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이 구로에서 멈췄다.
구로전철역에 화재가 났다고 방송이 나왔다.
버스로 서울역까지 오는 차편을 몰라
곧 정상화될거라 생각하고 기다렸다.
15분쯤 흐르자 운행중지라고 방송이 나온다.
버스를 타려고 인파를 좇아 나왔다
버스정류장이 한참이다
구로역에도 오랜만에 내려본 건데 도로 쪽으로는 정말 많이 변했다.
버스정류장에 오니 그냥 신도림 전철역까지 걷고 싶었다.
걸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도로를 따라 40년 넘게 지나다녔는데
차장으로만 봤지
구로역에서 신도림역 구간은 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변했나 궁금도 하여 걸었다
아주 오래전에는 도로 쪽으로 조그만 마찌고바가 쭉 붙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빌딩이 들어섰고 몇 개가 남아있다.
한 시절 기계공학과를 다니던 내 꿈은
저런 마찌고바 하나를 갖는 것이었다
물론 순전히 꿈이었다.
내게 무슨 돈이 있고 인맥이 있고 기술이 있었겠는가
걷다가 아직 개발이 안 된 구간을 봤다
도로 쪽으로는 영업을 하는데
골목 그 안쪽으로는 쓰레기더미들이 방치 되어있다.
그 풍경을 보자 담배가 한 대 피고 싶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멋진 예술작품들을 봤다
그 작품의 작가들에게 고맙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쪽팔리지만
분명한 것은, 나에게 익숙한 감각지각과는 다른 형태의 예술이 <다른 차원의 골목>에 살고 있다. 저 풀들과
조기- 호박이 눈에 띄었다
첫댓글 그러게요. 파란 호박 한 덩이 매달려 있는 벽화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연상케 하네요. 개망초와 환삼덩굴과 까마중과 나팔꽃등 이웃한 잡초들이 많이 보이네요.
실은 그림 중에
기관총을 든 병정의 모습이 들어간 것이 있었습니다.
재개발-학살?
뭐, 이런 것이었을까요.
저기에 저런 예술이 살고 있다는 게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작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여인숙도 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