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서울고 동기 조진형학형이 자신의 아버지조병화 시인께서 쓰신 <<떠난 새월떠난 사람>>이란 책울 16회 동기 카톡방에 올리기 기 시작하였기에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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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세월 떠난 사람』 1996년 2월 1일 융성 출판
그동안 『시의 오솔길을 가며』를 100회에 걸쳐 보내드렸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보내드릴까 고민하다가 『떠난 세월 떠난 사람』 을 보내드리는 것이 조병화시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조병화 시인이 만난 많은 사람들의 에피소드와 조병화 시인이 걸어온 과정 특히 명동시절이 어떻게 조병화 시인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바쁘신데 보내드리는 것이 폐가 되지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 보내드리도록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디 조병화시인의 생애가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머리글
사람은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실로 많은 것을 만나게 되는 거다. 바람을, 구름을, 문학을, 인간을, 그리고 숙명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거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보다 더 귀한 일이 어디 있으랴.
나는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왔던 거다. 훌륭한 선배를, 멋진 동료를, 막역한 벗을, 성실한 후배를 만나 교유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시를 쓰면서 세월을 보내왔던 거다. 동경에서, 해방된 서울의 거리에서, 부산의 피난지에서, 전쟁 뒤의 황폐하기만 했던 명동에서.
그 많은 벗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의 삶과 나의 문학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고, 더 풍요로워졌던 거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나의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나의 문학적 삶의 기록이자, 그 노정에서 만난 많은 고마운 분들과의 교유기이다. 이 중에서 많은 분들은 이미 유명을 달리하셨고, 나도 이젠 오랜 교직생활에서 정년퇴직을 한 몸이다. 돌아보기에 아득한 세월일 뿐이며, 먼저 간 분들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제목을 떠난 세월, 떠난 사람이라 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실로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 여기까지 아무 말 없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작은 책에 어찌 그 많은 이름들이 다 들어가 있으리. 아주 좋은 벗들의 이름이 망각의 탓으로 많이 누락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다.
증보판을 내면서
수년 전에 현대문학사에서 연재하던 것이 책이 되어 나오고, 책이 되어 나오고서부터 벌써 수년이 지나,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에 다시 융성출판에서 증보 복간을 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번엔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삼백여 명이 넘는 문인, 언론인, 예술인, 학자들의 약력을 일일이 찾아서 증보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젊은 독자들에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렇게 이 많은 문인, 예술인, 학자, 기자들의 약력을 찾아서 증보해 주시는 융성출판 김만연 사장과, 편집부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은 한때 서울 명동을 중심해서 활약했던 이 나라 수많은 예술인들의 양상을 나를 중심해서 그린 책입니다.
그러므로 문학청년들은 꼭 한번 읽어 둘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되며 일반독자들도 한번 읽어서 알아둘 만한 이야기거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시 한번 융성출판 편집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1995년 겨울. 경기도 안성 편운재에서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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