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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리~횟가마골~불무산~야미리
경기도와 강원도가 맞닺아 있는 어름의 포천군 영북면 야미리
배미마을,불무산을 손쉽게 오르려면 거쳐야할 마을이다.
운천시외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한 네 사내들(청아,회산,
내명,나)이 43번 4차선 차도를 넘는다. 배미마을과 본동마을로
이르는 마을 길이 곧장 불무산 복판쪽을 바라보며 뻗어있다.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야미천을 넘어서는 허름한 다리
야미중교(夜味中橋),'야미(夜味)'란 마을 이름에 쓰인 한자어의
(漢字語議)가 궁금하다.'밤중에 뭔 맛?' 밤중에 맛 볼 수 있는 종류의
수를 대라면 부지기수가 되겠지만, '밤'이라는 글자 앞에 형용사
'어두운'을 덧씌우면 뜻은 은밀하고 음침한 기색을 띠며 불순의
의미를 곁들여 부조리한 방향으로 천착하게 마련이다.
아무튼 마을 이름에 따른 유래가 궁금하긴 네 사내들이 마찬가지다.
거뭇한 물때로 얼룩진 다리를 뒤로하면 곧바로 마을 한복판으로
들어서게 되는데,이어지는 삼거리 갈래길에서 좌측 길을 따라야 한다.
몇채 안되는 민가 뒷쪽 산비탈 이곳저곳에는 길죽한 맞배지붕의
가건물들이 꽤 자리하고 있다.(12시)
뙤약볕으로 뜨뜻하게 달궈진 포장도로에서 피어오르는 열기에
이미 온 몸은 땀을 준비하고 만약의 온도상승을 예비한다.
마을 고샅을 빠져나와 들머리인 횟가마 골로 접어드는 임도 주변으로는
곳곳에 축사들이 여럿 눈에 띤다.사슴목장 입간판도 보이고 얼룩소들이
그득한 우사 그리고 풍기는 냄새로 추측컨데 돈사도 기중에 섞여
있는 모양이고 외견상 계사도 있음직하다.
그러나 어쨋든 풍기는 냄새는 고약하다.
저만치 숲그늘이 나오기 시작하며 재잘거리는 계류가 발치로
다가온다.그늘은 한 겹 두 겹, 층을 더 할 수록 색깔은 검은 빛을
지향한다.연두빛 그늘이 초록빛으로 색을 물들이면 이내 잎은
절정의 삶을 구가한다.절정의 삶이란 대개 박명을 숙명이라 탓한다.
절정의 초록은 구질하게 누렇고 벌건 빛으로 애써 변신을 구걸하다가
결국은 검은 빛으로 거두어진다.하늘과 땅의 법칙이 내린 결재다.
자연스레 산꾼의 발길을 잡아당기는 산길의 들머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계류를 건너서면 희미한 흔적을 잡아챌 수
있을듯도 하다.그리하면 내 그것을 등대삼아 산길을 헤쳐 오르리.
연립방정식을 풀어나가듯이 가만가만 두리번거리며 초반산길을
잡아나간다.습기를 머금은 산길에는 여러종류의 낙엽이 두둑하게
쌓여있고 돌부스러기와 습기먹은 흙이 한데 버무려진 산길은 푹석푹석
두엄을 딛는 것처럼 부드럽기만 하다.검은 그늘 사이로 금빛햇살이
빗금을 긋는다.산너머 쪽에서 들려오는가, 이따금 쿵쿵 거리는
포사격음이 적막을 깨뜨리곤 한다.푸른색 둥근다래가 여기저기
흩어져 뒹글고 있다.
계류의 재잘거림이 멀어지고 앞을 가로막는 다래넝쿨을 이리저리
빠져나오면 군데군데 참호가 물먹은 흙바닥에 지렁이 기어간 모습으로
이리구불 저리구불 산등성이에 생채기를 내고있다.
땀냄새를 맡고 달겨드는 '눈에놀이'를 비롯한 날벌레들이 귀찮게
얼굴주변으로 날아들며 심사를 어지럽힌다.ㅣ
허위단심 끝에 산등성이로 붙으니 그나마 희미하던 산길이 어느정도
제 모습을 하고 있다.그러나 산등성이에 붙으면 시원한 바람이라도
만나볼까 내심 기대했던 속셈은 어그러지고 만다.
쫄아붙은 뱃구레들을 채우고 산길을 잇는다.무명봉을 올라섰다
내려서면 이내 가파른 오르막이 팥죽땀을 내놓으라 한다.
가파른 비알을 올려치면 허리춤까지 무성한 갈대와 인진쑥 그리고
싸리나무들이 무성한데 진달래 철쭉가지들도 가세하며 앞 길을
거스른다.
시야가 터지며 산길은 곧바로 암릉으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한다.
