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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으로 가는 이유 원문보기 글쓴이: wonho
이제 가야 할 고지가 바로 저^^기네 .....
* 산행일자 : 2008년 10월 12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동행자 : 솔바우님, 난테님, 이정곤님 * 산행코스 : 미시령-황철봉-마등령-신선봉-희운각산장-대청봉-끝청-한계령 * 산행거리 : 24.7km * 산행시간 : 16시간 55분
* 구간별 산행시간 00:05 : 미시령 01:45 : 1318.9m봉(삼각점) 02:20 : 황철봉 03:14 : 저항령 05:39 : 1326.7m봉(실제 마등령) 06:00 : 마등령(이정목 있는 곳) 07:43 : 1275m봉 09:20 : 신선봉 09:48 : 무너미고개 09:59 - 10:37 : 희운각 산장(아침 겸 점심) 11:44 : 소청봉 12:20 : 대청봉 13:20 : 끝청 15:35 : 한계령/귀때기청 삼거리 17:00 : 한계령 휴게소
* 주요 구간별 거리 미시령-(2.4km)-1318.9m봉-(1.2km)-황철봉-(1.2km)-저항령-(3.1km)-1326.7m봉-(0.5km)-마등령 마등령-(2.0km)-1275m봉-(1.6m)-신선봉-(1.6km)-소청-(1.3km)-대청봉 대청봉-(1.8km)-끝청-(4.0km)-한계령삼거리-(4.0km)-한계령 휴게소
조침령-한계령 구간을 하는 날, K2 산악회에서 설악산 구간을 금요일 저녁에 한계령을 출발하여 토요일에 대청봉을 넘어 양폭산장에서 1박을 하고, 일요일에 공룡능선을 타고 황철봉을 넘는다고 합니다. 1.3주 토요일은 출근을 해야하는 저로서는 참여하기가 어려워서 난테님과 의논하여 11-12일 종주를 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12일(일요일)은 솔바우님과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었던터라 솔바우님에게 양해를 구하려고 전화를 드리면서 황철봉 구간을 함께 하자고 청을 드렸더니 흔쾌히 O.K 하십니다. 그리고 함께 대단 중인 이정곤님도 직장관계로 고민을 하던 중에 난테님에게서 계획을 듣고는 참여를 원해서 4명이 종주를 하게 됩니다.
미시령은 공단에서 철통(?)같이 지킨다는 산행기를 읽고 나니 한계령에서 시작하기에는 많이 께름직하여 미시령에서 역종주를 하기로 합니다.
11일 토요일, 한계령과 미시령 갈림길인 삼거리에 도착하니 23시 10분! 이곳에서 미시령 쪽으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내설악광장이 있더군요. 주메뉴는 황태해장국과 된장국인데 이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하고 차는 인제온천 주차장에 옮겨 놓고 이곳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미시령으로 올라갑니다. 미시령 휴게소 광장에는 차량이 한대도 없습니다만(공단직원이 없다는 뜻), 그래도 안전과 또 샛길도 확인할 겸해서 속초 방향으로 3-40m 내려갑니다. 우측으로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 출입금지 간판, 급커브 표시기, 그리고 사고 잦은 곳이라는 간판이 있는 곳이 들머리인데 이곳을 나무와 와이어로 막아 놓았지만, 들어가기는 쉽습니다.
와이어를 넘으니 잡목구간인데 이미 등로는 빤질빤질합니다. 10여분 올라가면 주능선에 당도하는데 우측 10여m 아래로 요런 바위가 있답니다.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으며 다행이도 달빛이 있으니 더 운취가 있고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이기도 하네요. 1시간 후에는 유명한 야광봉이 있는 너덜지대를 지나 꼭대기에 서니 좌측으로 속초시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으나 계속 나타나는 너덜겅은 체력소진에 가속도가 붙게 합니다. 힘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고, 네발로 기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철각이신 솔바우님의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은지 숨소리도 거칠고 걸음이 계속 뒤쳐지네요.
울산바위로 가는 갈림길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치고 (아마도 난테님이 잠시 직진을 하다가 back한 지점인 듯), 황철봉(1380m)은 잡목이 있는 봉우리로 옆으로 살짝 우회하고 잠시 후에 또 바위로 되어 있는 봉우리(1368m)에 당도합니다. 이 바위봉에서 또 너덜겅을 조심해서 내려가니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이 저항령(1106m)이랍니다.
저항령부터 마등령까지는 200m정도의 고도를 높여야 하는데 역시 너덜겅이 사람을 많이 지치게 합니다. 동녘하늘이 벌겋게 물들어 오를 무렵, 진짜 마등령인 1326.7m(삼각점)에 당도합니다. 사방팔방 환하게 트인 이곳은 최고의 전망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우측으로 대청봉쪽으로 올려다 보니 환한 불빛이 넘실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오늘 설악은 몸살을 앓아야 할 듯 합니다.
