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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137호 (14/8/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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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 · 백중(百中), 청포도 사랑
금년 8월은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이 다섯번 씩 있는 달이면서,
절기(節氣)와 세속절(歲俗節)이 이어지는 달이기도 합니다.
지난 2일(토)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七夕)이었고 7일(목), 오늘은 입추(立秋)이고 말복(末伏)입니다.
그리고 10일(일)은 절에서는 공양과 재(齋)를 올리고 민가에서는 100가지의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며
남녀가 모여 음식을 먹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고 하는 백종(百種)·중원(中元)·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하는 백중절(百中節)입니다.
8월 15일(금)은 제69주년 광복절(光復節)이고,
8월 23일(토)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더위가 물러난다고 하지만 `더위가 아직 머물러 있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 진다`는 속설이 있으니,
8월 `찜통더위`도 처서(處暑)와 함께 물러날 것입니다.
입추(立秋)는 대개 8월 7, 8일 경이고 말복(末伏)은 입추가 지난 후에 들기 마련인데 금년 입추와 말복이 같은 날이 된 이유는,
바로 삼복(三伏)을 정하는 방법 때문입니다.
`삼복`의 날짜는 24절기를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하지(夏至)가 지난 후를 기준으로 경일(庚日)에 초복, 중복이 정해지고 `입추` 후의 경일(庚日)을 `말복`으로 정하는데,
금년 입추가 바로 경일(庚日)이 되어 말복(末伏), 입추(立秋)가 같은 날이 되었답니다.
※-<경일(庚日) : 천간(天干)이 경(庚)으로 된 날을 말함, 60갑자(甲子) 중에서 경(庚)자로 시작하는 날 임.>-
저는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8월 `입추` 무렵이면 생각나는 시가 지난 주에 소개한 이육사(李陸史)의 `청포도`입니다.
《내 고장 칠월(七月)은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조국광복을 그리던 이육사의 마음을 새기며, 제가 저의 꿈과 희망을 염원하고 다짐하면서 즐겨 낭송하는 시입니다.
이 시를 낭송하며 저는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있는 `도미`의 `청포도 사랑`도 즐겨 부릅니다.
50년 대 한국전쟁후의 어려운 어린시절, 라디오에서 듣던 `도미`의 `청포도 사랑`은 저에게 파란 여름햇살의 밝음과 여름바람의 하얀 구름을 하늘에 그리는 희망을 느끼게 했기 때문입니다.
어쩐지 `주저리 주저리 열린 포도알`이 한뼘 한뼘 키를 키워 어른이 되는 꿈을 내려 주었습니다.
사랑을, 아가씨를, 희망을, 꿈을 청포도가 이루고 맺어 줄 듯 했습니다.
지금은 44년을 함께 걸어온 아내의 손을 꼬옥 잡고 청포도 넝쿨아래를 찾아 걷고 싶을 뿐입니다.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들으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청포도 사랑
작사 : 이화촌/ 작곡 : 나화랑/ 가수 : 도미
(1956년)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어여쁜 아가씨여 손잡고 가잔다
그윽히 풍겨주는 포도향기
달콤한 첫사랑의 향기
그대와 단둘이서 속삭이면
바람은 산들바람 불어준다네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아래로
그대와 단둘이서 오늘도
맺어보는 청포도사랑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아래로 어여쁜 아가씨여 손잡고 가잔다
농촌에서는 참깨·옥수수를 수확하고, 아직 남아 있는 늦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아 입추(立秋)무렵의 풍속으로는 '기청제(祈晴祭)'가 있습니다.
입추(立秋)인 오늘의 날씨는 기상청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오리무중입니다.
태풍11호 `할롱`은 우리나라를 빗겨갈듯 하다며, 전국적으로 `찜통더위`와 함께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 내륙곳곳에 강한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
입추이며 말복날인 오늘은 소개한 바 있는 삼계탕을 비롯한 여러 여름보신음식으로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백중절(百中節)
오는 일요일 10일은 음력 7월 15일 백중날(百中節)입니다.
우리나라 풍속에, 음력 7월 보름을 중원(中元)이라 하고, 정월 보름을 상원(上元)이라 하며 시월보름을 하원(下元)이라 합니다.
