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란희씨 축하해요.
오늘 은숙언니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아쉽게도 베를린과 제가 사는 도시가 기차로 5시간이 넘는 거리네요.
언니랑 전화를 끊고 나름 생각해 보았어요.
한국분들 여행하는 스타일이 대충 이래요.
오늘 베를린 찍고, 내일 빈 찍고, 그 다음에 파리, 그리고 로마
4개국 여행했다고요.
4개국을 갔다왔지만, 그 나라를 봤다고는 말할 수 없죠.
란희씨 일정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여행기간이 일주일이 넘지 않는다면
저는 베를린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싶네요.
지난 2월, 베를린에 남편 친구가 있어서
한 2주를 베를린에서 보냈어요.
원래는 일주일 정도 예정하고 갔는데
너무 볼 것이 많아서 있다보니 2주일을 있었네요.
그래도 돌아올 때 가지 못한 곳이 많아서 참 아쉽게 발길을 돌렸어요.
사실 파리나 로마 런던 같은 곳을 보고 베를린에 왔다면
우중충한 분위기에 실망이 클 거예요.
건물들도 칙칙하고, 아직 동독쪽은 복구가 덜 되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요.
그리고 베를린 곳곳에는 아직도 2차 대전을 기억하는 기념물이 널려있고,
도시 차체가 참회로 가득해요.
혹시 전쟁과 참회, 그것을 테마로 베를린 여행을 잡는다면 너무나 볼 것이 풍부하죠.
게다가 이제 우리 나이가 40을 바라보죠.
시간차 적응하기도 힘든데, 이곳저곳을 다니기에는 체력이 딸릴 거예요.
그럼 제가 베를린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추천해 드릴께요.
1. 베를린 시내 구경은 구지 투어버스를 탈 필요는 없어요.
버스 100번과 200번이 웬만한 중요 코스는 찍고 가요.
2. 박물관에 관심이 있다면, Museuminsel(박물관섬)에 들르세요.
이곳에 박물관들이 모여있어요.
특히 Pergamonmuseum과 Altesmuseum, 그리고 Alte Nationalgalerie를 권해요.
루브르를 먼저 보았다면, 이곳이 작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루브르에서 꼬박 하루를 보냈는데, 4분의 1 밖에 못 봤어요)
저희는 Pergamonmuseum에서 하루를 보냈고
Altesmuseum과 Alte Nationalgalerie는 하루에 둘 다 볼 수 있을 거예요.
- 각 박물관마다 오디오를 빌릴 수 있어요.(이곳은 무료) 언어를 선택해서 해드폰으로 각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여기 근처에서 베를린돔도 볼 만 해요(지하에 무덤이 있어요)
3. 옛 유태인 포로 수용소인 Sachenhausen이 있어요.
이곳도 하루 잡았어요.
인터넷에서 치면 정보를 볼 수 있어요.
아우슈비츠에 비하면 꼬딱지 만하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남아있는 최대 크기예요.
그래도 꽤 커요. 옛날 이 도시의 대부분이 유태인 포로수용소 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10프로가 남아있데요.
생체실험 장면, 시체를 태웠던곳, 목 메달았던 곳 등등이 있죠.
우리 딸은 꽃을 가지고 가서, 안네프랑크를 기억하며
네덜란드인 무덤이 있는 곳에 꽃을 두고 왔어요.
4. 시내 곳곳에 있는 가 볼 만한 곳
Brandenburger Tor, Denkmal für die ermorderte Juden Europas, Kaiser-Wilhelm 교회
(죄송해요. 제가 한국말로 이곳을 어떻게 부르는지 몰라요. 독일어로 종종 씁니다)
5. 베를린 장벽 박물관 앞에 베를린 장벽터가 남아있는데요.
그곳에 가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났던 사진을 볼 수 있고, 그 옆에 둥그렇게 나무로 만든 특이한 교회도 볼 만해요.
