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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웜(Blueworm)-17
정인구 박사는 김지영 박사의 어머니인 김선애가 같이 토론토로 간다는 말에 가슴이 설레었다. 우선 예약부터 했다. 두 사람. 비지니스클레스로. 돈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후 순위부터 하고 있었다. 예약 확인이 끝나자 시간이 많지 않음을 그때서야 느끼고 서둘렀다. 삼성역 앞 택시승강장에내리자 말자 실험결과를 도출한 것과 도출해야 할 것들의 기전들을 챙겨넣은 빽쌕을 메고 한손에는 한국에서는 엘지가 만든 최첨단 휴대폰이라는 ‘바다라’를 꽉쥐고 빠른 걸음으로 무역쎈터 공항터미널로 갔다. 그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뻐스를 탓다. 도착하면 밤 9시 30분일 것이다.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다면 처음 대면부터 잘못 보이기 시작하는거다. 그는 그가 먼저 도착하여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랐다.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햄버그 하나로 떼운 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배가 고팟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았다.
선애는 태환이의 SUV를 따라 행주대교를 타고 인천공항을 향해 달렸다. 비상들을 켠 태환이는 일차선을 달리며 선애와의 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극히 조심하고 있었다. 이제는 사고없이 공항에 도착하여야 하는 일만 남았다. 오토바이 다시방 위 계기판의 시계는 10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헬멧을 쓴 얼굴을 지나 목을타며 냉기를 느끼게 하였다. 태환이는 방향을 바꾸어 우측으로 빠져 일반도로를 진입하고 있었다. 그를 따랐다. 주택가를 들어서니 일단 멈춤이 많았다. 선애는 일단 멈춤에서 멈추어 휴대폰을 찾아 꺼내어 태환을 불렀다.
“태환아. 제대로가는 것 맞아? 너 아군이지? 적군이야?”
“ㅎㅎㅎ 나 니 열렬애군이다. 선애야. 걱정말고 조심해서 잘 따라와.”
“아니다. 니가 아군이면 다음 신호등에서 나 태워줘. 그게 빠를 것 같은데...”
“그래. 제대로 생각했다. 그러면 다음 신호등에서 내려 키는 그대로 두고 앞으로 달려와.”
SUV는 우측으로 차선을 바꾸고 있었다. 신호등은 공항고속도로 진입을 앞에두고 있었다. 신호등 앞에서 태환이가 서자 선애도 그 뒤에 멈춰 시동을 꺼고는 앞 비상 의자에 넣어두었던 까만 비닐봉지채로의 박스를 들고 달려갔다. 그때 태환이 내려 다시 오토바이로 가서 흰종이를 오토바이에 끼우는 것을 보며 문을 잡은 채 기다렸다.
“됐어. 가자. 김선애. 빠트린 것 없지?”
“응.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이 여기 이렇게 내 손 안에 있어. 이제 시간맞춰 도착해 주기만 하면 돼.”
“오케이. 가자. 선애야!”
신이난듯 태환이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SUV는 강한 소음을 내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목적지를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다. 김선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 키 패드를 눌러 정박사를 불렀다.
"예. 어머님. 접니다. 지금 어디계십니까? 저는 공항 출국 첵크인 카운터 앞에 있습니다. 짐이 없으면 여권만 가지고 이리로 바로 오시면 됩니다."
"정 박사님. 약 20분 후에 도착할수 있을 것 같아요."
선애는 휴대폰을 다시 점퍼의 주머니에 넣었다. 신호가 바뀌자 SUV는 다시 우회전하여 130번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태환이는 뒤에서 흰색 소나타가 따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 계기판의 속도계는 110km/hour를 가르키고 있었다. 선애가 동승하기 전에도 선애의 250VJF 뒤로 흰색 소나타가 뒤따르는 것을 볼 겨를이 없었다. 계기판의 속도계는 120을 가르키고 있었다. 더 이상은 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무리였다. 우측에 스쳐지나가는 아라빛섬의 불빛들을 지나니 바다를 가로지른 다리넘어 멀리 공항의 화려한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선애는 시계를 다시 보았다. 시계는 5분전 11시였다. 초조하였다. 태환이는 옆으로 힐껏 선애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그는공항에 들어서며 80-90키로로 달렸다. 그때 선애의 휴대폰에서 벨이 울렸다.
