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10%대 기대…‘농가경제 악화’ 변수
트랙터 교체 증가·승용형 이앙기 선호/중고 부족·지자체 지원 확대 등 뒷받침
농기계 시장이 지난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해도 10% 안팎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동공업, 동양물산기업, 국제종합기계, LG전선, 캠코 등 농기계업계는 신기종 투입,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등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대동공업은 제품력 강화, 대리점 경쟁력 강화, 소비자 만족 등 3대 차별화 전략을 마련했다. 동양물산기업은 핵심 전략기종 육성과 현장 순회 서비스·교육 등 고객 지향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한 흑자구조로 재편한 국제종합기계는 친환경 농기계와 신속한 사전·사후 서비스를, 그리고 LG전선은 최고 품질의 트랙터와 대리점 육성을 통한 사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캠코는 신속하고 완벽한 서비스와 첨단기능 농기계 공급을 최우선 전략으로 세웠다.
이처럼 농기계업체들은 시장 회복과 함께 연초부터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무조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올해 정부의 농기계 구입지원이 다소 축소된 데다 쌀 협상 타결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 등은 농기계 시장의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트랙터 70마력, 승용이앙기 6조식, 콤바인 5조식 등으로 3개 기종에 적용한 융자상한제는 대형 모델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선택품의 융자지원율이 50%에서 20%로 조정됨에 따라 농민들의 농기계구입 부담도 소폭 가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기계업체들의 공세적인 사업전략에서 엿보이듯 농기계시장은 신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0년대 초중반에 대량 공급된 트랙터의 교체수요가 사실상 지난해부터 시작됐고, 승용이앙기는 보행형 보유농가들의 교체구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나타났던 중고농기계 수요 급증에 따른 중고 품귀는 신제품으로 수요의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방자체단체들의 농기자재 지원사업과 농업종합자금 평가 완화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산 농기계는 승용이앙기와 콤바인을 중심으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국산 농기계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랙터 - 국내 1만2000여대 공급 전망
농기계산업 발전과 시장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트랙터는 올해 국내에만 1만2000여대 가량 공급될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수출물량까지 감안하면 3만여대를 육박한다.
대동공업은 지난해 씨엠스타에서 전격적으로 공개한 D581/D651/D701/D851 새모델을 중심으로 올해 30마력에서부터 135마력까지 25개 모델을 공급한다. 대동공업 트랙터는 작업기 수평제어, 오토 동력취출장치(PTO), 냉온장고 장착 디럭스형 캐빈, 퀵타입 로워 링크 등을 채택해 작업성능과 편의성을 살린 품질력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행과 관계없이 작동하는 독립 PTO 기능과 주행속도와 비례해서 작동되는 그라운드 PTO 기술이 적용돼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동양물산기업은 16개 모델을 라인업하고 국내 유일의 다이얼 전자유압제어장치를 적용한 T720 트랙터를 비롯해 T430, T522 등 핵심모델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직접분사식 존디어 디젤터보엔진을 장착한 T720은 PTO 출력 효율이 94.4%로 높고, 로더용 죠이스틱 레버, 냉온장고, 컵홀더 등을 장착해 작업성능과 편의성을 높였다.
트랙터 강자 LG전선은 올해 R 시리즈 새모델을 출시하는 등 농기계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33개에 달하는 모델을 공급,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특히 LG전선은 실용적이고 자동차 수준의 쾌적함을 추구하는 제품으로 농민들에게 보답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종합기계는 지난해 커민스의 IPA 테스트를 통과한 엔진을 탑재한 하우스용 트랙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캠코는 고장 자가진단, 작업상태 표시, 자동부하 감지 및 평행 복귀 장치 등을 비롯해 핸들의 각도가 40도에 도달하면 앞바퀴가 2배속회전하면서 선회하는 오토 디스크브레이크 배속턴, 작업기 자동상승, PTO 역회전 등 첨단전자제어 트랙터로 승부수를 두고 있다.
