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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대학연맹전을 보고 왔습니다. 여기서는 오늘 경기를 중심으로 씁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신촌에서 온수리 가는 8시40분 차에 올라탔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넘더군요. 경기시간은 11시. 체육관 정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장을 힐끔 쳐다봤습니다. 관중석에는 아직 사람이 보이질 않고, 상명대 선수들과 한국체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더군요. 텅 빈 관중석에 들어가려니 이상하기도 하고..........그래서 팜플렛을 하나 얻고는 강남중학교 앞에 있는 매점에 가서 물과 커피를 사고는 담배 하나 물고 있었죠....
조금 후에 어제 앉았던 자리보다 조금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일본 중부대 선수들이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제 왼쪽에 자리를 잡더군요. 오늘 출국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면 인사라도 나눠볼까 했지만, 간단한 인사말조차도 아는게 없는지라....그냥 멀뚱멀뚱 ㅎㅎ ...이 선수들 남대부 결승경기까지 보고서 경기장을 떴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조금씩 들어오고....경기 시작 직전 한국체대 남자부 선수들이 제 오른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일반인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초당대가 해체되는 바람에 한국체대와 상명대만이 출전하여 2차례의 경기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 여대부....어제 열린 1차전에서는 상명대의 4점차 승리!
여대부 경기의 관심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학생딱지를 떼게 되는 한국체대 문필희·손은선 선수, 상명대 강선희·강진미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였습니다...
1차전도 양팀 졸업생의 활약도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것 같습니다. 문필희 선수. 대회 직전까지 교생실습에 나가 있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죠...그래서 그런지 1차전에서 문필희 선수는 전반 중반이 돼서야 투입되었습니다. 문필희 선수가 졸업한 이후를 대비한 것도 있었지 않을까라고 짐작해 봅니다만.......어쨌든 문필희 선수가 빠진 전반 초반은 상명대가 주도권을 쥐고 계속적으로 리드...그러다가 문필희 선수가 투입된 후, 패스가 원활해지면서 전반 초반의 열세를 극복 <한국체대 10:9 상명대>로 전반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같이 보고 있던 나야옹님 "역시 국가대표야!"를 연발.....그런데 후반전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지죠....문필희 선수가 힘겨워 하기 시작하면서 상명대 페이스....체력적으로 완전한 상태가 아닌데다가, TV에서 생중계까지 하는 바람에 상당한 심적부담이 있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손은선 선수도 부상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훈련을 못하고 계속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1차전에서도 후반전에만 잠깐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반면 상명대의 강선희 선수와 강진미 선수는 상당히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공격을 주도했고, 득점도 많이 했습니다. 여기에다가 3학년 남기은 선수의 득점까지 가세하면서, 상명대는 24 대 20 이라는 4점차의 쾌승을 거두게 되죠...
오늘은 어떨까?....양 팀의 전력을 살펴봤을 때 한국체대가 4점차의 열세를 극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핸드볼은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죠...
무척이나 기대되는 순간!! 한국체대가 빨간색, 상명대가 푸른 색 유니폼을 입고 나오네요...1차전에는 상명대가 빨간색, 한국체대가 노란색이었는데....저만의 생각일지 모릅니다만 양팀 모두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훨씬 폼이 나네요....
2차전 관전기에 앞서 사전정보 하나. 2차전에서는 어제와 달리 한국체대의 문필희·손은선 두 선수도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굉장히 힘들지 않았을지...). 상명대의 강진미·강선희 선수도 마찬가지구요. 이 경기가 모교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이니 각오들이 남다르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전반 초반은 5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둬야 우승할 수 있는 한국체대(이하 체대)의 우세. 체대의 초반 상승세를 주도한 선수는 7번 김경미 선수. 상명대의 공격이 잇달아 실패하는 동안, 김경미 선수와 10번 김선정 선수의 슛이 성공하면서 2:0(편의상 한국체대:상명대의 순으로 표기합니다)으로 앞서 나갑니다. 어제와는 정반대의 전개...
그러자 1차전 승리의 주역 상명대 2번 남기은 선수의 반격(2:1).
전반 3분께 체대 7번 김경미 선수의 공격이 성공한 후, 상명대 3번 김은정 선수의 페널티 성공. 뒤이어 김경미 선수가 다시 한 골 추가(4:2).
그렇지만 상명대도 그 이상의 점수차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상명대 3번 김은정 선수가 페널티를 성공시키고, 뒤이어 10분이 지날 무렵, 이날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린 4번 이한주 선수(8골)가 9m라인에서 던진 중거리포가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동점상황(4:4).....
전반 10분 45초가 경과할 무렵, 대표팀과 달리 9번을 달고 있는 문필희 선수의 첫 번째 득점이 터집니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오른쪽 구석으로 던진 슛이 꽂힌 거죠(5:4).
그러자 상명대 4번 이한주 선수가 페널티로 동점을 만들더니(5:5), 이어서 15분30초경에는 9m LB위치에서 던진 중거리포가 적중! 처음으로 상명대가 리드를 하게 됩니다(5:6). 이 때부터 전반 막판까지 상명대가 1점차로 앞서 나가면, 체대가 곧바로 따라가는 양상.......
체대 4번 진연희 선수와 상명대 2번 남기은 선수가 한 골씩 주고 받으면서 6:7
이후 문필희 선수가 LB 위치에서 연속 2골을 뽑아내는 동안, 상명대 이한주 선수는 페널티 2개로 응수(8:9).
전반 21분이 경과하면서 1차전에서 8골을 뽑아낸 체대 19번 허하나 선수가 RB위치에서 첫 득점을 올리면서 9:9 동점.