"어머님. 접니다. 출국장 3번 입구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 앞에 2번 싸인이 보였다. 3번 싸인 아래에 정 박사가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태환아. 저기 3번 싸인 아래 선 사람이 같이 갈 정인구 박사야. 그 앞에 세워줘.”
“알았어.”
“태환아. 고마워. 이 웬수 두고 두고 잊지않을께.”
“김선애. 건강하고 무사히 잘 다녀와. 나는 빨리 돌아가 완남이형 뒤 치닥거리 해야돼.”
“자. 이건 완남이 오빠 휴대폰이야. 너무 고마웠다고 전해줘. 응. 태환아.”
김선애는 차가 서자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태환이의 오른 손등을 잡았다. 그리고 고마움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봤다. 그가 마주보며 고개를 끄득였다.
"정 박사님. 늦지는 않았어요? 11시까지 라면서요?"
"아닙니다. 정확히 도착하셨어요. 10분전입니다."
선애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책임감으로 뭉쳐있는 사람들은 자동차 계기판시계를 5분에서 10분정도 빠르게 해 놓고 있다는 것을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어떻게 선애가 알겠는가. 선애는 정 박사를 그제서야 쳐다 볼 수 있었다. 미소짖고 있는 그가 정다웠다. 안심한 선애는 카운터에서 보딩패스를 받아 돌아서는데 누가 뒤에서 빽쌕을 나꿔채려고 하는 것을 느꼈다. 정박사라면 도와주겠다고 말할텐데 생각하며 어깨벨트를 두손으로 꽉잡았다. 그 순간을 목격한 두사람 뒤의 정 박사는 뭔가 이상하다 생각이 들자 선애에게로 달려들며 등에 메었던 빽쌕을 벗어 선애의 뒤에서 빽쌕을 나꿔채려는 남자의 얼굴을 향하여 휘둘렀다. 그는 갑작스러운 빽쌕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에 맞았다. 억 소리와 함께 그는 쓰러지는데 앞에 섰던 다른 남자가 정 박사의 가방을 뺏어려 덤벼들었다. 선애는 그녀의 빽쌕을 잡았던 힘이 떨어져 나가자 뒤로 넘어지지 않으려 왼발을 한발 뒤로 빼며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남자가 쓰러지는 것을 봄과 동시에 바로 뒤에서 다른 남자가 정 박사를 향하여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선애는 허리를 숙이며 빽쌕을 벗음과 동시에 오른 손에 잡은 빽쌕을 우측에서 좌측편으로낮게 휘둘러 그의 무릅을 공격하였다. 제임스에게서 잠깐 배운 호신술을 잘 응용하여 활용하였다.
"어- 어 아악!"
선애 뒷편에서 정 박사를 공격하려던 그 남자는 예상치 못한 공격을 무릅에 받자 중심을 잃고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먼저 정 박사의 공격으로 쓰러졌던 남자가 일어나려 하자 정 박사는 두번째 남자를 빽쌕으로 공격하고 일어나 자세를 고치려는 선애의 손목을 잡고 출국게이트를 향해 달렸다.
"어머님! 뒤 돌아 보시지 말고 그대로 달리십시요. 그들이 쫏아 옵니다."
"아. 알았어요. 이 손목 좀 놔요. 아파요."
그들은 그대로 출국게이트를 향하여 달렸다. 주변의 사람들과 매장에서 달려 온 직원이 두사람을이상한 눈으로 보고들 있었지만 누구 하나 막거나 제재하려 하지 않았다. 빽쌕을 탈취하려던 그들도 소리치지 않았다. 쉽게만 생각했었다. 중년여자의 빽쌕 하나 빼았는것은 혼자서도 간단할 것이었다. 그래도 만약을 생각해서 한 사람 더 붙었는데도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경우로놓치고 말았다. 선애와 정 박사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돌아 볼 엄두도 시간도 없었다. 그들이 출국심사 데스크를 빠져 나와서야 완남에게 전화할 생각이들었다.
