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5선 이상민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대표 체제 이후 이재명의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재명의 불법, 부패, 내로남불, 국정농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국민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의원이 탈당을 하자 국민의 힘은 입당을 권유하는 등 끌어안기에 안달이 났다. 대전 유성구 을 지역위원장자리까지 미리 비워두고 이상민 의원을 입당시켜 공천하려는 모양이다. 이상민의원이 입당을 한다면 천군만마(千軍萬馬)라도 얻은 듯 잔치라도 벌 일 기 세다. 이래서 국민의 힘이 보수층 지지자들의 환영을 못 받는 것이다.
이상민의원은 민주당에서 일명 검수완박법, 노란 봉투법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악법을 비롯해 이재명의 국회방탄과 윤정부정책 발목 잡는데 헌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동조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상민 의원이 이재명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쓴소리 좀 하고 탈당했다고 해서 국민의 힘에 영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전 유성구 을은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당협위원장으로 당을 관리해 왔다. 그런데 총선을 4개월 앞둔 지난 27일 당협위원장직에서 돌연 물러났다. 당적이 없어야 하는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당시 탈당이 임박한 이상민의원을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기현대표가 이상민의원에 대해 모르는 게 있다. 이상민의원의 전력을 보면 보수당과는 함께할 인물도 아니다.
이재명의 지도체제가 아니었다면 탈당할 사람도 아니다. 내년 총선 6선 하면 국회의장 반열 1호 대상이다.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자리다. 그런데 이재명이 분당은 될지언정 쉽게 대표직을 내놓을 것 같지도 않고 비명계 공천 학살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 미리 탈당한 것 뿐이다.
그런데 김기현대표는 최고회의에서 이의원 탈당에 대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 노력했던 점에 비추어 보건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을 것"이라며 높히평가했다. 이상민의원의 정체성은 진보지 보수가 아니다. 이재명 지도체제에 불만이지 민주당 정체성에 불만은 아니다. 이재명만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거나 비대위가 구성될 수 있다면 언제고 돌아갈 사람이다. 그의 전력이 그렇다.
이상민의원은 2004년 열린 우리당 공천으로 대전 유성구 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2008년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해 충청권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이회창, 전 충남지사 심대평 중심)에 입당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그 후 자유선진당과는 성향이 맞지 않는다며 다시 탈당해 2011년 친정인 민주당에 입당해 지금까지 민주당 5 선 국회의원이다. 이의원이 국민의 힘에 입당해 당선되면 2008년 판박이가 될 수도 있다.
'호랑이는 굶어 죽을지언정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라고 했다. 국민의 힘이 수도권을 비롯해 인물난인 것은 알지만 배가 고프다고 아무 풀이나 뜯어먹겠다는 것인가. 집토끼 내보내고 남의 집 탈출한 들토끼 키울 셈인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출마를 포기나 험지로 가라고 하니 아무래도 정신이 혼미해진 것 같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