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와서 세수도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생물 그대로 요리한 생선과 이미 냉장고 김을 쐬어버린 생선요리의 격이 다르듯이, 지금 이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해야 생생한 감동 그대로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냉동이 아닌 싱싱한 활어 상태로 오늘의 축제를 여러분들께 배달해드려야한다는 사명감도 단단히 한몫 했음은 물론이고말이다.
광주의 충장축제는 올해로 여섯번째다.
한때 광주의 중심상권이었고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구도심인 충장로와 금남로의 상권이 무너져가는 걸 안타까워하는 광주시민의 염원을 모아 시작한 축제이다.
7080추억의 축제라는 컨셉으로 그 시절에 충장로 금남로에서 청춘을 불사르다가 나이가 들어 현저하게 세력이 약해진 우리 세대들을 다독이며 위로하기 위한 축제인 것이다.
그 축제에 초대받아 37년만에 광주의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내려오신 우리의 호프 두 분은 차를 타고 광주 톨게이트를 지나 시내로 들어오며 차창 밖을 살피니 인적이 드물어 마치 유령의 도시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충장로축제에 모인 인파들을 보고 전부 여기 와계셨군요, 하는 멘트로 무대인사를 대신하셨다.
두 분은 광주의 음식문화에 대한 칭찬에도 후하셨다.
오로지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향수를 달래러 온 게 틀림없을 시민들에게
많은 시간을 공연 외적인 구정의 선전과 생색내기로 빼앗으니 짜증이 난다싶을 정도로 주최측의 공연진행은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관에서 주최하는 공연 때마다 느끼는 건데 가수들을 초대해서 벌이는 행사라면 제발 노래만 듣게 해줬으면 좋겠다.
감투 쓴 사람들이 나와서 씨부렁거리는 것에 호의적인 청중들을 하나도 못봐서 하는 말이다.
꼭 해야할 말이 있는데 안하고 넘기면 도저히 억울해서 잠을 못주무시겠다는 높은 양반들의 메시지는 막간이나 리허설 도중에 무대에 설치된 대형화면의 자막으로 대신해준다면 정말 참신한 발상이라며 높이 살 용의도 있다.
여덟시가 다 되어서야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심신, 신계행, 이태원, 장은아,함중아,장계현과 템페스트 등...
여러 낯익은 얼굴들이 가을밤의 광주를 접수했다.
갈수록 공연에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관중들의 반응도 뜨거워졌다.
사실 공연이 중간쯤에 접어들면서 관중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많아져 가수들이 노래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아쉽고 죄스러웠다.
마치 내 책임인 것 마냥...
차차리 갈 사람 다 가고, 올 사람 다 온 마지막 즈음의 공연분위기가 가장 좋았다.
대충 객석이 정리가 됐을 때 등장한 사월과 오월님!
관중석의, 특히 내 또래의 아줌마들에게서 터져나오는 비명에 가까운 환호는 정말 신선했다.
공연장에서 지나치게 점잔을 떨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중년의 관람문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같아 고무적이었다.
마지막은 민해경이 장식했다.
화면의 자막은 민혜경으로 나와서 실소를 금치못했지만 말이다.
오늘의 공연은 어느 분의 지적대로 디테일한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된 것 같다.
본인의 이름이 바뀌는 수모를 당한 민해경님께 광주를 대표해서 사과드리고싶다.
공연이 끝나니 이미 열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몇년 전, 사오모 모임에서도 회원들과 함께 학무(백순진님의 닉)님의 밴을 얻어탔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두번 째로 그 차를 타는 행운을 누리니 감개가 무량했다.
늦은 시간이라 신도심인 상무지구나 용봉지구 (왜 광주는 유독 무슨무슨 지구가 많냐고 태풍님이 물으셨는데 마땅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고보니 다른 도시에서는 잘 안쓰는 것 같다. ㅎㅎ)로 가야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그쪽으로 모시려고 했는데 두 분,
배가 무척이나 고프셨는지 차를 타고 가다가 그냥 눈에 띄는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가신다.
양동시장 근처의 전어구이집이었다.
하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너무나 맛있어하며 드시는 것이었다.
