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광주콘서트...
기다림은 행복이죠.
누리는 것은 짧을지 몰라도 기다림은 길고~ 또 꿈꾸게 만드니까요.
공연을 이틀 앞두고 발가락과 발바닥의 무좀을 박멸하고자 아버님께서 애용하신 방법을 감행했습니다.
알콜을 넓적한 솜에 푹 적셔서 발을 싸맨다음 비닐봉지를 싸매어 날라가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리고 양말을 신고 그대로 잠을 자는 것이지요.
사실.. 잠을 거의 잘 수 없었습니다. 욱씬욱씬 거리니까 쉽게 잠을 잘 수 없지요 ㅎㅎ;;
아내가 2시간쯤 지났을 때 그만 하라고 했는데 난 내일 아침까지 하고 있을꺼라고 고집을 부렸지요.
8시간쯤 지나서 저는 풀었습니다.
알콜에 푹 적시어져 띵띵 불어터진 발이 가관이 아니더군요 ㅎㅎㅎ;;
다음날인 지난주 토요일 출근하여 일을 하는데 발이 점점 불편해졌어요.
처음엔 붓더니 갈라지고 점점 잘 걷지도 못하겠더라구요. ㅡ.,ㅡ;;
알콜이 날라가면서 발이 건조해지고 쩍쩍 갈라지는 것이지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으며 곧 다 벗겨지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광주콘서트가 있는 날이지요 ㅎㅎ;;
발이 띵띵 부어오르고 발가락들 사이가 터져서 진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아이고~ 이래가지고 광주는 어떻게 가노 ㅠ.ㅠ;;
그래도 아픈것을 워낙 잘 참는 성격이라서 일요일에 할 일들이 좀 있었는데 살살 마치고
아내와 함께 광주로 향했습니다.
운전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지요*^^*
네비게이션의 안내로 광주문화예술회관에 도착했는데... 엥? 왠지 썰렁합니다.
네비로 다시 검색창을 띄워보니 도착한 곳은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이더군요. ㅠㅠ;;
다시 검색하여 부랴부랴 다시 출발~ 광주 시내를 관통하여 반대쪽으로 가더군요.
공연 시작시간이 다 되어서 광주문화회관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썰렁해요 ㅠ.ㅠ;;
차는 일단 세워놓고 지나는 행인에게 물었더니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네요 ㅎㅎ;;
그래서 차를 세워놓고 걷기로 했는데 제가 아시다시피 잘 못걷잖아요.
그래도 차 가지고 헤메느니 걷는게 빠르다는 판단으로 걸었습니다.
공연장 무사히 도착!! 공연은 시작되었고 저녁숲 고래여를 부르시는 태춘님을 홀 모니터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노래가 끝나서 조금 늦었던 지각생들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큰 공연장에 가득메운 관객들... *^^*
여전하신 태춘은옥님과 연주하는 낯익은 얼굴들...*^^*
공연내내 노래도 따라 부르고 박수도 많이 쳤습니다.
노래 따라부르는게 늘 어색했었는데 다행이 제가 노래를 불러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ㅎㅎ;;
울님들이 주변에 포진해 있던 관계로... ㅋㅋ;;
오랫만에 서울공연에서 부르지 않으셨던 장서방네 노을을 불러 주셨습니다. 아효~ 좋았습니다. ㅋㅋ;;
11집 전곡을 부르신 것은 물론이고... 북한강에서 시인의마을 윙윙윙 회상 서해에서 사랑하는이에게 양단몇마름 등등..
참으로 많은 곡들을 불러 주셨어요.
저는 객석에서 따라부르는데도 목이 메이던데 두분은 무대에서 뜨거운 조명아래 얼마나 힘드실지를 생각했습니다.
두분의 공연... 어쩌면 늘 듣는 레퍼토리들이지만 그 같은 이야기들이 왜 듣고 또 들어도 새로듣는 것 처럼 질리지가 않을까요?
울 태춘님은 여전히 가사 많이 틀리시고... (유난히 많으셨다능 ㅋㅋㅋㅋ) 그래도 늘 능청스럽게 잘 넘어 가십니다. 하하하
두분 공연에서나 목 터져라 외쳐보는 그 "앵콜~ 앵콜~~" 을 주동하여 모두를 끌어들여 응원가 처럼 외쳤지요.
다시 나오신 은옥님... ㅎㅎ;;
"누군가 앵콜을 주동하는 분이 있는것 같은데?"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ㅋㅋ;
공연은 끝나고~ 길고긴 싸인 행렬...
태춘님은 그 많은 사람들의 싸인을 다 일일이 해 주시고..
몇명 벗님들과 함께 우린 공연자 대기실에 내려가 은옥님을 잠깐 뵈었습니다.
언제나 늘 같은 모습으로 반갑게 맞아주셨고 또 사람들 한사람씩 바라봐 주시면서 한마디씩 건네셨습니다.
