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회로가 빈약한 박근혜 못지 않게 '말이 통하지 않고 고집만 피우는' 安하무인에 있어 안철수도 만만치 않았다. 귀국 출마변의 궤변을 듣고 있자면 그도 역시나 눈 앞의 이익에만 얽매이는 소탐대실로 읽혀진다.
무슨 짓을 하든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현상을 일컬어 지역주의라는 평을 들은 적이 있어도, 야권 후보가 영남의 지역주의에 도전하는 것에 '지역주의 정치'라고 말을하는 안철수식 주장은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반드시 그러라는 법은 없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고지 중심은 기본이었다. 다만 특정 정당의 지역적 몰표 현상이 문제되었을 뿐이다. 출신지역 선거 출마를 지역주의 정치로 규정하다못해 서울시 출마만이 민심의 바로미터인양 표현한 안철수 발언은 지방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론 지방민을 무시하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노원병 출마를 통한 이해타산이 앞선 나머지 궁색한 변명이 될 수 밖에 없는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평소에 지방민들의 정서와 어려움을 헤아리지 않는 '지방괄시'가 아니냐는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수도권 선거가 민심의 바로미터인 것은 사실이지만 노원병의 경우는 새누리- 민주 양당의 텃밭에서 출마하는 것과 같은 '쉬운 길'임이 틀림 없다. 대선후보급이라해서 '어려운 길'에만 가라는 법도 없지만 안철수의 일련 행보가 철저히 자기만을 위한 것임을 확신케해 주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그의 노원병 출마가 삼성X파일 관련 법원의 부당한 판결에 따른 기회였음에도 불구 이에 대한 입장이 없다는 것이며 '의원 상실'의 당사자인 진보정의당 측을 향한 양해나 사과 없이 "부산영도 출마는 지역주의 정치"라고 얼버무리며 피하는 태도에 있었다. 약소 진보정당과의 갈등을 풀지않고 잘되는 야권의 대선후보가 있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정부조직법 관련 그의 애매 모호한 발언은 또 무엇인가? 역시나 그는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프레임에 의지하려는 '두리뭉실한 어법'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야당도 여당도 아닌 중간 모드로서 틈새를 노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의 이런 자세는 새누리당 정권의 잘못을 덮어주는 2중대가 아니냐는 오해가 나오기 쉽상이다.
달리말해 방송장악의 우려가 있음에도 관심도 없다는.. 짐짓 여야의 중간에 서서 훈계나 하고 폼이나 잡겠다는..그리하여 기계적인 중도주의론자들 및 제 3후보들이 흔히 저지를 수 있는, 힘 있는 자들의 부당함에 묻어가거나 무비판적인 한계성을 또 다시 재현하려는 안철수라 할까?
쉽게 말해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본질적 문제점들을 정확히 꿰뚤어 파고들어가는 자질로서의 진보개혁이 아니라 두 진영 사이에서의 외줄타기 눈치 정치로 기회만 엿보는 두리뭉실한 노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안철수의 행보를 보노라면 야권 진영의 인물이라 확언할 수 없다.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민주당과 박근혜 내각의 갈등에 빈틈만을 노리고 기회를 엿보는 등,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옳고 그름의 판단이 없다는 것이며, 삼성X파일 판결 관련 정의적 판단이 우선이 안되는 안철수의 사고체계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기계적인 양비론으로 두리뭉실한 신당 성격으로 가게됨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 반성을 하겠다는 안철수, 그러나 도대체 무엇을 반성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반성 모드가 유행이 되고 있는 정치권 흐름에 따라 막연하게 형식적으로 언급하는 반성이 아니라면 야권 단일화 협상 과정의 안철수 측의 몰상식한 태도 등의 구체적인 반성점을 스스로 들추는 방식이어야 했다.
MBC 100분 토론이 안철수 출마를 특별하게 주제 삼는 것도 공정치 않을 뿐더러 전파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과도한 안철수 띄우기로 야권의 분열을 확고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
이왕에 안철수 출마를 주제로 삼았다면 노원병 출마 논란으로 갈등이 된 진보당 인사와 안철수 측의 논쟁이어야 했다. 중앙일보 김진씨와 이철희의 토론이 아니라 진보당 측 인사와 이철희씨의 토론이어도 좋다.
