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식구가 사는 이 집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산장에 온 것처럼 포근하고 나무 냄새가 솔솔 풍기는 이곳에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1 주방 쪽 벽은 고벽돌로 시공했으며 한쪽 벽은 진한 카키색 페인트 칠을 해 좀더 아늑한 느낌을 준다. 아일랜드 식탁 외에 널찍한 우드 테이블과 벤치를 만들어 사람들이 많이 모여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2 일본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이케아 싱크대와 밝은 우드 컬러로 맞춘 주방 가구가 산뜻하게 잘 어울린다.
<메종> 홈페이지를 탐색하던 중 ‘리더스 페이지’ 코너에서 심상치 않은 포스트를 보게 됐다. 매일 밤 잠을 설치며 이렇게 저렇게 디자인을 해보다 결국 현실화되었다는 독자 양희욱 씨의 37평 아파트 사진과 사연이었다. 남다른 안목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던 사연은 결국 취재로 이어지게 됐고 일산의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보니 집의 진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로 만든 미닫이 형태의 중문이 집으로 들어선 이들을 반긴다.
3 아파트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미닫이 형태의 중문은 묵직한 느낌을 주고 싶어 앤틱한 분위기의 우드 소재로 제작했다.
4 데크 형태의 2층 공간을 마련한 아이들 방의 모습. 데크로 올라가는 계단도 만들었다. 구석진 곳에서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공간.
“이전 집이 화이트 컬러를 기본으로 한 심플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집은 ‘내추럴’이 컨셉이에요. 남편과 저는 사람들이 자주 놀러 오고 싶어하는 따뜻하고 아늑한 집을 만들고 싶었죠. 멋지다는 펜션이나 호텔, 카페 등을 직접 가본 후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또 남편이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가는데 그때마다 구입해온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보며 함께 시안도 많이 찾았어요.”
내추럴한 느낌을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소재가 중요했다. 그래서 부부가 선택한 소재는 ‘우드’다. 게스트용 화장실은 샤워 시설을 과감히 없애고 세면대를 제외한 대부분을 우드로 마감했다. 바닥 부분까지 우드 바닥재로 시공하고 나니 휴양지의 숙박시설에서 느낄 수 있는 프라이빗하고 안락한 공간이 됐다. 주방에는 식탁 외에 널찍한 우드 테이블과 벤치를 따로 만들어 사람들이 둘러앉을 수 있도록 넉넉한 자리를 마련했고 벽면은 직접 구한 고벽돌로 시공해 한층 멋스럽다.
5 창고의 문을 다른 쪽으로 만들면서 생긴 가벽을 활용해 벽난로 형태의 공간을 만들었다.
6 집 안 곳곳에서 아이들과 가족 사진을 볼 수 있다. 거실에 놓인 TV 수납장은 이전에 살던 집에서 가져온 것.
무엇보다 아이디얼한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은 두 딸아이의 방이다. 방 안에 다락방 형태의 2층 공간을 만들었는데 우드 프레임으로 제작한 데크 형태의 공간은 놀러 온 어린 손님들에게 최고의 장소다. 집 전체가 같은 소재로 꾸며지면 답답할 수 있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서로 다른 색감과 질감의 우드를 사용했고 필요하지 않은 가구와 장식을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이다. 또 서재와 가족 욕실 벽면에는 유리 블록을 시공해 빛이 드나들도록 했으며 다양한 스타일의 조명을 사용해 곳곳에 포인트를 주었다. 명민한 집주인은 가지고 있는 짐을 미리 생각하면 가구를 사거나 수납 공간을 만들 때 훨씬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집 안 전체가 계획하에 이뤄진 듯 깔끔하다.
1 남편의 서재 방. 따로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아도 벽 한 면을 화이트 컬러로 깔끔하게 비웠기 때문에 프로젝트 빔을 보기에 좋다.
2 가지고 있는 짐을 제자리에 맞게 수납해 감추자는 것이 집주인의 생활 철학이다. 안방 침대 헤드보드 쪽으로 붙박이 수납장을 맞춰 옷과 잡동사니를 보관하고 있다.
3 양쪽에 책장을 마련하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책상을 만들어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고 있다.
“좋은 집을 가진다는 것은 의미가 있어요. 꼭 비싸고 번지르르한 집만이 좋은 집은 아니죠.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 더 나아가 집에 놀러 온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집이 갖는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 집이 가족들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이 되길 바라요.” 나무로 감싼 집에 살아서일까.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씨도 나무를 닮았다.
1 가족이 사용하는 안방 화장실의 모습. 게스트용 화장실보다 좀더 모던한 느낌이다.
2 이 집에 놀러온 이들이 가장 감탄한다는 게스트용 화장실. 입구 문을 없애고 변기가 놓인 공간만 따로 문을 만들어 구분했다. 바닥부터 수납 공간까지 모두 나무로 맞췄기 때문에 훨씬 프라이빗하고 아늑하다.
3 서재와 안방 화장실 등에 시공한 유리 블록. 불을 켜지 않았을 때도 빛이 드나들어 실내가 어둡지 않다.
4 게스트용 화장실 문에 붙어 있는 스틸 소재의 화장실 안내판. 최가철물점에 들렀다가 보고는 너무 귀여워서 살 수밖에 없었다고.
Practical Tip독자 양희욱 씨 집은 대부분 우드 소재 가구와 소품으로 채워져 있다. 최소한으로 가공된 나무가 주는 푸근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집을 더욱 따뜻하고 안정적이게 만든다. 서로 다른 색감과 패턴의 우드 제품이 모여서 이뤄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데 여기에 스틸 소재로 부분 부분 포인트를 준다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