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결국 임종석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을 최종 확정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24일 나온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자 54명 명단을 보면,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항쟁 세대) 그룹, 친노(親盧)
인사, 전·현직 의원이 대다수다. 비록 민주통합당은 "쉬운
지역부터 먼저 공천을 확정하다 보니 쇄신이
미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나올 공천자까지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이미 유죄를 선고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에 공천장을 준 것이나, 선거구 되물림 논란을 받고 있는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후보에 대한 공천은 이런 비판을 뒷받침한다. 현재 공천심사위원회에 내부 인사로 들어가 있는 현역 의원 6명도 이날
전원 공천 확정자 명단에 들어갔다.
임종석·이화영 경선도 없이 '공천 확정'…"무죄추정의 원칙 적용" 해명이날
발표된 2차 공천심사 결과로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모두 54명이다. 서울이 14명,
부산 1명,
인천 5명,
광주 1명,
대전 3명, 경기 14명, 충북 6명, 충남 4명, 전남 1명, 강원 3명,
제주 2명이다.
눈에 띄는 공천자는 역시 임종석 사무총장이다. 서울 성동구을의 임종석 사무총장은 정치
자금 수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이미 집행유예, 유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임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 여부는 민주당의 도덕성 기준 잣대로 평가돼 왔다.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통합 전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단이 최근 성명을 통해 "도덕성 심사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임 사무총장의 공천은 더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은 '현격한 경쟁력 차이'라는 명분으로 경선도 없이 일찌감치 공천장을 따내는 '
행운'을 누리게 됐다.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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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전날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강원 동해·삼척)도 임 사무총장과 마찬가지로 경쟁자가 있었지만 '현격한 경쟁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류돼 공천장을 받았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재판 중인 사건의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세웠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파렴치범이나 질이 낮은 범죄의 경우 (배제가) 검토되겠지만 약간이라도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건의 경우) 무죄추정 원칙을 따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치적 색깔'이라는 것이 지극히 자의적인 기준이라는 데 있다. 신 대변인은 그러면서 "(검찰에 기소됐거나 재판 중인 기준으로 치자면) 한명숙 대표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덧붙였다. 결국 한 대표의 '검찰과의 악연'이 민주통합당의 엄격한 공천에 되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공심위원 가운데 한 사람도 "한명숙, 곽노현 사건 등을 거치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 1심 유죄만으로 임종석 사무총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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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486, 전현직 의원들의 기득권 나눠먹기 돋보여…현역 재공천률 90%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은 또 한편으로 486그룹의 당내 권력 재장악, 전현직 의원에 대한 공천이라는 '기득권 나눠먹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공천 확정자 가운데 여러 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 공천이 확정된 이들은 대부분 전현직 의원들이다. 특히 현역의원이 포함된 선거구 30곳 가운데 27곳에서 현역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 재공천률이 90%에 달한다.
서울에서 '현격한 경쟁력 차이'를 명분으로 공천이 확정된 10명 가운데 한 번도 배지를 달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경기 지역에서 경쟁력으로 다른 후보를 누르고 공천장을 받은 11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11명의 경기지역 공천자 가운데 문희상 의원(의정부시갑)을 비롯한 8명이 전현직 의원이다. 유은혜(
고양시 일산동구), 이원욱(화성시을), 김종희(용인시 수지구) 후보만이 '새로운 얼굴'이라 할 만하다.
이런 기득권 나눠먹기의 정점에는 이재한 후보가 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이재한 후보는 비록 '정치신인'이긴 하나, 그의
아버지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 받았다. 이재한 후보의 아버지는 이용희 현 의원으로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했고 최근 다시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 의원의 복당에는 민주당 해당 지역위원장인 자신의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압도적이었다.
"한명숙의 인적쇄신은 어디로?"18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던 486그룹의
부활도 주목할만하다. 한명숙 대표
취임 이후 당의 권력을 다시 장악한 486그룹이 공천에서도 손 쉬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조정식(경기 시흥을),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윤호중(경기 구리) 후보의 경우 단수신청지역이었다 치더라도,
복수 신청지역에서도 486의 활약은 도드라진다. 최재성(남양주갑), 백원우(시흥갑), 임종석(서울 성동을), 오영식(서울 강북갑), 김현미(고양 일산 서구), 이철우(포천ㆍ연천), 유은혜(고양 일산 동구) 후보 등이 경쟁력을
이유로 공천장을 받았다.
결국 현재까지는 인적쇄신에 대한 한명숙 지도부의 의지를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앞으로 남은 곳이 정말 어려운 지역들"이라며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게 진행됐으면 전체 지역들을 놓고 보면 (인적쇄신이 미흡하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눈물 보인 김유정 "재심 청구할 것"현역 의원이 있음에도 경선을 치르게 된 지역도 있다. 안양 만안의 이종걸 의원은 이종태 전 노무현대통령 정책
기획위원과, 강원 속초·고성·양양의 송훈석 의원은 이동기 전 청와대 민원담당행정관과, 제주을의 김우남 의원은 오영훈 전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과 경선을 벌일 예정이다.
비록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현역인 김유정 의원도
마포을에서 정명수 전 연세대총학생회장, 정청재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유정 의원은 이날 2차 공천결과 및 경선지역 명단이 발표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심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해 2위 후보와 큰 점수 차가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수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최소한의 원칙도 기준도 지켜지지 않은 부당한 결정으로 참담한 심경"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2인 경선의 원칙을 공심위가 정해놓고도 3인 경선 지역으로 결정된 것을 놓고 김 의원은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첫댓글 솔직히 한심한 것들이지요 국민을 무시하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