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지경
미스트롯2를 봤다. 전에 미스터트롯에서 이찬원이 부른 ‘진또배기’ 노랫말이 좋았다. 대중가요에서도 종종 인문학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조선의 솟대는 나무위에 오리모양을 올린다. 여기서 오리는 우리가 보는 오리가 아니다. 살던 터를 떠나는 철새들이다. 다른 세계로 가는 희망의 새들을 말한다.
철새는 哲世(철세)였다.
오십을 넘으면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백정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을 떠나지 않고 새사람을 만나지 않고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이 심리적 기득권이다. 검찰 권력을 버리면 검찰이 죽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국민과 민주와 교제하고 사랑받는 길이 아닐까? 철새들은 그것을 알고 있는 철학이 있었다.
여행을 하고 온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모여서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른 세상을 경험한 오리로 불리는 철새가 돌아오면 선조 조선인들은 배타적으로 대하지 않고 그들의 경험과 해안을 존경했다. 그리고 정말 낯선 세상에 대하여, 자연의 재해에 대하여 도움을 청했다. 이것이 솟대의 철학 哲世의 철학이다.
바위섬은 님이다.
동해 바다와 육지 사이에는 바위들이 곳곳에 있다. 바위는 태풍이 불 때 조선인의 삶의 터전을 지켜주는 보호석역할을 한다. 조선인들은 이 바위들처럼 솟대를 통해 보호를 받으려했다. 솟대신앙의 원형을 유지한 나라가 조선이다.
세 철새가 있는데 하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하나는 바다를 바라보고 또 하나는 산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과 바다 산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었고 그 하늘과 바다 땅이 무슨 변동이 있는지 살피는 망원경이었다.
솟대의 강원도사투리 진또배기
솟대의 강원도 사투리가 진또배기다. 진또배기와 솟대는 같은 말이다. 어원을 찾는다면 지켜주는 솟대들이 나무에 박혀있다는 뜻이다. 대중가요 진또배기는 현철이 부른 <사랑의 마침표>와 장윤정이 부른 <장윤정트위스트>를 작곡한 송결이 작곡하고 김학진이 작사했다. 1990년에 머루와 다래가 불렀다가 2008년 이성우가 불러 히트를 쳤는데 가수 이성우는 2년 전 12월19일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이찬원이 미스터트롯에서 불러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는데 이찬원의 노래를 듣고 이성우가 이모부가 되는 조카가 이찬원에게 “지금 고인이 되었지만 가수 이성우를 기억하게 해조고 명곡을 들을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라는 글을 SNS에 댓글로 남겼다. 애정이란 소재가 많은 트롯가사에서 진또배기는 문화를 담은 가사라 좋은 대중가요다.
노래를 좋아하는 조선반도
진또배기 노래를 분석하면 음악이 진취적이다. 큰 땅에서 농사를 짓는 중국인과 달리 조선인은 논밭을 가리지 않았고 산과 바다에서 일했다. 당연 우리 민족은 희망의 민족이고 감성적으로는 흥이 많은 민족인데 이 노래의 곡이 그런 감정을 잘 살렸다. 가사는 동사로 살아가는 조선인들이 두려움 없이 정진하자는 의미를 주고 있다. 고난이 있어도 우리는 축복의 민족이란 배경이 가사 안에 담겨져 있다.
어기야디야로 응원한다.
진또배기의 시작은 어 허야듸야 허야듸야다 라는 추임새 어기야디야라는 말로 뱃사람들의 노를 지을 떼 내는 흥겨운 소리다.
어촌마을 어귀에 서서 마을에 평안함을 기원하는 진또배기 ~ 오리 세 마리 솟대에 앉아 물 불 바람을 막아주는 진또배기~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바다의 심술을 막아주고 말없이 마을을 지켜온 진또배기 어허 어허 어허 어허 어야디야~
풍어와 풍년을 빌면서 일 년 내내 기원하는 진또배기 배띄워라 노를 저어라 파도가 노래한다. 춤을 춘다. 풍악을 울려라 만선이다 신나게 춤을 추자 풍년이다
코리아는 희망이지 멈춤은 아니다.
위기는 성찰이 아니라 기회주의를 만든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문학은 위기에서 성찰을 통해 위기를 위대한 기회로 만든다. 예년에 우리는 수시로 독감에 걸렸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독감에 걸렸다. 지금 하루 천명이라고 하지만 아마 예년에 독감 걸린 사람 수를 지금처럼 통계를 내면 하루 수십만 명일 것이다. 옛날에는 감기에 걸려도 무증상이면 체질이 건강한 사람인데 요즘 증상이 없는 양성 반응자는 숨은 범죄자가 되었다.
동해바다 최고의 위기 상황,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진또배기 신앙을 남기고 문화를 남긴 선조들이 이 노래 가사처럼 우리에게 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악을 울려라 만선이다 신나게 춤을 추는 풍년을 만들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