콤바인 - 고출력·대형화, 5·6조식도 인기
올해 4500여대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콤바인은 본격적인 고출력·대형화 시대를 맞고 있다. 4조식 콤바인에도 60마력대 엔진 탑재가 기본이고 5조와 6조식도 1000여대 가량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대동공업은 농민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은 4조식 DSM65G로 아성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기종은 60마력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최대 예취폭 1500mm를 1.37km/s의 속도로 작업할 수 있다. DSM65G는 또 HST 무단변속 장치, 차체수평제어장치, 광폭 크로울러, 엔진자동 정치 등 첨단기술이 돋보인다.
동양물산기업은 전후좌우 수평제어 기술이 적용된 5조식 콤바인 HU7000G로 수입기종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 기종은 동급 최대의 W자 흐름의 대형 급통을 설치해 선별정도 및 탈곡능력을 대폭 높였고 손실은 최소화했다. 또한 1500리터의 대용량 그레인 탱크, 카터부, 엔진룸, 탈곡통 커버 및 수망이 원터치로 열려 편리하다.
국제종합기계는 최대 예취폭이 1535mm인 EC600을 주력 기종으로 설정했다. 60마력 엔진을 탑재해 작업속도가 최대 1.45m/s로 빠른 이 기종은 HST 유압무단 변속, 탈곡깊이 자동조절, 자동선회, 피트체인 전동클러치 등의 자동화 기능이 있다.
LG전선은 5조식 LC750G를 공급한다. 이 기종은 1.45m/s의 빠른 작업속도에서도 벼 손실률이 약 0.92%로 적고, 1500리터 대용량 곡물탱크가 장착됐으며 최고 4.9m 높이로 벼를 배출할 수 있다. 작업중 과부화를 모니터와 경보음으로 알려주는 마이콤이 있어 안전성이 돋보인다.
캠코는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일본 건설성 환경 규제를 통과한 친환경 엔진을 탑재한 콤바인을 공급한다. 이중 6조식 KAR90 기종은 중량이 3709kg으로 가벼워 물 논 작업성능이 우수하고 정역전 냉각팬,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곡물배출 오거, 후진시 기체가 자동 상승하는 새로운 기능이 적용됐다.
승용이앙기 - 얀마·이세끼 등 일본제품 우위
보행형에서 승용형으로 활발하게 진화하고 있는 승용이앙기는 올해 5500~6000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 공급물량 중에서 일본산이 4000여대 가량 차지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국내 시장을 점령한 상태다. 일본산의 국내판매 계획은 6조식의 경우 얀마가 1650여대로 가장 많고, 구보다 650여대, 이세끼 700여대, 미쯔비시 600여대 등이고 8조·10조식도 수 백 여대에 달한다.
국산 모델은 대동공업의 S3-680과 국제종합기계의 RR-600N, RR660G 등이 일본산의 공세 속에서 그나마 자존심을 지켜줄 것으로 보인다. 대동공업의 S3-680은 국산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HST 변속, 16마력 수냉 2기통 엔진 탑재, 묘 심음 깊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하이메가 먼로시스템 등을 채택해 일본산과 견주어 성능 면에서 손색이 없다.
대동·국제가 공급하는 얀마 6조식(VP6)은 이앙부를 항상 수평으로 제어하는 나이스티 UFO, 후진시 묘 탑재대 자동상승, 최대 14마력 고출력 엔진, 유압구동 페달변속(HMT) 등의 기능이 채택됐다.
캠코가 공급하는 구보다 6조식(SPU65)은 유유 시프트 레버 변속방식으로 클러치를 밟지 않고 정지, 전진, 후진이 가능하고 기계상태를 진단하는 마이콤 자가진단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동양물산의 이세끼 6조식(PG63HD)은 16마력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초당 1.4m의 고속작업을 실현했고 식부부 수평제어, HST 무단 변속을 비롯해 측조시비기를 장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G전선의 미쯔비시 6조식(LV6)은 자기진단, 무단변속, 신속선회 등 작업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이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