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의 야경
날씨가 영상이건만 바람도 불고 냉기가 전해오는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하루였다. 기온은 영상이라서 산책을 하러 갈까 기웃거리다가 창문을 열어보면 살갗에 전해오는 냉기가 차갑게 느껴졌다. 흐리고 바람에서 냉기가 전해오니 그냥 집에서 쉬기로 했다. 어제 산행도 했고 오늘은 휴식을 하기로 했다. 오전에 잠시 낮잠도 잤다. 베란다를 드나들며 화초도 살펴보고 상추랑 열무도 들여다보면서 하루를 보냈다. 꽃씨도 파릇하게 자라서 상추랑 더불어 지내고 있고 코스모스 씨앗도 싹을 키우고 있다. 신비롭다. 어제 심어놓은 모과 씨앗도 싹을 틔울 것이다. 씨앗 하나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점심에 우족탕에 떡을 넣어서 떡국을 끓였다. 어머님께 갖다 드리고 남은 마지막 우족탕이다. 일주일 동안 잘 먹어준 가족에게 고맙다. 지겨워할까 봐 이리저리 변화를 줘서 요리해주었다. 덕분에 나도 보약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다 좋아질 것이다. 체력도 회복하고 더욱 건강해진 모습으로 새 봄을 맞을 것이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잡채밥을 해주었다. 내일 면접을 보러 가는 큰아들에게 격려차 좋아하는 잡채밥을 해주었다. 결과가 좋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못해도 너무 실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들에게 맞는 자리가 있을 테니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복을 꺼내서 손질했다. 모델처럼 멋진 모습이 대견하다. 너에게 좋은 기운이 올 거야. 마음속으로 응원을 했다.
경산 시내가 건너편으로 보인다. 야경이 너무 아름답다. 동자못과 어울려서 경산의 밤이 꽃밭처럼 아름답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늘 바라보는 풍경이다. 모두 평안하기를 기도하면서 창문을 닫는다. 건너편 카페도 환하게 밝혔던 조명을 일찍 끈다. 다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아들 둘과 맛있는 요리 해서 먹고 차도 마시고 글도 쓰고 책도 보면서 편안하게 잘 보냈다. 아름다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