“오빠. 어떻게되었어요?”
“태환이가 와서 뒷처리를 제대로 해주어서 나는 괜찮은데 너는 어디냐?”
“비행기 앞에 있어요. 박스도 제가 가지고 있어요. 오빠.고마워요.”
“됐다. 잘다녀와라.”
29.
토론토행 비행기를 무사히 타고 자리를 잡아 앉고 나서야 선애는 비로서 빽쌕 어깨끈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고 선애가 입고있는 점퍼가 찢어진 것도알았다. 그 때, 정인구 박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어머님. 감지영 박사님이 원하는 맛치는...?”
“아. 정 박사님도 아시네요. 그것 때문에 제가 왔어요. 여기 있어요.”
선애는 어깨끈을 조이는 프라스틱 락이 부러져버린 빽쌕을 열고서 검은 비닐봉지에서 가로 세로 높이가 12쎈티쯤 되어보이는 카튼상자를 꺼내어 정 박사가 보는 앞에서 조심스럽게 열었다. 지퍼 프라스틱 봉투를 열자 그 안에는투명한 유리병 세개가 파란 프라스틱 뚜껑을 덮어 쓴 채로 젖은 맛치와 뿌리들에 싸여 누워있었다. 작은 유리병 안에 맛치가 하나는 통째로 다른 두개는 뿌리가 가득 젖은 채 담겨있었다. 바다냄새가 물컹하며 났다. 선애는 그 순간 제임스를 떠 올렸다. 그는 바다를 늘 못잊어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에게 이 냄새라도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겨있을 때 정 박사가 박스를 잡았다.
“안되네요. 정 박사님. 토론토에 가서 지영이가 전해주라는 사람에게 직접 주어야 하네요.미안해요.”
“예. 그렇게하십시요. 저도 이 자료들을 김지영 박사가 전해주라는 사람에게 전해 주어야 합니다.”
선애는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그 박스를 빽쌕에 잘 챙겨넣었다.
선애는 어디둥절하여 보고만 있는 정 박사를 무시하고 휴대폰 티유니버스를 빽쌕에서 꺼내어 키판을 눌렀다. 멧세지는 영어로 작성되어 인천의 하늘에서 토론토로 날아갔다.
"윌 박사님. 맛치를 가지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지금 비행기안에 있어요. 공항에 마중나와 주세요. 통관문제가 발생하지 않길 바랍니다."
선애는 스스로의 생각이 많이 깊어졌음을 느꼈다. 선애는 문자 메세지를 정 박사에게 보여주었다. 다 읽은 정 박사는 통관문제까지 거론한 것에 대하여 놀라며 다시 고개를 들어 선애를 쳐다 보았다. 뭐 그까짓걸 가지고 하듯 선애가 두 어깨를 들썩하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곧 멜로디가 들렸다. 회신이 온 것이다.
"I will be there on the time and escort you very safetly. See you again."
선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지영이와 제임스만 무사히 토론토로 오면 되는 것이다.
"윌 케일러 박사가 공항으로 마중 나와서 우릴 안전하게 에스코트한데요. 잘되었지요?"
뭘 생색을 낸다고 정 박사에게 물어볼까. 말해놓고는 멋적어 쓴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대단하십니다. 언제 그렇게 영어를 잘 배우셨어요? 아마도 윌 박사도 어머님의 아름다우신 미모에 호의를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어머님과 동행하게되어 영광입니다."
정식을 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정 박사의 말이 나쁘지 않았다. 선애는 정 박사를 보며 밝게웃었다. 선애의 웃음과 미소를 본 정 박사는 정신이 혼미해 졌다. 딸인 젊은 김지영 박사의 그것보다 못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그대로 머리를 의자뒤로 떨구며 잠에 들어갔다. 이커너미석은 충분히 크고 넉넉하였다. 정 박사의 배려가 새삼 고마웠다. 그러면서 선애도 서서히 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아련히 오토바이소리가 들려왔다.
