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뭔가 단맛을 내면서 시럽 상태로 존재하고 마트에 쫙 깔려 있다는 점에서
올리고당과 물엿은 간혹 혼동하기 쉬운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식재료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식재료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올리고당과 물엿은 근본적으로 성분이 다른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달달한 맛과 끈적임 때문에
요리를 할 때 비슷한 용도로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죠.
뭐, 과거에는 (올리고당 따위는 없기도 했고) 주로 물엿이 많이 사용됐고
요즘 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대형 기업들이
물엿보다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올리고당을 열심히 마케팅한 결과
지금은 올리고당이 꽤나 팔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백설에서 나온 프락토 올리고당입니다. ^^]
올리고당과 물엿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성분에 있습니다.
올리고당은 말 그대로 다당류의 일종인 올리고당으롤 만들어져 있구요
물엿은 이당류인 맥아당으로 만들어져 있죠.
물론 이게 소화과정을 통해 분해가 된다면
전부 단당류로 최종 소화 흡수의 결과는 비슷할 수 있겠지만
포도당으로 분해 돼 소화되는 물엿과 달리
올리고당은 사람은 분해/소화할 수 없습니다.
대신 장 속에 사는 유익한 균들이 이 올리고당을 먹이 삼아 자라죠.
(따라서 장내 유익균을 빨리 정착시키기 위해
엄마의 모유에는 다량의 올리고당이 포함되 있습니다.)
따라서, 칼로리나 GI 인덱스 두 가지 모두 물엿이 높습니다.
한편, 물엿의 맥아당은 소화를 통해 두 분자의 포도당이 되서 우리 몸에 흡수됩니다.
(설탕과 다른 점은 설탕은 포도당 한분자와 과당 한분자로 분해된다는 것입니다.)
순수한 맥아당은 인슐린 쇼크에 빠진 당뇨 환자에게 줘도 될 만큼 엄청난 포도당을 몸에 부어주는 놈이죠.
그래서 물엿을 섬유질이 없는 음식에 엄청 넣어 먹는 것은 절대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같은 이유도 흰떡에 조청 찍어 먹는 것은... 당뇨가 있으신 분들이 절대 하지 않아야 할 일이죠.
단, 맥아당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수험생의 경우인데요,
두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부하기 전이나 시험 보기 전에 두뇌 에너지 공급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청정원에서 나온 올리고당 제품입니다. ^^]
또, 물엿과 올리고당은 요리 시 질감이 달라지는데요
물엿은 근본적으로 정제된 조청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니
끓이면 끓일수록 엿처럼 뻑뻑해집니다.
따라서 멸치 볶음 할 때 물엿 넣고 너무 오래 가열하시면
젓가락 앞에 똘똘 뭉쳐 "All for One, One for All"을 외치며 반항하는
건방진 멸치들을 구경하시겠죠.
거기다 이게 식으면... 정말 단단하게 굳는 경우가 생기죠.
(그러니 물엿 넣고는 빠르게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
그에 반해 올리고당은 좀 오래 가열한다고 해서 애들이 뭐 뭉치고 하는 일은 없습니다만
이게 열에 좀 약해서 오래 가열하면 단맛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뭐, 이쪽은 올리고당 넣고 끓이고 맛보고 어 단맛 어디 갔어 올리고당 넣어야 겠네...
또 올리고당 넣고 끓이다가 맛보고 어 단맛 올리고당 안 넣었었나???
뭐 대충 이런짓의 무한 반복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요리할 때는 물엿이건 올리고당이건
가장 마지막에 넣고 휘리릭 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에, 맛에 있어서는 양쪽 모두 설탕에 비해 단맛이 부족한데다 그 단맛도 조금 다르죠.
어쨌거나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이 부어줘야 하는데요,
결국 이렇다 보면 설탕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죠.
(물엿쪽이 칼로리도 높고 단맛도 더 강합니다.)
거기다 두 가지 모두 설탕의 단맛과는 다른 종류의 단맛입니다.
훨씬 둥글둥글한 느낌이랄까, 여튼 "오, 완전 달아"하는 느낌의 단맛을 주지는 못하죠.
결국, 뭔가 설탕을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는 재료들입니다.
(커피에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넣을 수는…)
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올리고당은 단당류 몇 개가 모인 다당류로 단맛이 강하지 않으나 소화 흡수가 되지 않아 칼로리가 낮고 대장의 유익한 균의 번식을 돕고
물엿은 이당류인 맥아당으로 소화를 통해 두 개의 포도당이 되 GI 지수가 높고 오래 요리하는 경우
딱딱하게 굳는 문제가 있지만 올리고당 보다는 더 강한 단맛을 지니고 있다....
정도가 되겠네요. ^^
[이분 조청입니다. ^^]
아, 끝으로 뭐랄까 물엿의 원조이자 고급 버전격으로 조청이 있죠.
조청은 쉽게 고급 물엿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기본적으로 맥아당 덩어리인 점은 차이가 없지만
물엿은 대부분 대규모로 전분을 발효시켜 불순물이 별로 없는 순수한 맥아당을 얻어내는 반면
조청은 유기농 농산물을 취급하는 곳에서 소규모로 식혜를 띄워 끓여서 졸여 만드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래서 순수한 단맛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맛들이 남아 있죠.
여튼, 가격은 조청쪽이 넘사벽으로 비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