거뭇거뭇한 물때가 진 크고작은 화강암 산길은 소나무와 바위가
연출하는 분재의 전시장을 방불케한다.바위 사이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은 뚜렷한데,찾는 산꾼들이 뜸 했음인가,잡초와 갖은 넝쿨들이
산길을 뒤덮고 있다. 올바르게 산길을 따르려면 수학문제를 풀듯이
이쪽저쪽의 상황과 경우를 비교하고 저울질을 게을리 하지말며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고 성급한 결단에 의구심을 보여야 한다.
그런 후 최종결심이 섰다면 시행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진행이
되어야 함은 불문가지라 하겠다.
크고작은 암반들이 줄을 잇는 주능선은 저쪽(서쪽방면)에서
바라보면 희뿌연 암릉이 띠를 두른 듯이 훌룡한 조망이 될 터인데
그쪽 산자락 벌판에는 군사전용의 포사격훈련장(?)으로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을게 틀림없다.그쪽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그쪽에서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불무산 산행'을 위해서는
좀더 나은 산행이 돼리라는 생각이 어색하지는 않아보인다.
따다다닥! 따다다닥! 푸웅 탁! 푸웅 탁! 꽈쾅! 꽈꽝!
각종 화기들이 요란하게 기세를 올린다.먼발치에서 이따금 울리던
굉음이 시나브로 발치까지 다가온다. 이제는 발치에서 난리밥석이다.
검은 숲 한가운데 장방형의 푸른잔디 벌판에 지렁이가 긴 자국처럼
흰줄이 어지럽게 얽혀있다.중화기들이 뻔질나게 이동을 한 흔적일 터,
그런데 중화기들은 보이지 않고 된소리(포사격음)만 연실 내뿜고 있다.
암봉을 기신대며 오르고 우산을 펼쳐놓은듯한 노송 그늘아래에서
목을 축이며 팥죽땀을 식혀본다.
한동안 멍때리며 조망을 즐기는데 또다른 폭음이 발치를 뒤흔든다.
기겁을 하며 '여기 사람 있소!!'하고 소리라도 지르며 '타깃방향을
돌리시오!'하고 소리라도 치고 싶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슬아슬한
암릉을 오르고 내린다.비알진 암릉을 올라서면 밋밋한 멧부리에
잡초가 무성하다.잡초가 무성한 밋밋한 산길을 따르면 또다시
암봉이 '어서 오시게!'하며 손짓한다.
중화기들이 노래(?)하는 불무산,뻐꾸기 멧새 곤줄박이 까막이들이
그들의 등쌀에 이 곳을 떠난지는 그들(군훈련장)이 자리하고부터가
아닐까.다시 내려서서 또다시 올려친 멧부리에 군시설이 자리하고
있다.겉모습은 버섯 모양인데 버섯의 갓 바로아래 사방팔방 총안겸
감시구가 장방형으로 길쭘이 뚫려있다.얼핏보면 철모를 눌러쓰고
검은 보안경을 착용한 초병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가칭 제1철모봉을 내려서면 곧바로 잡초가 우거진 헬기장을
만나게 되고 사뿐히 내려서서 다시 올려친 멧부리에도 이전의
모습과 다를게 없는 제2철모봉이 위엄을 떨친다.
저쪽(북쪽방면) 파란아래 우뚝솟아있는 불무산 정상이 이제는
손을 뻗으면 곧바로 손을 내밀기라도 할듯이 눈짓을 한다.
칼날같은 바윗길을 조심스레 오르고 우거진 숲을 헤쳐오르면
삼각점이 숲 그늘에 심어져있는 무명봉을 만난다.
이곳의 무명봉은 잡목이 사위를 가리워 조망이 시원치 못하다.
더군다나 참호구덩이가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있으며 구덩이는
낙엽들이 가득하다.
조망이 부실한 무명봉을 내려서면 불무산의 정상 턱밑이 된다.
노송과 암릉이 함께 연출한 진경의 산수화를 찜질방에서나 겪을
팥죽땀을 훔쳐가며 허위단심 애면글면 기신거리며 비알을 오른다.
벌건 구조물이 눈길 끈다.
산길을 떠억 가로막아서고 있는 녹이 잔득 슬었고 삭아서 구멍까지
군데군데 뚫려있는 정사각형의 빈탱크다.그 물건을 뒤로하면
거대한 바위가 산길 한복판을 또 막아서고 있는데 산길은 그 놈
우측을 끼고 돌아 나있다.뾰죽한 바위가 비스듬히 기운듯이
자리하고 있는 암릉을 뒤로하면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에 이르고
곧바로 비알을 올려치면 바로 해발 688.8m의 불무산 정상이 된다.
이 멧부리가 가칭 제3철모봉인 셈이다.
이전의 두 철모봉과 모습과 형태는 다를게 없다.