전어회, 전어무침, 전어구이 셋트메뉴를 다 해치우고 밥까지 한 공기 개운하게 비벼 드시는 걸
보니 실망하실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여기 인증샷 올린다.
ㅎㅎ
마지막 한 숟갈까지 치열하게 해치우시는 학무님^^
이미 소주 몇 잔에 벌개진 나팔꽃^^
여기서부터는 공연 현장 스케치, 함께 한 친구들도 찰칵.
초상권 침해가 내가 저지른 수많은 죄, 저작권법 위반(불법시디 제작), 도로교통법 위반
(무단횡단), 탈세(가끔 술 떨어지면 슈퍼에서 사오기도 하니까^^) 다음으로 많이 지은 죄다.
ㅎㅎ
여기는 다시 전어구이집. 아직 술이 들어가기 전이라 차분한 얼굴의 나팔꽃. ㅎㅎ
실은 두 분을 위한 꽃다발을 준비하려고 동네 꽃집은 물론이며 충장로 근처를 다 뒤졌지만
끝내 허탕이었다.
일요일이라 전부 문을 닫은 것이다.
그래서 식사라도 대접하려고 했는데 이미 술 몇잔에 거나해진 탓인지 기회를 놓쳤다.
빈 말만 실컷 한 셈이 됐다싶어 피곤해서 어서 올라갔으면 했을 지도 모를 그분들을 억지를
쓰다시피 해서 우리 가게로 모셨다.
커피라도 대접해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해서였다. ㅎㅎ
밤 열두시 쯤에 두 분은 마치 신데렐라처럼 사라지졌다.
마차 대신에 밴을 타고, 계모와 새엄마가 있는 집이 아닌 서울로 말이다. ㅎㅎ
(아마 지금쯤 서울에 도착하시지 않았을까싶다...)
그리고 난 오랜만에 친구 숙과 함께 밤길을 걸어 집으로 들어왔다.
숙은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덕분에 저런 유명연예인이 사주는 밥도 먹고, 함께 어울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말이다.
난 <무슨 그런 말을 해?> 하는 식의 겸손은 생략하고 당연한 말이라는 듯 목에 힘을 주었다.
나같은 친구 덕분에 유명연예인과 식사를 하게 했으니
유세 좀 떨어서 나쁠 건 없지 않겠는가? ㅎㅎ
첫댓글역시나 나 팔팔한 나팔님의 생생하고 팔팔한 후기가 올라와 있었군요학무님,태풍님 응원해 드렸는데..이번 광주지방은 거의 초행 공연이실텐데..함께 못 가서 죄송한 맘에 가시는 도중..공연 리허설 중..돌아오실 즈음통화도 하고 메시지도 주고 받았지만..역시 함께 못해서 아쉬운 맘과 궁금함은 랠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팔님의 나와바리에서 공연이란 것어련히 나팔님이 알아서 챙겨드릴까 싶어 안심했는데...기대했던 이상으로 두분 잘 모셔주어 고맙습니다학무님 전어생각
대천에는 그렇게나 많은 인원이 몰려가
그나저나 역시 호남지방 상차림은 정말 맘에 든다는...
바이올렛님을 만날 수도 있겠다했는데 약간 서운했어요. 광주에 터를 박고 살면서도 막상 제가 이번 공연에 오신 그분들을 위해 도움이 된 건 아무것도 없네요. 그저 짧은 시간이라도 얼굴을 가까이서 뵐 수 있었던 것만으로 행복해한 기억밖에는요. ㅎㅎ
멋진공연, 멋진 울님, 멋진 응원, 맛진 음식,
미인은 역시 사오모 팬,
학무님과 태풍님은 역시 미인을 좋아해~~~~
ㅎㅎ 미인이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 아닌데요? 하는 겸손 역시 떨지 않겠습니당^^
나팔님의 팔팔한 광주공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전어를 드셔서 그런지 두분의 얼굴이 훠언하신것이 보기가 좋습니다. 님과 그의친구분 식사라도 함께하실수 있어서 다행이였습니다.