30.
계단 위의 철문은 잠겨 있었다. 그러나 안에서 밀면 쉽게 열리게 되어 있었다. 밖은 뒷편 주차장이었다. 타고 온 스포티지는 우측 편 끝에 있었고 거리는 100여 미터나 되었다. 좌측은 주차장의 자갈이 끝나고 잔디가 이어 펼쳐진 정원이었다. 드문 드문 파인트리가 서 있었지만 두 사람이 달려가 숨기엔 너무 노출이 될 것 같았다. 두 쪽 모두 위험했다. 제임스는 지영의 손을 꽉잡았다.
"아저씨."
지영이 뭔가 불안한 분위기를 느껴 나직하게 제임스를 불렀다. 제임스는 대답 대신 다시 손에 힘을 주었다.
"지영아.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손짖하면 나 처럼해서 움직여 나에게로와. 알았지?"
"예. 알았어요. 조심하셔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제임스가 하라는대로 하는 수 외에는. 잘 할지도 걱정되지 않았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지영이 제임스 뒤에서 벽에 바짝 붙었다. 그 순간 제임스가 허리를낮추고 빠르게 잔디밭 위를 달려 첫번째 파인트리에 도착하여 몸을 나무 기둥에 붙이고 팔을 흔들었다. 경계등이 환하게 비추는 잔디위를 검은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상대가 발견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허나방법이 없었다. 제임스는 지영이가 달려오자 얼른 한 팔을 내밀어 지영의 팔을 잡고 당겨 나무 뒤로 숨겼다. 그 때 추적자들이 후문 출입구를 나와 자동차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일단 탈출가능성이 있는거다. 둘은 다시 몸을 낮추고 조명등이 비추지 않은 어두운 곳의 얕은 철제 담장 곁에있는 다음 나무로 쉽게 그러나 신속히 옮겼다. 제임스는 속으로 느꼈다. 너무 쉬웠다. 그는 먼저 가볍게 철담을 넘었다. 높이는 겨우 1미터 정도였다. 철담 안팍으로 같은 크기의 도장나무들이 폭 1미터 정도로 심어져 같은 역활을 하며 외관을 보기좋게 만들고 있었다.
"지영아. 두 손으로 이 철담을 잡고 눕듯이 해서 한발을 넘기고 다음 다리를 넘겨. 내가 받을테니 염려하지마라."
지영은 그러는 순간에도 메고있는 빽쌕을 제임스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신뢰 여부를 떠나 책임감이 투철한 지영을 다른 면에서도 믿었다. 그러나 주변은 어둡고 담 안쪽과는 달리 바깥쪽은 바윗돌이 많았다. 이 바윗돌이 깔린 바닥을 지나서야 도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제임스는 담을 넘어 오는 지영의 오른쪽 발을 잡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바닥에 닿게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실수 였다. 지영이의 두 발이 바닥에 닿자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전에 써치 라잍의 불빛이 건너편 도로에서두 사람에게로 집중하여 비추었다. 두대였다. 지영에게 집중하느라 주변을 살펴보지 못한 것이었다. 써치라이트에 비친 두사람을 항하여 네사람이 달려왔다. 난감하였다. 경찰은 아니었다. 건물 경비도 아니었다. 벨리스가 말한 리쎄펀 조직의 요원들이었다. 그들은 장총을 가지고있었다.
“우린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입니다. 왜 이러시...”
제임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놈이 소총개머리판으로 제임스의 복부를 가격하였다. 그러나 제임스의 움직임이 빨랐다. 제임스는 예상이나 한듯 오른손으로 개머리판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쳐냄과 동시 중심을 잃고 앞으로 쓰러지는 놈의 목을 그의 등뒤에서 왼팔로 감아지고 오른손으로 그의 총을 잡은 오른손을 잡고 놀라고있는 그들을 향해 겨누었다. 서로 총을 겨눈 채 였다.
"누구야! 너희들을보낸 사람이?"