보수논객 김진 위원으로 하여금 안철수를 비판케하는 것은 안철수 후보가 마치 야권의 적자인양 착각하게하는 착시현상만 일으킬 뿐이지. 제대로 된 안철수 비판이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국정원 사건에 대한 안철수의 입장을 묻지 않는 것은 친새누리당 보수논객의 한계였다.
안철수를 비판한다는 김진씨였지만 100분 토론의 그같은 토론 구성은 역으로 야권의 분열을 노리는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물론 김진 위원의 안철수 비판엔 들어줄만한 내용도 있긴 했다. 대선 때에는 가치 동맹의 단일화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다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을 무시하는 처사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부분은 들어줄만한 했다.
도리어 이철희씨가 안철수 입장의 모든 것을 해명해주는 모습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문재인과 관련된 정치해석 때와 달리 너무나 편향되고 안이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철희씨는 대선 당시에 안철수의 '국회 의원수 축소' 방안에 실랄하게 비판한 바도 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안철수에게 기대하는 이유는 민주당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능적 면이었다.
하지만 도대체 안철수의 어떤 면이 민주당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새정치인지 알 길이 없다. 유시민의 경우처럼 정당운영의 개혁을 주창하든가, 노회찬 심상정의 경우처럼 진보정치 발전의 선거제도 개혁을 주창하든가..그런 방안 정도는 있어야할 터인데 '국회의원 축소'라는 인기영합성의 방안만을 내놓았을 뿐이다.
청춘 콘서트를 통한 소통 노력이야 높이 살 일이지만 '기존 정치권에서 기생하지 않았다는 것, 20대 젊은이들이 호감가는 인상, 두리뭉실한 어법으로 양쪽으로부터 거부감을 주지 않는 모호함, 무거운 논쟁 따위는 회피하는 안전행' 등으로 떠오른 거품이었을 뿐, 새정치다운 새정치는 아니었다고 본다.
안철수는 오히려 야권의 정체성 및 야성을 흐리다 못해 야권의 분열만을 가져오는 화약고가 아닐까라는 우려만이 앞서게 한다. 이철희씨의 안철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안철수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고, 야권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함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된 것인지 대부분의 새누리당 지지 논객들은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를 반기고 있는 추세다.장기적으로 야권의 분열을 위한 노림수로서 그의 노원병 출마를 돋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박근혜 캠프의 인사라 불리어도 과언이 아닌 박근혜 편향의 정치평론가 홍성걸씨가 대선 때와 다르게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를 돋구었던 100분 토론의 모습은 '야권 분열'을 노리는다는 면에서 그러했다.
실제로 노원병은 지금 안철수의 출마로 야권이 분열되고 있다. 어부지리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 노회찬에게 책임을 묻는 안철수 지지자가 있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서 안철수라는 거물급인사의 '힘의 논리'에 굴복하고 정치의 원칙을 버리라는 행위와 같다.
안철수와 박근혜 담화 관련 100분 토론 소감
방송장악으로 상징되는 김재철 사장의 MBC가 100분 토론 프로를 12시 이후의 심야시간으로 편성한 것도 모자라 여야 진영의 패널조차 균형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꼼수마저 엿보이고 있다.
지난 주 토론에서 보듯이 여권 진영을 옹호하는 패널들은 박근혜 캠프 인사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양승태 홍성걸'씨였다면, 그 반대쪽의 패널엔 야권과 거리감이 있거나 보수 정권에 대한 비판력이 무디었던 '신율과 김능구'씨였다. 김능구씨야 신율씨와 다르게 야권의 정당한 주장들을 이해하는 사고 측면이 있으나 안철수에만 편향된 한계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야권에 불리한 이러한 토론 방식은 지난 대선에서는 더 심각했다. 목소리가 큰 여권 쪽의 패널에 비해 그 반대의 패널들은 회색지대의 지식인들만이 초대되었을 뿐이다. 종편 출연이 잦았던 김만흠 이철희씨 등 그리 내키지 않는 이름 뿐이었지 진보야권의 이름난 논객들의 출연은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었다. 방송장악 방송사들의 교묘한 편중 행태였다.
