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지방선거의 결과는 단순히 유권자들이 내린 심판의 차원을 벗어나 생명의 위기에 빠진 강물이 지르는 아우성이요, 파헤쳐지는 산천이 우리에게 던지는 준엄한 경고입니다. 민심의 폭풍, 저편에 깃든 생명의 소리를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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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왕곡성당 최재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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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 교구 이주노동자사목 담당 조해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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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전두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6.10 민주항쟁의 23주년이 되는 날, 오전 10시에 경기도청에 앞에서 사제들이 '오만독선 이명박 대통령'과 '오만독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에 참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실현 사제연대와 의정부교구 사제연대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심이 확인된 상태에서도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려는 이명박 정권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입장 표명에 항의하며 경기도청 앞에서 수원교구의 최재철 신부와 의정부 교구의 조해인 신부가 삭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도청 앞에서 4대강 사업을 철회할 때까지 매일 오전 10시30분에서 12시 30분까지 사제 1인 릴레이 침묵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서는 "특히 천주교 신자인 김문수 모세 도지사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고 굴삭기를 동원하여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는 주교님들의 가르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팔당의 유기농민들과 함께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해 놓고도 대회 개최지인 팔당호 유역의 대규모 친환경 유기농 단지를 없애려는 4대강 사업에 발벗고 나서는 등 개인의 정치적 치적을 위해서라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거짓과 배신을 일삼는 것은 천주교 신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큰 죄악"이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다.
이날 삭발에 참여한 조해인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민의가 드러났는데도 국민의 소리를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 정부와 도지사를 보면서,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좀 더 적극적인 표현수단을 찾다가 삭발을 선택했다."라고 말했으며, 최재철 신부는 "주교들과 사제들, 신자들이 이번처럼 한목소리를 낸 적은 없었다. 그런데 김문수 도지사는 선거 때는 표를 의식해 4대강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4대강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고 사제들이 분노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가 양심에 따라 일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천주교연대 사제들은 113일째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해 양평 두물머리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오는 6월 14일 월요일 오후 3시에는 경기도 양평 양수리 성당에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 등이 주례하는 전국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오후 4시부터 양수리 성당에서 두물머리 유기농지 내 기도처까지 순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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