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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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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밥의 일상 스크랩 잡지 [오보이(ohboy)]를 아세요?
더불어밥 추천 0 조회 787 10.08.01 23:31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오보이(ohboy)>는 동물보호와 환경보호를 위한

패션대중문화 잡지다.

 

 

내가 패션잡지 기자질을 그만 두고 나오면서 마음 깊숙히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는 잡지 창간이었다.

꽤 동분서주다녔는데 판매,광고 수익이 날 구조가 아니어서 접고 말았다.

육아지에도 있었던터라 정말 실용적인 동물잡지를 잘 만들 자신은 있었지만

꿈은 꿈일뿐 내 꿈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버린 꿈을 진행시키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1인잡지 <오보이>를 만들고 있는 김현성 포토그래퍼이다.

꽤 잘나가는 사진작가인 그는 동물문제와 패션과 대중문화를 결합해 지혜롭게 잡지를 운영해가고 있었다.

 

세상에 잡지를 혼자서 만들다니!!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는 건 잡지쟁이였던 내가 아는데

그는 꽤 훌륭한 잡지를 계속 내고 있다.

혹자는 한두 권 내고 분명히 접을 거라고 했다는데....

 

찡이가 나를 이 길로 인도했던 것처럼

그를 그 힘든 길로 들어서게 한 이 또한 먹물이와 밤식이라는 털북숭이 가족이었다.

 

지난 6월 그에게서 연락이 왔고

영광스럽게 <오보이>의 지면에 글을 실을 수 있었다.

 

 

세상의 많은 생명을 위한 독립잡지

<오보이>가 오래오래 살아남기를 응원한다.

<오보이>의 블로그 http://ohboyzine.egloos.com/

<오보이>는 무가 잡지로 매달 조금 발품을 팔면 구할 수 있고

블로그에 가면 배포처가 있다.

블로그에 응원의 말도 남긴다면 힘이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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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잘 맺은 관계 하나는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아빠, 밖에 애들 배고픈가 봐요. 그릇이 비었어요.”

우리 집의 하루는 아이들 밥 먹이는 일로 시작이다. 내가 17살 된 할아버지 개 찡이와 집의 고양이의 밥을 챙기는 사이 아빠는 우리집 마당으로 밥을 먹으로 오는 동네 길고양이들 밥을 챙긴다. 집의 아이들이야 이것저것 먹고 사니 조금 늦어도 괜찮지만 길에서 사는 길고양이들은 조금만 늦어도 배고프다고 난리다. 현관 앞에서 야옹야옹 울거나 텅 빈 밥그릇을 힘차게 쳐서 저기 멀리로 던져 놓는다. 배고프다는, 아침은 늦지 않게 일찍 챙기라는 나름 항의의 표시다.

 

우리집의 아침이 이렇게 부산스럽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06년부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으니 5년 정도 전부터 시작된 일. 그리고 그때 길고양이 밥을 챙기기 시작할 때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고양이는 질색이라는 엄마가 있는 집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업둥이로 들어오고, 우리집 마당에서 밥을 먹는 길고양이가 예닐곱 마리 씩 될 줄은.

 

그 시작은 우리집의 막내아들 김찡이다. 17년 전 부모님과 다섯 남매가 사는 집에 강아지 찡이가 막내아들로 입성하면서 진정한 대가족이 완성됐다. 엄마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은 막내아들은 말썽도 부릴 줄 모르는 ‘엄친아’로 자랐고 그렇게 17년이 흘렀다. 그런데 이 막내아들이 가족들의 삶을 살금살금 바꾸기 시작했다.

 

다른 형제들 시집장가 갈 때 딴청부리고 노처녀가 된 셋째 언니는 잘 다니던 잡지사를 나와 동물 책만 내는 출판사를 차렸고, 나이 든 부모님은 동네 길고양이 밥을 챙기는 ‘캣맘, 캣대디’가 됐다. 이렇게 동물들과 잘 맺은 관계 하나는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동물과 인연을 맺어본 사람은 안다. 그 아이들이 삶의 스승이 되어준다는 것을. 나의 변화가 바로 그 견본이다. 찡이를 만나고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우리 찡이만 예뻐. 우리 찡이만 소중해.’라는 수준에서 조금 더 시야를 확장하게 되었다. 버려진 유기동물이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하는 것이 보였고, 고양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 어둑한 귀가길 내 앞을 휙 가로지는 앙상한 길고양이가 보였다. 그래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고 그 중 한 녀석이 스스로 우리집으로 들어와 업둥이로 3년째 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 고양이만, 우리 강아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요즘처럼 유기견과 유기묘가 넘치고 보호소에서 살처분되는 동물들이 많은 상황에서 내가 책임진 동물들을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굉장히 훌륭한 일이다. ‘이사를 하는 바람에, 새끼를 낳아서, 아이가 고3이 되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도 생명이 버려지고 죽어가는 마당에 한 생명을 오롯이 책임진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자기 삶도 책임지기 힘겨운 세상이지 않는가?

