어나니까 불안해진 모양이다.”
건성으로 대답한 김광도가 앞에 선 문아현을 보았다. 문아현은 헐렁한 분홍색 원피스 차림이다. 민얼굴에 머리는 뒤로 묶었고 맨발에 슬리퍼도 신지 않았다.
“이번에 대마도에 입국했던 한국 관광객 47명이 현지에서 체포되었다는데요.”
“47명이나?”
커피 잔을 든 김광도가 심드렁한 얼굴로 물었다.
“왜 체포한 거야? 또 데모했나?”
“일행 중 네 명이 폭발물을 갖고 있었다는군요. 경찰서와 군부대에 폭발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서도 압수했답니다.”
“이런.”
“일본 당국은 그들의 배후를 캐고 있다고 합니다.”
김광도가 심호흡을 했다. 그 전에도 대마도에서 소동이 있었기는 했다. 문아현이 말을 이었다.
“일본 정부는 그들이 조직적으로 행동했고 폭발물이 군용(軍用)인 데다 반입 경위도 수상하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마도는 한국령이야.”
김광도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제는 되찾을 때가 되었어.”
대마도 문제로 한·일 간 신경전이 있었지만 이제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진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누가 봐도 한국 측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오전 10시 반이다. 욕실로 다가가던 김광도가 전화벨 소리를 들었다. 몸을 돌린 김광도가 탁자 위의 핸드폰을 집었다. 기획실장 고영일이다. 김광도가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예, 무슨 일입니까?”
“대마도 뉴스 들으셨지요?”
고영일이 대뜸 물었으므로 김광도가 소파에 앉았다.
“예, 방금. 그런데 왜요?”
“일경에 체포된 47명 중에 회장님 가족들이 계십니다.”
숨을 들이켠 김광도의 귀에 고영일의 목소리가 울렸다.
“단체관광이어서 부모님, 형님 부부, 그리고 조카 둘까지 여섯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니, 도대체.”
아연한 김광도가 말을 잇지 못했다.
“대마도에는 왜?”
“여동생 분한테 연락을 해 보시지요.”
“알았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이 상황을 체크해 놓겠습니다, 회장님.”
정신없이 통화를 끝낸 김광도가 다시 버튼을 눌러 여동생 김명희에게 연락을 했다. 김명희는 이제 남편 함봉만과 함께 한랜드 아래쪽 순천시에서 아웃렛을 경영하고 있다. 김광도가 차려준 것이다.
“난데, 너 어머니, 아버지 지금 어디 계신지 알아?”
전화 연결이 되었을 때 대뜸 김광도가 묻자 김명희가 되물었다.
“대전에 계시지 않아?”
“이런, 너 언제 연락했는데?”
“일주일쯤 되었나? 근데 왜? 무슨 일 있어?”
김광도가 숨을 들이켰다. 큰일났다.
첫댓글 즐감요
잘 읽고 갑니다^^
즐감요!!!!!
즐감요~
즐독!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