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옛길
폭설주의보 내린 정초에
대관령 옛길을 오른다
기억의 단층들이 피워올리는
각양각색의 얼음꽃
소나무 가지에서 꽃숭어리 뭉텅 베어
입 속에 털어넣는다, 火酒 ―
싸아하게 김이 오르고
허파꽈리 익어가는지 숨 멎는다 천천히
뜨거워지는 목구멍 위장 쓸개
십이지장에 고여 있던 눈물이 울컹 올라온다
지독히 뜨거워진다는 건
빙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
붉게 언 산수유 열매 하나
발등에 툭, 떨어진다
때로 환장할 무언가 그리워져
정말 사랑했는지 의심스러워질 적이면
빙화의 대관령 옛길, 아무도
오르려 하지 않는 나의 길을 걷는다
겨울 자작나무 뜨거운 줄기에
맨 처음인 것처럼 가만 입술을 대고
속삭인다, 너도 갈 거니?
단숨에 넘겨버린 이과두주 한 잔.
어쩌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돌아나오는 길.
다시는 뒤돌아 보지 않으리라.
--김선우님
***하늘담이님. 답글 주시고 감사해요. 시가 간결하면서도 느낌이 좋아 좋은 축시가 될 것 같군요.
저도 좋은 시 올리도록 노력할께요. 항시 활기찬 나날되시길...
벌써 첫눈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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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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