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이 피었습니다^^
님들, 파아란 오월! 감꽃처럼 또글또글하게 피어나시길^^
감꽃/ 최평호
(상략)
오월이 오면
지금도 그때처럼
감꽃은 소복히 쌓여
단내음 풍기고 있건만
웃음소리 자지르지던 옛 친구
철이,자야는 다 어디가고
달콤 쌉스럼한 해묵은 그리움의 이름들만
풋 감물 처럼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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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라 늦은 아침밥을 먹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네 해 전 이사왔을 때는 그래도 시골 정서가 많았는데, 그동안 많이도 변했다. 빈 터에 새로 지은 건물들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참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는가 보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좀 더 시골로 들어갈 걸 하면 아내는 눈을 흘긴다. " 여기가지 온 것만 해도 용한 줄 아소." 짐짓 그 눈을 피한다.
옥천댁을 지나는데 감꽃이 마당에 가득했다.
"아지매, 이거 주워서 떡해 묵어야 겠다."
"아이고, 선생님 그걸 우에 아능교. 도시 사람이..."
그랬다. 아직도 저들 눈엔 내가 도시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도시의 때깔을 아직 벗지도 않고 저들에게 다가갔구나. 시골을 멋으로만 알고 몇 해 동안 살아온 자신,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생각했다. 촌놈이 촌놈 되는것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꽃은 배고픈 꽃이었다. 감꽃을 보면 학교급식으로 주던 옥수수빵 생각이 난다. 빵 나눠주던 그 누나는 유난히 가슴이 컸다. 그래서 우리는 오봉만하다고 봉순이 누나라고 했다. 우리는 봉순이 누나 손에 들린 빵의 크기를 사랑했다.
다음 주 일요일엔 동창회가 열린다고 연락 왔다. 왕관같이 생긴 감꽃, 그 꽃처럼 지금은 왕이 되고 왕비가 된 옛 시절의 친구들을 빨리 보고 싶다.
글. 사진/우종률 수필가
첫댓글 벌써 감꽃이 피었군요~ 이불실에 꿰어 목걸이 만들어 여자라고 행복해 하던 유년 시절이 생각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