이 삼원(三元)은 중국 도교(道敎)에서 비롯된것으로, 인간이 선계(仙界)로 부터 일 년에 세 번 선악(善惡)을 심판받는데,
심판의 좋은 결과를 받기 위해 상원인 정월 보름엔 약밥이나 오곡밥과 나물을 삶아 무쳐 일꾼은 물론 이웃과 나누어 먹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건강을 돌보는 풍속놀이를 하고,
칠월 보름 백중절엔 우란분회(盂蘭盆會)라 하여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공양과 기도를 하고, 농사일에 애쓴 머슴과 농군을 위로 했습니다.
시월 보름의 상달은 햇곡식과 햇과일로 신(神)과 조상에게 감사의 제(祭)를 올려 선(善)과 겸손함을 표했습니다.
`백중날`의 `백중`은 [우란분경(盂蘭盆經)]에서 목련존자가 그 어머니의 영혼을 구원하고자 백 가지 과일과 음식을 구비하였다는 데서 백종(百種)이었던 것이 변하여 백중(百中)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풍속에 이날, 백중장(百中場)이라 하여 시장(市場)이 열리고, 씨름대회도 열려, 우승자에게 소 한마리를 주었음은 농경사회에서 소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쯤이면 호미로 논이나 밭을 매는 여름 농사가 끝나 호미가 필요 없게 되어 씻어 둔다는 세서연(洗鋤宴:호미씻이)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농부위로연이었습니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음력 7월이 되면 날짜를 정하여 가까운 계곡 또는 마을의 수호목(守護木)밑이나 마을회관에 모여 각각의 집에서 준비한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고는 그동안 농사일의 수고로움을 서로 격려하고 하루를 즐기며 휴식을 갖습니다.
`밀양 백중놀이`가 대표적입니다.
논에서 힘든 김매기를 하며 고생 속 여름농사를 마친 머슴과 일꾼들에게 백중날은 참으로 좋은 백중절(百中節)이었습니다.
이날 주인은 머슴들에게 새 옷 한 벌을 내주고는 백중장(百中場:백중날 서는 장)에 나가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용돈을 주는데, 이를 `백중날 돈 탄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날은 주인이 머슴을 위하고, 머슴은 맘껏 즐기는 날이기도 하여 `머슴날`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백중날 머슴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있었는데,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른들이 모여 그동안 일 잘하고 착실한 머슴이 총각이거나 홀아비이면,
이에 걸맞는 처녀나 과부를 선택하여 부부의 인연을 맺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옛말에 `백중날 머슴 장가 간다`는 말은 여기서 생긴 듯 합니다.
지금이야 모내기부터 벼베기까지 기계화되어 머슴제도가 없어지면서 백중날의 풍속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제가 어렸을때만 해도 백중날 백중장(百中場)이 고향 순천, 웃장 아랫장에서 열렸고 백중놀이와 씨름대회도 풍성했었습니다.
-[참고자료 : 박호순 지음 「우리민속의 유래」 2014.도서출판 비엠케이]-
지난 3일, 제347회 `구로 올레길` 주말걷기 때, "비는 몇 도지요?" "오도 지요!" 내리는 빗줄기가 웃었습니다.
배경음악 `청포도 사랑`을 불렀던 `도미`의 `비의탱고`를 클릭, 들으시면서,
입추와 말복 아침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김태종 드림.
임동천/작사 나화랑/작곡 도미/노래/1956
비가 오도다 비가 오도다 |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히 스크랲 해 가며 회장님 댁내에 청포도 처럼 주절이~~~ 사랑이 영그러 가리라 부러워하는 김균순 인사드려요
김태종 회장님, 우리나라의 절기, 백중, 말복, 입추의 자상한 해설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김 회장님의 편지는 매번 새 지식과 교양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집니다. 이런 편지를 만들어 보내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고역인데 참으로 고생 많이 하십니다. 오랫만에 들어보는 도미의 노래도 정말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함대표님 오랫만에 올리신 댓글 반갑습니다. 늘 이 공간에서 뵙기를 소망해봅니다.^^
김태종 회장님 그간도 평안하셨습니까.
오랫만에 듣는 도미의 노래도 좋고요, 청포도의 싱그러운 사진이 더위를 식혀 주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절기가 기막히게 명료하다는 것을 나이 들어 가며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늘 목요일이면 기다려지는 좋은 글 들과 음악 감사합니다.
뒤늦은 댓글일지언정 몇자 올리는 이유입니다.
늘 평안하시고요
늘 감사합니다.
주말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