제임스는 그렇게 외친 후 지영을 보았다. 지영은 다행히 놀라지 않고 제임스 뒤로 왔다. 제임스는 컥컥거리는 놈의 손목 급소를 누르자 그는 잡았던 총에 힘을 풀었다.제임스는 그로부터 소총을 나꿔채며 그를 그들에게로 밀었다.
"오케이. 좋다. 우리는 당신들을 해칠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회장님께서 당신들을 만나보길 원한다."
"당신들이라면 나까지 말이냐?"
"물론이다. 너가 제임스 리 아니냐? 순순히 따른다면 더 이상 불 필요한 행동은 서로를 위하여 좋지않다. 알았나?"
그 무리중 리드인듯한 땅딸하고 뺨과 턱에 수염이 더부룩한 작은 놈이 말했다. 그는 콜트권총을 들고 있었다. 제임스는 잡은 총을 보았다. AK-47이었다. 정규군보다는 게릴라전 전투원 또는 대정부 저항군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총이다. 결국은 탈리반이나 그들이 애용하는 총이다. 총잡을 힘만 있으면 사용할수 있고 특히 사막에서나 야전에서 모래나 물이 들어가도 사격을 할 수 있는 총이고 그래서 반군들이 애용하는 무기중 하나이다. 제임스가 AK 소총을 금방 알아보듯이 그들도 제임스와 지영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지영은 빈손이다. 세놈은 총을 겨누고 있다. 제임스도 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총을 발아래 내려 놓았다. 총을 빼았겼던 놈이 다가와 허리를 숙여 총을 잡고 일어서며 제임스의 복부를 향해 다시 개머리판으로 공격했다. 이미 총을 놓으며 초 긴장을 하고있는 제임스를 다시 같은 방법으로 공격하는 어리석은 놈이었다. 제임스는 개머리판이 닿음과 동시에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공격한 개머리판에 별 반응이 없자 그 놈은 다시 개머리판을 우에서 좌로 제임스의 목을 향해 내려쳤다. 그러나 제임스의 옆차기가 더 빨랐다. 오른발이그의 면상을 먼저 가격하였다. 제임스는 빠르게 그의 얼굴을 가격한 후 즉시 발을 거두어 들임과 동시 땅을 밟고 다음 동작을 위하여 자세를 낮춰 잡았다. 그 자세까지 2초에 불과했다. 전광석화였다. 놈은 총을 허공에 휘저어며 뒤로 나가 떨어졌다. 지영이가 걱정되었지만 그 놈이 힘껏 내리쳤기에 그대로 맞았다면 중상 아니면 사망일 것으로 판단한 순간 반사적 행동이었다.
"역시 들은 것과 같군. 됐오. 자갑시다. 회장님께서 두 분을 정중히 모시라고 하였습니다."
제임스는 사태가 아주 불리해지자 사주경계를 할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지영이가 있는데 당연히 먼저 안전을 확보했어야 함에도 소홀히하여 이와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궁지로 몰렸음을 자책하였다. 그들의 필드파커 좌측 가슴에 헤즈볼라와 알 카에다 문양의 변형된 합성문양이 부착되어 있었다. 나치의 심볼 4개가 사방에서 모여 연결된 문양이 새겨진 화투크기의 반 만한 싸이즈였다. 노란바탕에 그린이었다. 알카에다와 헤즈볼라와 지하드가 합쳐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으로 짐작하였다. 사방은 조용하였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통행하는 사람과 것들이 거의 없었다. 언제나와 같이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의 시원함과 그들의 무음의 움직임이 조화로워 평시를 유지하였다. 사방을 둘러봐도 싸인을 남기거나 싸인을 볼 사람이 없었다. 제임스는 그들의 명령에 따랐다.
"지영아. 절대 겁먹지 말고 당황하지마. 그리고 빽쌕을 잃어버리지 마라."
"예. 제임스."
그들을 따라 걸으며 제임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지영은 당장이라도 울 것같은 상태에서 겨우 말했다.언제 이런 일을 당하리라 예상이라도 했어야지. 지영으로서는 앞 일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다만, 어떤 경우라도 살아서 돌아가 자기에게 지금 주어진 일을 완성하여 학살같이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각오만 더욱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