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습여행’이라는 조금 특별한 여정에 함께 한 사람들과 서로를 소개하며 각자의 마음과 기대를 나누었습니다. 비록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같은 마음, 같은 뜻을 가지고 이 여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왁자지껄 서로를 알아가며 철암으로 향했습니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철암 도서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마을 어르신께서 잘 왔다며 반겨주셨고 철암 도서관 김동찬 선생님께서 한 명, 한 명 눈을 맞춰 웃으며 인사해주셨습니다. 오고가는 인사 속에 기분 좋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친구들(경화, 경은, 원규)에게 숙소를 안내 받고, 짐을 풀자마자 김동찬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의 ‘정겨운 사람살이를 위한 철암마을에서 보물찾기’이야기를 들으며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지키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거대하고 화려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의 소소함을 회복하는 이야기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박하고 따뜻한 사회사업의 길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당사자가 당사자의 삶을 이루고 이웃과 더불어 살게 돕는, 그 속에 추억과 감사가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사업의 길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의 이야기 중 조순녀 할머니 이야기가 저의 가슴에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본인의 일기로 자서전을 쓰시고 발표회까지 하시며 삶을 나눈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크게 도전받았습니다. 그동안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으로 당사자의 문제적 상황에만 집중했던 저의 모습을 반성하며 문제를 뛰어넘는 강점, 그 강점으로 변화하는 일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두커니 앉아 당사자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당사자에게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기 위해 당사자의 일상에 찾아가는 발바닥을 가진 사회사업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2.
이튿날 아침 매봉산으로 향했습니다. 매봉산의 바람의 언덕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쁜 일상 속에서 제대로 피지 못했던 허리도 쫙 피고 서로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사진도 찍고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높게 솟은 빌딩이 아닌 초록 무성한 나무와 숲을 보며 잊고 있던 생태적 감수성이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철암마을 산책도 다녀왔습니다. 탄광마을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철암의 옛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폐광마을로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철암마을을 둘러보며 여전히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지역임을 차근차근 살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철암역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 주민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주민 분께서는 팔고 계신 호빵을 나눠주시며 더 나눠주시려 하였습니다. 주민 분의 감사한 마음을 받고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아쉬워하시는 주민 분의 모습을 보며 나누고도 더 나누려는 사람 냄새 나는 철암이 더 좋아졌습니다.
진실한 마음과 부지런한 걸언으로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회복지사 대익 오빠의 강의도 들었습니다. 학창생활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현장에서 어떻게 사회사업 해야 하는지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 사람, 추억, 글쓰기 이 네 가지를 모두 경험하며 알찬 학창생활을 보내야 하는데 ‘4학년’이라는 나의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올바르게 공부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추억을 쌓고 기록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경화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꿈꾸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경화는 참 바쁘고 알찬 생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구슬 4기 활동을 하며 사회사업의 근본(정명)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게 되면서 순례단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순례단 활동을 통해 말의 힘을 찾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화의 얼굴이 참 맑고 생기 있었습니다. 꿈과 열정이 가득 찬 경화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도전 받았고 제 안에도 그런 열정이 생기기를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성을 살리고 약자를 위해 정의를 세우는 사회사업의 길에 함께 하는 경화가 있어 감사했습니다.
저녁, 일몰을 보기 위해 함백산에 올랐습니다. 비교적 쉬운 길을 걸으며 중간 중간에 동료들의 5분 스피치를 들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사회복지, 기대와 소망을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고 칭찬하며 격려하였습니다. 응원과 칭찬, 격려 덕에 어색했던 분위기가 풀리고 서로 더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들었던 내용에서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하며 더 오래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정상에서 일몰을 보진 못했지만 올라가며 나눴던 대화를 통해 ‘더 깊어진 관계’라는 큰 열매를 수확한 것 같아 벅찬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새벽 일찍 일어나 짐을 챙기고 도서관 청소를 하며 마지막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대익 오빠가 첫 날 만났던 마을 어르신께 오늘 마을을 떠나고 바닷가로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조심히 잘 가라고 말씀하시며 품 안에서 용돈을 꺼내셨습니다. “가는 길에 맛있는 거 사먹어. 운전 조심하고.” 어르신의 애정이 듬뿍 담긴 말과 용돈 속에서 첫 날 느꼈던 따뜻함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따뜻함이었습니다.
