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새옹지마" 혹은 "남가일몽"이라 했던가. 그래서 누군가는 인생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것은 고통뿐이라고도 한다. 살다보면 성취의 기쁨을 맛 볼 때도 있지만 때로는 깊은 좌절감에 빠질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럴때 비탄보다도 훨씬 강한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있다. 누구나 재기할 기회,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이란 말은 매회의 라운드는 모든 일을 끝까지 바르게 하기 위해서 재기할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에서의 구멍은 하나의 화두이다.구멍(그린 위의 홀)은 직경이 겨우108mm(10온스)의 작은 공간에 불과하지만 골프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인 동시에, 그야말로 성스러운 무(無)다. 골프의 목적은 가능한 한 빨리 이 허무의 땅에 도달하는 것이며, 되도록이면 우아함과 위엄을 갖추고 자연속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적은 것이 보다 많아 진다. 골프가 인간의 궁극적인 존재의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더라도 계속 이동하는 신비로운 작은 無가 골프에 본질적인 빛과 균형 그리고 매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 무야말로 수면을 비추는 달빛과도 같이 막연한 힘을 골프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파이날 라운드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