독일 교회 건물을 구경할 때는, 50센트정도 상자에 넣고, 촛불을 켤 수 있어요.
작은 기부인데요. 그것을 하면서 마음이 엄숙해져요.
6. 안네프랑크 박물관이 있어요.
물론 안네가 숨었던 집은 암스테르람에 있지만
베를린에서도 안네프랑크 박물관이 있어요.
우리 딸이 그곳에 가서 완전 안네한테 꽂혔어요.
요즘 매일 암스테르담에 있는 진짜 안네가 숨었던 집을 가자고 졸라요.
7. 포츠담 - 베를린에서 기차로 1시간 내
그곳에 가면 Sanssouci성이 있는데요. 이 성 이름은 불어로 '걱정 없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옛날 독일 왕실에서는 불어를 썼대요. 독일말을 천하게 여겼다나요.
하여간 이 성 볼만합니다. 성이 구건물과 신축건물이 있어요.
여는 시간 꼭 확인하시구요. 저희는 새건물을 못봤어요. 그 날이 닫는 날이라.
성을 본 후 시내로 들어오셔서 시내 구경하세요.
포츠담은 계획된 도시라, 베를린과는 분위기가 아주 달라요.
밝고 깔끔한 분위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포츠담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는 어린 딸과 함께 갔기 때문에, 그 애가 힘들지 않도록 일정을 잡았어요.
다행이 백초가 잘 따라 주어서 많은 곳을 볼 수 있었답니다.
함께 동물원도 갔어요. 한국에 비해 동물 상태가 아주 좋아요.
베를린에는 아주 큰 쇼핑몰도 많은데요. 저희는 그 쪽에는 관심이 덜한 지라
그런 쪽으로는 코스를 잡지 않았어요.그리고 베를린은 건물이 앞쪽에 있고, 건물 뒤쪽으로 마당들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예요.
뒤로 들어가면 가게들도 있고 구경할 것이 있어요. 앞에서는 안 보여요.
특히 Hackesche Höfe가 그렇답니다.
혹시 더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저에게 연락주세요.
그리고 물론 란희씨도 아시겠지만
아는 만큼 느끼는 거래요.
저희는 베를린에 가기 2달 전부터
우리가 가야할 곳을 찾아 백초와 함께 책을 보았어요.
그래서 백초가 자기가 봤던 그림을 볼 때마다 좋아했고, 기대를 가졌죠.
혹시 기회가 된다면 막스리버만이라는 화가 집도 있구요.
베를린 근처 카푸트에 아인슈타인이 살았던 집도 있어요.
저희는 그곳을 몰라서 못갔네요.
그리고 시간의 여유가 또 된다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 보다는
드레스덴을 방문해 보는 것도 죻아요.
저희는 안 가 봤지만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독일에서 드레스덴을 가면, 다른 곳이 다 별루라고요.
베를린에서는 그리 멀지 않아요.
또 베를린은 수도고 관광지여서
독일의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영어가 제법 통합니다.
가게나 관광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대부분 합니다.
베를린에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좋은 여행, 좋은 기억 되시길 바라며
아참, 독일에서 먹거리는
한마디로 '황'
독일 대표 음식은 소시지, 맥주, 돼지고기, 감자 그리고 음....
독일 사람들도 자기네 음식 잘 몰라요.
피자, 스파게티를 좋아해요.
그러나 베를린에 오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은
Currywurst(카레소시지)
베를린에서 탄생한 음식입니다.
먹을 만 합니다.
첫댓글 처음 가는 여행에 정신 없고 산만했는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상희씨 반가워요^^ 백초도 많이, 이쁘게 컸겠네요. 그곳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가끔 사진과 함께 소식도 올려주세요~
좋은 여행 정보네요. 백초가 초등학교도 입학했겠네요. 잘 지내시길...
죽기전에 존경하는 콜비츠와 구동독 출신 화가 라우흐의 그림을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