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7년 전 ‘갑’ 소유 토지를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임차해 갑의 승낙을 받아 집을 짓고 등기를 한 후 살고 있었는데, 7개월 전 갑이 위 토지를 매도하겠다는 이유로 해지통고서를 보내 오더니 최근에는 토지소유명의가 ‘을’에게 이전됐고, 을은 저에게 위 집의 철거와 토지의 인도를 청구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위 집의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만일 가능하다면 누구에게 매수청구를 해야 하는지요?
답:민법 제643조는 같은 법 제283조를 준용, 토지임차인의 건물매수청구권에 관해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652조는 위 규정에 위반한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제622조 제1항은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는 이를 등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그 지상건물을 등기한 때에는 제3자에 대해 임대차의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는 현재 토지의 소유자가 임대인 갑에게서 을로 변경됐고 귀하의 임차권은 갑의 해지통고 후 6개월이 지난 때에 이미 소멸됐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위 규정에 의한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이에 관해 판례는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차인의 건물매수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은 통상의 경우 기간의 만료로 인한 임차권 소멸 당시의 토지소유자인 임대인일 것이지만, 임차권 소멸 후 임대인이 그 토지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등으로 그 소유권이 이전됐을 때에는 제3자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차지권(借地權)을 가지고 있던 토지임차인은 그 신소유자에게 대해서도 위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75다348판결, 96다14517판결)
따라서 귀하는 현재의 소유자인 을의 건물 철거 및 토지인도청구에 대응, 위 건물의 매수를 을에게 청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판례는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차인의 건물매수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의 토지소유자인 임대인이고 임대인 임차권 소멸 당시에 이미 토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는 그에게 지상건물의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으며, 이는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의 종료 전에 토지를 임의로 처분해다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으므로(93다59717, 59724판결), 위 사안에서 이미 소유권을 상실한 갑에 대해서는 위 건물의 매수청구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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