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나라에도 지독한 한파가
휩쓸고 간 며칠을 보내고 나니
다시 봄인 듯한 따뜻한 겨울이
서성거리는 청명한 날.
인곡의 고향 고성 거류산을 간다.
중·고를 다니는 6년 고성읍에서 살면서
해발 572m인 거류산이 엄청 높아
거룩하게 느껴져 한번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퇴직한 후 한번 올라가고
설레임으로 두번째 만나러 간다.
출발지면서 귀착지인 엄홍길기념관
창마정다운산악회 송년산행이라
많은 회원님들이 참여하셨다.
일단 유담둘레길로 들어서서
울창한 송림길을 여유롭게 진행한다.
오늘의 코스는 엄홍길기념관-유담둘레길
-거류산성-거류산-거북바위-문암산
-기념관으로 원점회귀하는 10㎞.
숲이 열어주는 창으로 바라본
고성들판과 고성읍의 표정이 정다웁다.
거류산 남서기슭에 면적이 아주 넓은
편백숲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흡족하고,
호젓한 둘레길도 기쁨으로 보내고
잘 가다가 임도에 굴룡포 과메기로 판을 벌렸는데
과메기를 사랑한 인곡도 덮석 주저앉아 버렸다.
통영대전고속도로 고성들판 구간
방앗간에서 네 사람이 슬쩍 빠져나와
정상으로 가는 길을 놓치고
임도로 계속 진행하는 바람에
무심사를 지나 거산마을로 내려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ㅠㅠ
민망함을 조금이라도 달래려고
암초님의 안내를 받으면서
동해면 조선특구 개발현장을 둘러본다.
고성군수라도 된 기분으로 ㅋㅋ
빠른시간이지만 회식장소인
범바위골장어집으로 들어가 주문한
방어회 향기에 이미 취해버리고,
입안에 감도는 방어의 감미로운 식감에
더 주문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는
일치된 의견이 참 마음에 들었다.
회원들이 올 때까지 봉암바닷가에서 놀기
두루미와 오리떼도 인곡의 렌즈에 반응해주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별빛처럼 반짝이는 느긋한 오후의 햇살도
인곡에게 다가와 놀아주는
따사로운 시간도 별미인 고성 바닷가.
산꾼이 맞나? 싶다.
고향의 산 거류산 정상가는 길도 못찾는 내가...
황당하고 민망하고 창피한 거류산 산행.
그 기분 때문인지 목을 타는 짜릿함이
그나마 위로를 해 주는 듯
다음에 꼭 갚아주리라.
오늘의 바보같은 산행을...
2023. 12. 27
고성군 거류산에서 인곡
카페 게시글
정기산행 사진방
거류산 송년산행
인곡 정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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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0
23.12.28 10:3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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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향 산하를 감상하며 산행 한 인곡 형님의 정서에 나름 훈훈함이 느껴집니다.^^
훈훈함에 앞서 헛방이라오.
방어회만 끝내주었습니다.ㅎㅎ
방어회가 참 맛깔나 보입니다ㅋ
인곡님의 어제하루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표정에서 다 알아버렸슴다
늘 고맙습니다^^
송년산행 참 푸짐하고 즐거웠는데...
큰소리 처놓고 염치없게 되었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