철암을 떠나 한국의 나폴리 장호항과 속초해수욕장을 갔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푸른 하늘과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다의 짠 내음, 몰아치는 파도와 바람을 느끼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도시에서는 다시 느낄 수 없는 시원함을 원 없이 만끽하며 앞으로 펼쳐질 길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장호항에서 속초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사이에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친구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박 3일을 함께 지내며 어색함과 낯선 마음을 넘어 생각을 공유하고 열정을 공유하며 더 친밀해질 수 있었음에 감사했습니다. 작별의 순간은 아쉬웠지만 서로 포용하며 나눴던 응원의 말과 또 만나자는 약속들이 있기에 웃으며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학습여행을 통해 알게 된 인연인 만큼 계속 연락하고 만나며 사회사업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길 꿈꾸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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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 학습여행을 통해 사람다움, 지역사회다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받는 사람, 주는 사람으로 나뉘는 사회사업이 아닌 당사자가 자주적으로 이웃과 공생하는 사회사업을 꿈꾸며 앞으로 더 발로 뛰어다니며 많이 배우고, 만나고 추억을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풍성한 학습여행을 갈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준 여러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학습여행을 기획하고 인솔해준 대익 오빠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혼자의 힘으로 공부하고, 사람을 만나고, 추억을 쌓는 것은 어렵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을 때 ‘함께함’이 마중물이 되어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번 학습여행을 다녀온 동료들과 함께 힘내보려 합니다! 책모임을 만들어 사회사업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열정을 공유하려 합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소박하고 따뜻한 사회사업의 길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당사자가 당사자의 삶을 이루고 이웃과 더불어 살게 돕는,
그 속에 추억과 감사가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사업의 길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하영 님의 꿈이 아릅다워요.
이렇게 사회사업하게 되기 바라요.
공부, 사람, 추억, 글쓰기
권대익 선배님이 가르쳐 주신 이 네 가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남은 학창시절, 풍성하게 만들어 가기 바라요.
뜻을 같이 하는 좋은 학우 한두 명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그런 학우에게 이야기해 보세요.
"혼자의 힘으로 공부하고, 사람을 만나고, 추억을 쌓는 것은 어렵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을 때 ‘함께함’이 마중물이 되어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번 학습여행을 다녀온 동료들과 함께 힘내보려 합니다! 책모임을 만들어 사회사업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열정을 공유하려 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5분 스피치를 잘 듣고 그 이야기를 소재로 걸으며 대화했군요.
음...
하영 님은 배우려 하는 것 같아요. 자연도 잘 누리고...
학우를 깊이 알아가고,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잘 어울린 하영 님~
고마워요.
그런데, 게시판에 글쓰는 요령은 어떻게 알았나요?
권대익 선배가 가르쳐 주었나요? 누구에게 배웠나요?
보기 편해요. 고마워요 하영 님~
두 명의 후배가 글을 쓴 후에 게시판 가독성 좋게 쓰는 방법 링크만 공유했습니다.
링크만 보고도 사진과 글을 이렇게 보기 좋고 깔끔하게 정리했네요.
하영이가 잘 썼어요.
@권대익 아, 그랬군요.
한덕연 선생님! 댓글 달아주시고 칭찬과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글 쓰는 방법은 대익 오빠의 링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경험이 좋은 글을 만든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영님, 저는 선의관악복지관에서 일하는 김승철 입니다.
글과 사진이 참 잘 어울려요! 읽기도 편합니다. 평소 이렇게 쓰셨나요?
철암 학습여행 과정과 누렸던 일상들이 그대로 보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여행이 하영님에게도 큰 유익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배움과 누리는 것을 풍성하게 쌓으시길 바랍니다. ^^
김승철 선생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배움과 경험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학습여행 공식 기록담당 하영이^^
전체 여정이 잘 드러나도록 글을 잘 썼네~ 고마워요.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하영이.
4학년 한 해, 현장을 잘 준비하면서 사람냄새 나는 마을 공동체를 함께 일구어 가자.
그 강점으로 변화하는 일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다짐,
당사자에게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기 위해
당사자의 일상에 찾아가는 발바닥을 가진 사회사업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귀하고 귀해요.
응원합니다.
철암역에서 호빵 나눠주신 지원이 어머니.
대익이 후배들 왔다고 맛있는 간식 사먹으라며 용돈 주신 김재극 할아버지.
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더 많은 이웃을 만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짧았지요.
철암에서 광활을 하면 이렇게 따뜻한 이웃의 정을 마음껏 느끼고 누릴 수 있어요.
남은 대학생활, 아직 늦지 않았어요.
공부 사람 추억 글쓰기. 후회하지 않도록 마지막 4학년을 알차게 보내봅시다.
오빠가 옆에서 힘껏 도와줄게요.
"오빠가 옆에서 힘껏 도와줄게요." ^^
사람냄새나는 마을 공동체! 대익 오빠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어요! 큰 지지이자 도전이 됩니다!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