 

한 번 시야가 넓어지면 그 확장은 끝이 없다. 동물원의 동물도 측은하고, 동물실험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고, 공장식 축산도 반대하게 되고, 브라질의 사라지는 원시림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원시림이 없어진다는 것은 그 안의 생명이 살 곳을 잃는다는 의미니까. 이런 과정이 아무래도 반려동물과 함께 해보지 못한 사람보다는 함께 해본 사람들이 조금 더 쉬운 것 같다. 우리 곁의 반려동물이 바로 자연이기 때문이고,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마음속에 자비심이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철 복날이면 사람들의 보양식으로 무수히 죽어가는 개를 줄이자고 개식용 반대 캠페인을 할 때면 늘 “그러면 소도 돼지도 닭도 먹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말에는 분명 반박할 논리가 있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토론보다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생각을 의심하는 버릇은 늘 자신을 성장시킨다.

 

그래서 동물복지와 육식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때 만난 녀석이 채식하는 사자 리틀타이크였다. 채식만 고집하는 리틀타이크에게 그래도 육식동물이니 육식을 시켜야한다는 생각에 우유에 피를 한 방울씩 섞기도 했지만 그럴 때면 다 토해내고 만 리틀타이크.

 

“사자가 육식 동물인데 채식만 하는 건 돌연변이 아니야?”

 

물론 그건 단지 돌연변이 아니냐고 묻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그저 해프닝일 뿐이지만 리틀타이크가 채식을 하면서 양, 고양이, 병아리와 노닐며 그들과 평화롭게 산 삶을 본다면 먹는 것이 성품을 결정한다는 것을 믿게 된다. 단지 한 입 거리 먹잇감과 친구가 되는 삶이 얼마나 평화로운가.

그렇게 동물과 함께 사는 삶은 나의 먹을거리에 윤리성과 도덕성을 고민하게 만들고, 이런 불편함은 삶을 성장시킨다.

 

책공장더불어의 책은 대부분 재생지로 제작된다. 재생지로 책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고 제작비 부담도 더 크지만 포기할 수가 없다.

 

숲이 사라지고 삶터를 잃은 야생동물이 멸종되어 가고 걸인처럼 도시를 기웃거리다가 인간의 총에 스러져가는 일이 결코 내 삶과 동떨어진 일이 아닌 것이다. 물론 원시림 파괴는 인간의 지나친 육식이 차지하는 비율도 크니 단지 내가 사용하는 종이만이 원인이 아니겠지만 육식의 문제 또한 나의 식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니 환경파괴와 내 삶을 연결짓는 것을 피해가리란 영 쉽지가 않다.

 

이렇게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다른 생명과의 공존 문제를 고민하면서 내 삶은 점점 불편해진다. 종이컵 사용을 피하기 위해 가방에는 물통이 들어 있고, 육식의 식감을 포기해야 하고(물론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했다), 협력업체에게 타박을 들어가며 재생지로 책을 만든다. 물론 내 작은 이런 변화가 크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대만족이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게 나의 뇌 구조를 바꿔준, 17년 전 내 삶에 들어온 찡이에게 감사한다.

 

*찡이도 요 잡지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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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8.02 09:36

    첫댓글 ^0^찡아~~~그 잡지 맘에 들어?ㅋㅋ나도 맘에 들어~~~같이 보면 안될까??

  • 10.08.02 09:43

    아...이런 잡지도 있었군요. 사실..강아지 잡진 아니고 캣진이라고 고양이 잡지인데 나름 정말 재미나게봤었거든요. 근데 결국 폐간이 ㅠㅠ 역시 동물 잡지는 어려운게 사실인가보네요. 얼렁가서 어디서 잡지 얻을수 있나 확인해봐야겠어요

  • 10.08.02 09:45

    대구는 딱 한군데 밖에 없네요 ^^;; 거기가 어딘지 네비로 확인해야 할듯..암튼 고마운 정보 감사드려용

  • 10.08.02 10:00

    밥님의 글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저는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의 영향으로 개를 식용으로 하는걸 무지 반대했던 사람이었고, 우연히 3번 파양된 까미(예삐의 에미)가 우리집으로 오고부터 삶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서 이웃블로그들의 글을 읽으면서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젠 개를 비롯한 모든 동물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밥님만큼이나 오보이잡지 정말 대단합니다.

  • 10.08.02 10:10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수유 아름다운커피점이네요..이렇게 좋은정보를 올려주셔서 감사~^^*

  • 10.08.02 12:38

    정말 대단하신분이시군요... 잡지를 혼자힘으로 만드시다니... 블로그에가서 격려말씀전해야겠습니다
    찡이~~ 직접보진못했지만... 사진이나 글로대하면 꼭 사람같아요 ㅋㅋ
    찡이를 꼭한번 만나보고싶은바램을 가져봅니다 ^^

  • 10.08.05 20:26

    어머 찡이가 무척 맘에 드나봐요.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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