제 아내에게는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남편 따라서 쫓아다니느라 힘들겠다고 하시면서... *^^*
"아닙니다. 이사람도 즐겁게 다니는 것입니다. 하하하" 이에 아내는
"맞아요~ 남편 가는곳이면 다 즐거워요~" 하고 닭살 멘트를 날려줍니다. ㅋㅋㅋ;;
요즘 아내의 입을 통해 태춘은옥님의 노랫말들이 자주 불려져 나옵니다.
첨부터 다 아는 노래는 없지만 머릿속에 새겨진 부분부분들이 자주 흥얼거리며 나옵니다.
저는 그저 모른체... 하며 살짝살짝 따라 불러줍니다. ㅎㅎ;;
슬슬 젖어들어가는 아내를 보면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 더빠져라 더빠져들어라' 이렇게 주문을 외우지요. ㅋㅋㅋ;;
요즘 아내는 11집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가 많이 부르고 들으니 그럴밖에요. ㅎㅎㅎ;;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역시나... "지랄이야" 이거에요 ㅡ.ㅡ;;
재미로도 하고~ 어떤때는 차 개념없이 세워논 것 보고도 하구요.
전에 같았으면 제가 "왠 입이 그렇게 험해?" 했겠지만 요즘은 절대 그러지를 못합니다. ㅠ.ㅠ;;
다 태춘님 덕분이지요...에고~~ ㅎㅎ;;
어디 제 아내뿐이겠습니까??
차가 멀리 있어서 차를 가지러 가겠다고 먼저 나왔는데...
발가락을 딛지 못하고 발 바닥으로만 걸러가려니 정말 무지무지 멀었습니다. 아이고~~
서울 벗들이 제 차를 이용해 버스터미널에 간다고 하여 가득한 짐들을 적재공간으로 다 몰아 넘기느라 시간이 더 지체..
간신히 차 끌고 공연장에 오니까 이미 다 끝나고 말았네요 ㅠ.ㅠ;;
태춘님께 인사도 못드리고 왔습니다. 에고야~~ ㅡ,.ㅡ;;
벌교로 돌아오는 길...
졸려서 아내의 도움을 잠깐 받아서 무사히 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발가락은 진물이 흐르고 아파요. ㅠ.ㅠ;;
이 발가락으로 매일매일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몰라요.
제 무좀 치료기를 나중에 상세히 한번 올려드릴 날이 있을껍니다. ㅋㅋㅋ;;
언제나 그렇듯 제 후기는 손가락 날라가는데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30년 후에 이날을 즐겁게 회상하기 위해서~~~ *^^*
첫댓글 에궁~~ 무좀가 사투를 벌이고 있는줄 까마득히 몰랐네요 .. 이엠을 매일밤뿌려주면 좋은데 담에 뵐땐 이엠만들어드리지요
그 길고 힘든공연을 서울공연때 며칠동안 강행군하셨다는 ㅠㅠ 세뇌되어가는 각시 이뽀람~~
아니 한의사가 그렇게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무좀을 퇴치 한단 말여유???
저도 가끔씩 신발을 오래 신고 있으면 발가락 사이가 가려울때 PM정 바르면 시원하고 바로 멎던데요??
물론 PM정 써보셨겠지요??
허걱...아프신줄은 전혀 몰랐네요~늘 밝게 웃으셔서..빨리 나으시길요^^
사차원님과 사모님 덕분에 터머널까지 잘 갔고 무사귀환했답니당 고마워용^^
후기 고맙습니다. 무좀 빨리 낳으세요. 치료방법이 무척 셉니다.
모든균이 그렇듯 무좀균도 습한 조건을 좋아하기 때문에 발 청결이 가장 중요할거에요~ 글타고 사차원님이 잘 안씻을거란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ㅋ 보통은 발을 닦고 수건으로 마무리 하는정도로 끝나지만 무좀균이 의심되는 분들은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신후 드라이기로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바닥까지 모두 건조하게 말려 주셔야 균들이 서식하기 어려운 조건이 될것이야요 .. 그럼서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일정기간 복용해보세요~^^; 제 측근이 이대로 해서 완치 됐어요 ㅎㅎ
어느가수의 공연장에서건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은 있을수 있지만 태춘,은옥님 공연에서는 유난히 그런것 같아요..
마치 사차원님과 동행이라도 했던것처럼 생생한 후기 아주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하구요 어여 발이 편해 지실수 있기를 바랄께요~
먼 길 잘 다녀 가셨군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사차원님 반가웠습니다 *^^*
글 재밋게 읽었습니다. 저희 집사람은 공연 같이 보러가작 했더니, 싫닥 해서 혼자 다녀왔는데...
'남편이 가는곳이면 다 즐겁다' 는 사모님이 넘 아름다우십니다. 무좀치료 잘 하십시요.
아픈 발의 사연이 이거였군요. ㅎㅎ
형수님 또 고생 하셨네....
4차원님께서는 늘 밝게 웃으셔서 아프신 줄 전혀 몰랐다는... 지금은 무좀 다 나으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