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속의 두레 정신
| 개암 김동출 |
흙의 살결을 다독이던 민족의 손끝에
서로의 땀방울이 문장처럼 고이던 날들
입고 먹고 거하는 모든 삶의 껍질은
너와 나의 체온을 거쳐서야 비로소 빛을 띠었고
농번기의 기다란 품앗이는
마을의 하늘을 받치던 푸른 뿌리였다
홀로 치솟는 나무가 되기보다
서로의 어깨를 맞대어 숲이 되는 일
서로의 그늘진 빈곤을 감싸 안으며
웃음의 파도를 지어내던 상생의 땅
어느덧 차가운 쇠붙이들이 들판의 핏줄을 채운 오늘에도
사람이 굽혀 만든 둥근 일손은 스러지지 않는다
기계는 녹슨 궤도를 따라 정교하게 톱니를 맞물릴 뿐
맞잡은 손마디에 흐르는
품앗이라는 인정의 깊은 호흡을 알지 못한다
지난 계절, 검게 패인 가뭄과 몰아친 빗줄기의 흉터 위로
서로의 뿌리를 끌어안고 일으켜 세운 마음과 마음들
세월의 강물이 계절을 바루며 흘러가도
恨많은 우리의 푸른 피 밑바닥에는
여전히 불꽃처럼 뜨거운 두레의 태동이 숨 쉬고 있다.
2026-09-17
카페 게시글
개암 김동출 작품실
공동체 속의 두레 정신
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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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
26.09.17 08:5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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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시. 감사합니다
행복한 걸음 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는 곧 두레와 동격이지요?
그렇게 좋은 단어를 빌려 쓰고 있는 집단은 왜 두레 정신을 잃고 있는지 유감입니다.
존경하는 시인님께서 한수 가르켜 드려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