그러자 상명대 9번 강진미 선수가 멋진 9m짜리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면서 9:10. 강진미 선수의 첫 득점.
전반 22분 30초에 체대 19번 허하나 선수가 10:10 동점을 만들자, 상명대 4번 이한주 선수가 중앙에서 9m 중거리포를 터뜨리고, 이어 상명대 7번 황진희 선수가 체대의 패스를 가로채 만든 골키퍼와의 1:1 찬스를 성공시켜 10:12로 벌려 놓습니다.
전반 27분경.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한 15번 손은선 선수가 첫 득점을 올리자, 상명대 2번 남기은 선수가 중앙 9m 지점에서 중거리슛을 터트리면서....상명대 2점차 리드 유지(11:13)....
전반 28분부터는 체대 페이스. 3골을 넣은 후 침묵하던 문필희 선수가 중앙 9m 지점에서 멋진 중거리포를 터트린데 이어, 7번 김경미 선수와 손은선 선수가 잇따라 골을 성공시켜, 재역전에 성공! 14:13으로 전반을 마치게 됩니다....
상명대가 앞서나가면, 체대가 따라가는 것이 전반전 중반 이후의 양상이었다면......후반전은 갈 길이 바쁜 체대가 앞서나가고 상명대가 뒤따라가는 형국.....
후반 시작하자마자 상명대 7번 황진희 선수가 동점을 만들자, 체대 19번 허하나 선수의 페널티로 다시 체대 리드(15:14)...후반 4분 30초경에는 문필희 선수의 어시스트를 받아 11번 정혜선 선수가 속공을 성공시키면서, 체대는 전반 초반 이후 처음으로 2점차로 벌려놓습니다(16:14). 그렇지만, 상명대의 끈질긴 추격으로 좀처럼 그 이상은 점수차가 벌어지지 않네요.....
후반 9분 35초경, 어제 많은 득점을 올렸던 상명대 8번 강선희 선수가 첫 득점을 올리면서 1점차 추격(16:15). 이어 체대 15번 손은선 선수가 다시 골을 성공시키자(17:15), 상명대 2번 남기은 선수가 따라붙는 득점(17:16).
후반 13분경 문필희 선수가 중거리포로 5골째를 넣자(18:16), 이어 상명대 4번 이한주 선수가 페널티를 성공시키네요. 7골째(18:17).
후반 13분 50초에 체대가 문필희 선수의 멋진 중거리슛으로 달아나자(19:17), 상명대 강진미 선수가 파워풀한 슛으로 응수(19:18).
후반 12분 25초. 허하나 선수가 2점차로 달아나는 슛을 성공시키자(20:18), 이어 상명대 7번 황진희 선수가 추격골(20:19).
후반 11분 20초. 체대 11번 정혜선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자(21:19), 상명대는 4번 이한주 선수의 페널티골로 다시 1점차 추격(21:20). 이한주 선수의 8번째 골.
1차전 4점차 패배를 극복해야 하는 체대로서는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
그런데 후반 막판에 체대가 마지막 찬스를 잡게 됩니다.
후반 23분30초경 15번 손은선 선수가 득점하면서 2점차로 벌리고(22:20),
이어진 상명대의 공격이 패시브에 걸려 체대에게 공이 넘어가는 순간, 재빠르게 체대 11번 정혜선 선수에게 패스가 연결되어, 골키퍼와 1:1 상황. 이것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체대는 처음으로 3점차의 리드를 잡게 됩니다(23:20). 이 때가 후반전을 4분여 남겨둔 상황.....이렇게 되자 지금까지 여유를 가지며 경기하던 상명대 선수들도 약간은 당황하는 눈치. 이 순간이 2차전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그런데 체대는 이 고비를 넘지 못합니다. 체대 허하나 선수가 2분 퇴장을 당하게 된 거죠...체대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다시 반전시키는 퇴장!
이후 체대는 1골도 추가하지 못하구요....반면 상명대는 7번 황진희 선수가 1골을 추격한 후, 마지막으로 3번 김은정 선수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오버슛을 성공시킵니다.
결국 23:22로 한국체대가 1점차의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1승1패가 됐지만, 1차전의 4점차 승리 때문에 우승컵은 상명대가 차지하게 됐습니다.
승패를 떠나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준 양팀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구요...이번 경기를 끝으로 실업팀으로 가게 될 한국체대 문필희선수와 손은선 선수, 상명대 강진미 선수와 강선희 선수.....큰잔치에서 더욱 좋은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남대부 경기도 같이 올리려고 했는데요.....타이핑에 지쳐서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이상 허접한 관전기였습니다.
첫댓글 허접한?? ㅋㅋㅋ 정말 대단한 관전기였습니다. 경기를 못봐서 무지 속상했었거든요. 애들 데리고 서울 구경하면서도 무쟈게 답답해서리 산그림자에게 문자를 날려도 봤구요.(혹시 소식 들어왔나 해서리...ㅎㅎ) 마치 경기를 보는 것처럼 자세히 써주신 새날님 감사요~~~
대단하시네요. 득점 상황에 경기 상황까지... 정말 대단 대단한 관전기네요. 새날님 감사합니다.
진짜로 대단하시네요.. 공책에 열심히 적으시던데.. 이거 쓰실려고 적은거에요..?? 대단합니다..
와~~^^ 정말 이렇게 구체적으로~^^대단하세요~^^최고에요!^^
엇 남광현 선수! 적는 걸 어떻게 보셨죠? ㅋ 결승전은 중계도 안해 주고, 저 혼자 가는 바람에 관전기를 올려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있었습니다...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그날 앞에서 보고 있었어요.. 정말로 대단합니다..^^
한국체대 대 상명대 1차전 전반 기록에 오류가 있어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