양승태, 홍성걸씨의 토론태도야 누가봐도 '박근혜 담화문' 옹호만을 위해 100분 토론에 앉아 있던.. '듣기에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라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두 사람의 미묘한 차이도 있었다. "민주당은 무조건 못했다. 박근혜는 무조건 잘했다"는 양승태와 다르게 그나마 '박근혜 불통 정치'라는 여론의 평가를 의식해 인정하기도한 홍성걸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박근혜 담화문을 정서법으로 옹호하는 면에서는 같았다. 방통위의 일부 기능을 미래부에 이관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도 없이 "새정부 출범을 맞아 도와줘야 한다"며 입법부의 입법권 기능을 무시하는, 민주적 양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주장들이었다. MBC KBS의 뻔히 보이는 방송장악 사실조차 부정하는 억지주장도 곁들었다.
그에 비해 김능구씨는 민주적 양식과 기능 및 언론의 정도를 분명하게 설명하는 등, 87년 당시 민주화 지식인들의 논법과 기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김능구에게 아쉬운 것은 안철수의 오류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점에 있다. 무오류의 새정치로 성역화하며 안 교수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하는 논리는 안철수의 눈과 귀를 막을 수 밖에 없는, 안철수에게 좋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더더욱이 작금의 보수 진영들이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를 돋구는 태도에서 보듯 야권의 분열을 노리는 조짐들이 없지 않는 바, 지금은 야권의 분열을 막기 위해 안철수 정치에 대한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야할 때다.
김능구의 폴리뉴스 김경제 인터뷰에서 김경제가 안철수를 띄우는 주장에서 알 수 있듯, 안철수의 신당은 야권 분열을 노리는 집권 여당에 춤추는 꼴 밖에 안된다.
이에 비해 정치평론가 신율씨가 안철수 출마에 대해 비판한 내용들은 합당한 내용들이었다. 비리 행위도 아닌 '사회 고발' 이유로 의원직이 상실된 노원병임에도 이를 고려치 않는 안철수의 행보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율씨의 안철수 비판은 옳고 그름의 사회 공적인 기준의 일관성으로 보여지지가 않는다. 박근혜의 불통 담화문을 비판하는 등 민주화 과정에 쌓아온 이론적 개념들이 다소 보여지지만 동시에 기존의 질서에 안주하려는 보신주의자로서 정치권의 'NEW' 세력 확대화를 꺼려하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친노 세력은 정통 야당이 아니라"는 발언 등 친노에 대한 신율씨의 과민 반응에서 보듯 정치권의 'NEW' 세대 및 비주류의 주류화를 꺼려하는, 주류사회 일원에 빠지지 않으려는 허영 의식도 더러 있었다.
그는 또한 형식적 기준의 판단으로만 설명할 뿐,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도 없는 평론가였다. MB정부 일방주의에 따른 여야갈등과 노무현 - 한나라당과의 갈등을 동격으로 보는 주장 등, 법안 내용의 옳고 그름의 판단도 없이 형식 논리에만 갖혀져 있는 평론가였다. 대연정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야당을 파트너로 보고자한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참여정부를 매도했던 신율씨였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지 이번 100분토론에서는 신율씨의 형식적인 '여야 협상론'이 보여지지가 않았다. 새정부가 출범했으니 야당이 도와주워야 한다며 민주당의 협상론을 부정하기도 했다.
거기에다 "국민들이 내용을 모르니 야당의 정치적 패배다, 도와주고 굴복하라"는 늬앙스의 신율씨 주장은 정치공학적 사고에 국한한, 법안의 옳고 그름의 판단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고였다.
변화무쌍한 여론 흐름 및 권력의 강도에 따라 '어제하는 말'과 '오늘 하는 말' 다른, 그러면서 주류사회에서 빠지지 않으려는 허영 의식과 해바라기 근성의 지식인 표상이 아니었을까?
흔히들 이런 부류들의 대부분이 '중도주의론'에 기대 주창한다. 이들 대부분은 주로 종편에 출연해 이러한 프레임을 대선에서도 생산했다. 진보와 중도를 이분법으로 선동하는.. 온실 속에 자라난 겁쟁이들의 말장난으로 보였다.
신율씨만 이런게 아니다. 지식인들의 이중성이야 어디 한 두명이든가. 예를 들어 이철희씨는 안철수를 비롯한 야권 진영에게 인터넷 기반의 플랫폼 정치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정당내의 패쇄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모바일 경선엔 부정적으로 말하는 모습 자체는 평론가의 이중성이었다. 손학규의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만들어져 보수언론에 퍼진 '친노패권주의' 말을 그대로 읊어버린 이철희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