삼각점을 확인하고 왔던 길로 10여m back하여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등령으로 가는 길입니다. 마등령에는 여러 팀이 비박을 하고 있고 오세암 삼거리에 당도하니 이곳은 벌써 산꾼들로 활기가 넘쳐납니다. 나한봉 가기직전의 봉우리에서 간식을 하면서 일출을 봅니다.
대청에서 내려 올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기 전에 공룡을 넘을 계획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맞은 편에서 오는 산객들은 거의 없습니다. 멀리 세존봉과 울산바위, 그리고 속초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1275m봉이 가까울 즈음에 산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자주 기다려야 할 정도라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무리하게 교행을 시작합니다. 신선봉이 가까워질 무렵에, 웬 여성이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공룡능선에 가려면 얼마를 더 가야 하냐고..." 아마도 대개의 산악회를 따라 오신 분들의 생각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설악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건지...색깔이 맑지 못하네요. 솔바우님의 컨디션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를 않아서 조심스럽게 천불동으로의 탈출을 권해봅니다만, 본인은 계속 가겠다고 하시네요.
희운각 산장은 지금 공사 중이고, 난테님과 정곤님은 먼저 와서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지만, 후미인 저희가 너무 늦었습니다. 막 난테님이 부르는 곳으로 가려니 많이 본 얼굴이 앞에서 옵니다. 중.고등학교 동창생인데, 현재 부산의 Y철강에서 근무하고 있답니다.
점심 상을 펼쳐 놓았는데 이번에는 부부가 함께 대간 중이신 대구의 산사랑방님 부부와 영남알프스의 실크로드 환종주 코스가 잉태 되도록 애쓰신 부산의 산꾼이신 산거북이님을 만납니다. 기념사진을 찍었는데....그런데 저는 찍히기만 했네요. 그래서 그만 사진이 없답니다. ㅠㅠ
사진이 없다고 산행기에 적어 놓았더니 산거북이님이 방문하시어 이 사진을 저에게 주셨네요. 너무 미안하고 고맙네요.
좌로부터 난테님, 이정곤님, 산사랑방님 부부, 저, 그리고 솔바우님
산사랑방님 자리를 부산의 산거북이님이 대신 했습니다
공룡을 지나 천불동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 세분과는 짧은 만남을 아쉬워 하며 헤어지고 점심을 먹는데 솔바우님은 아예 입에 대지도 않네요. 지금도 옆구리가 결린 듯 아프다고 하시니..... 걱정도 될 뿐만 아니라 미안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난테님과 정곤님은 먼저 떠나고 우리도 천천히 산장을 떠나면서 솔바우님은 끝청 삼거리에서 한계령으로 바로 내려 가시기로 합니다.
함께 가야하지만 워낙 강건하신 분이라 대청봉을 향해 먼저 올라갑니다. 대청봉 정상을 향해 올라 가는데 기다리다 지친 정곤님이 내려 오시네요. 그래서 끝청 삼거리에서 솔바우님을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정상에 올라 가니 난테님도 내려옵니다.
대청봉에서 내려와 중청산장에 들러서 시원한 물을 찾으니 없고, 꼭 시원한 것을 마시려면 자동판매기에 음료수를 먹으라고 합니다. 천원짜리로 바꾸어서 음료수를 뽑고 있는데 "허억", 웬 놈이 나를 보며 빙긋이 웃고 있습니다. 지난번 함백산 땜방산행을 함께 했던 영호라는 친구더군요. 오늘은 저한테는 무슨 날인가 봅니다. 한사람도 아니고 여러명씩이나 만나다니요.
끝청 갈림길에서 정곤님을 만나니 이미 솔바우님이 한계령으로 출발을 했다는군요. 이 친구는 일행과 귀때기청으로 해서 장수대로 내려 간다고 하길래 동행을 해서 한계령으로 갑니다. 끝청 직전의 봉우리에서 봉정암과 오세암, 그리고 소청산장의 조망은 참으로 빼어나더군요. 조금 내려와 끝청 이정목이 있는 곳에서 짙은 운무로 지났던 점봉산과 망대암산, 그리고 암릉지대를 의 모습을 볼 수 있더군요.
이렇게 늦은 시각에도 산악회 회원들이 많이도 올라옵니다. 이분들은 도대체 대청봉에서 어디로 가시는 분들인지.....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네요. 귀때기청과 가리봉을 바라보며 내려 설 수 있는 서북능선은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아 걷기에는 그만입니다.
물론,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더 많이 걸렸으나, 컨디션이 최악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주하신 솔바우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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