오늘 산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가칭 제3철모봉,이 멧부리에서의
조망은 이전의 철모봉에는 다소 뒤진다.여느 산 멧부리에서 부감되는
끝없이 출렁이는 산하와 그 사이사이, 골골이, 옹기종기 취락의 색감을,
진경산수화를 맞댄 즐거움과 호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산객만의
추상이 될 터다.
인증샷을 빠뜨리지 않고,배낭속에 남긴 업보도 무참해결하고 하산을
서두른다.지참한 산행지도에 따르면 이곳 정상에서 곧바로 산제당골로
내려서서 오전의 들머리 마을로 내려서게 그려있다.중간에 산제당골의
작은 폭포도 만나고 맑은 계류에 땀을 씻어낼 즐거움도 기다릴테니
그리하면 마지막 퍼즐이 제대로 채워질 것도 싶다.
그러나 그 지도의 바램은 결국 산행불가방침으로 자체결론을 내리고
오래 전의 산행경험에 따른 방식을 추적시행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상을 뒤로하면 헬기장을 지나가게 되며 그곳을 거치면 가파른 비탈에
총안겸 감시구가 눈을 부라리는 초소를 지난다.
내리막 산길은 절벽이나 다를게 없는 까까비알이다.산길은 이내
희미해지더니 아예 모습조차 가늠이 안 된다. 습기를 먹은 차진 흙에
부스러기 돌들이 섞여있어 주르륵 미끄러지기도 하고 두텁게 쌓여있는
묵을대로 묵은 낙엽들이 산길바닥을 위장하고 있다.자칫하면 발목이라도
낙엽밑의 고랑에 걸리면 곤두박질은 맡아논 횡액이 될 터이다.
천신만고(?)끝에 벼랑의 내리막을 내려서면 묵은 흙만 간신히
계란 후라이처럼 남아있는 묵묘에 닿게된다.봉분 앞 작은 참나무 아래
빈 소줏병 두 개가 쓰러져 있다.이 묵묘 후손이 언젠가 성묘를 하고
쓴 소주를 마시며 아린(?)가슴을 달랬던 흔적은 혹 아닐런지.
이 묵묘부터는 편안하고 완만한 내리막길이다.내리막 길이 이나마
편안함은 묵묘 후손의 자취 흔적 덕이 아닐까.
숲을 빠져나오면 이내 세멘트 포장갈인데 이 길은 바로 오른쪽에서
끝이 난다.과수원 정문이 기다린다.
사과와 배 그리고 복숭아나무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울타리
주변으로는 대추나무도 서있다.아미천 개울물이 맑다.
수량은 넉넉친 않지만 그런대로 땀은 씻어낼만하다.
흘낏 뒤돌아본 불무산의 거뭇한 산줄기와 파란 하늘이 금을 그은
자잘한 곡선이 아직은 은빛으로 반짝인다.
하늘과 땅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하늘의 큰 뜻과 땅의 소망이
물들여지는 합곡의 천공인거다.
원형이정(元亨利貞),세상의 모든 것이 생겨나고 자라고 이루어지며
거두어짐이 하늘의 법칙(자연)이라면,무릇 땅의 영물 인간에게는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본성이다.하늘의 법칙이 온전하고 인간의
본성이 여일(如一)하면, 그 길은 젖과 꿀이 흐르는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극락이자 천국이 될거다.
무분별한 개발과 탐욕으로 얼룩지는 자원고갈은 하늘을 성내고 땅을
가르며 젖과 꿀의 동산을 물과 불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영물들은 점차 위험스러운 사태를 예감하고 체득하기까지 하고
있음이다.땅을 깊숙이 파 들어가 땅의 뇌수를 퍼내는 일을 삼가려
하고 있으며, 하늘이 살펴 보내주는 볕에 의지하려는 의지를 점차
심화시키고 있는 즈음이다.(17시30분)
운천시장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안동식당'에서 소머리국밥에
허기진 뱃구레를 채운다.운천에서 수원으로 떠나는 버스시간이
19시가 되니 한 시간이라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은 17시 50분에도 충분히 버스를 타고 귀경을 할 수 있었는데,
인솔대장(청아)이 구상하고 있는 것은 느긋하게 19시에 맞춰놓고
있다. 그러니 대장비위에 맞출 수밖에 없지 않은가.
거스르면 기강이 무너질테고 하니, 국으로 따를 수밖에.
(2016,7/19)
첫댓글 대지가 뿜어대는 열기와
지척에서 울려 퍼지는 포성에
몸은 흐느적 거린지 오래됐고
그리해도 네사내의 연결고리로
철모 벙커에 오르다
... ... ... ...
불같은 정열!!
무엇이 겁나랴!!
산에서 살리라!!
이렇게 찌는 무더위에는 거뭇하게 그늘 진 숲속이 제격인데...다음 산행은 언제 쯤일런지...
다음산행지...양평 추읍산이 어떨지?
8월9일(화)..아니면16일(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