우리들은 마음뿐 함께하지못해 죄송했습니다만,나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 촉박해 그냥 들어간 집인데 의외로 만족스러웠답니다. 정말 행운이 겹치더군요^^
넘 수고 많으셧네요.. 멀리 계셔서 함께 하지 못햇던 시간들
참 울학무님태풍님 무대의상 똑같이 맞춰 입으셧네용요청바지와,흰셔츠.짙은곤색의쟈켓 어떤 분들이 입으셧는데 랠수 잇엇습니다 감사해요
지금도 따끈따끈한 공연후기 네여
오붓하게 식사도 하시구, 좋으셧죠
원없이 회포 푸셧겟네요
일치감도 잇고,나름 보기
깔끔하고 세련 됫다는..암만
가지못한 아쉬움
두 분은 외모나 스타일 자체가 상품이시더군요. 품위와 귀티를 갖추신 연예인이라 함께 있으면 덩달아 저까지 빛이 나더라니까요. ㅎㅎ
사오모의 자랑은 전국 어디를 가도 이렇게 열열한 팬들이 있으니 든든하다는......그리고 나팔꽃님은 두분의 사랑을 듬뿍 받으셨으니 영광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는.....좌우간 나팔꽃님은 횡재 하셨고 두분이 남도의 음식에 맛있어 하시고 만족하셨으니 다행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나팔꽃님~~~~~~~~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였어요. 행복하고 오져서 제 정신이 아니었답니다. 주재근님도 오셨으면 좋았을텐데..ㅎㅎ
그 옛날 상무대에서 교육 받을 때만 해도 충장로에 사람들 가득 넘치고 특히나 우체국 앞에 서 있으면 만날 사람 다 만날 정도였는데 이제는 상무지구가 가장 번화가라 하지요 그래도 서울의 명동만큼 그 상징성은 어데로 가지는 않겠지요. 그 충장로에서 지난 시절 추억과 함께 4월과 5월 두 분의 노래를 직접 들으셨으니 나팔님 얼굴엔 웃음이 하나 가득 하셨을 듯. 학무님 태풍님은 광주에 가셔서 전어 드셨으니 제대로 맛을 음미하셨겠지요. 나팔님의 낯익은 가게와 또 친구 분까지 정말로 반갑습니다.
어제 그렇잖아도 훈장님 생각 많이 났어요. 얼마나 오고싶으셨을까싶어서 연민까지 생기더라니까요. 게다가 맛있는 식사라니..ㅎㅎ
훈장님이 정말 그리웠답니다. 다음에는 정말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약오르지 않게끔 말이에요.
나팔님의 우리 학무님과 태풍님의 광주 콘서트, 글구 전어로 맛있게 식사하셨다는 사연, 아주 감동스럽게 잘 읽습니다. 사진도 잘 봤구요...의 맛있는 음식들이 기억에 남습니다...나팔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 꾸벅
광주는 대학 다닐 때 학보사 기자로 한번 르포 쓰러 내려 갔었고, 이후 세미나 등으로 찾기도 했지만, 민주화의 성지라는 점을 비롯해 구수한 그 지방 특유의 사투리와 글구 전국
PS: 학무님과 태풍님의 곤색 자켓과 청바지 정말 뛰어난 앙상블입니다...
감사합니다. 전 어제 두 분의 얼굴만 쳐다보느라고 무슨 옷을 입으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사진에서야 비로소 의상이 보입니다. ㅎㅎ
태풍님의 머릿털이 나이 갈수록 우거진다는... 근데 난
나는 오직 머릿털만 보인당
저도 탈모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랍니다. 그 기분 이해해요^^
학무님,태풍님 공연 못봐서 서운했는데.... 이렇게랃 후기를 올려주시니 감동이 도가니입니다.
군소리가 많은 축제는 늘 나서기 좋아 하는사람들 이 많아서이지요.
그러고 보면 지난 대천축제떼 이시우시장님은 한마디 멘트도 없이 시작을 했으니
참으로 멋진 시장님 이셨습니다.
어머? 이시우 시장님이 그런 분이에요? 정말 멋지시네요. 다른 지자체의 장들이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고보니 저도 몇년 전 대천축제 갔을 때 지루한 시간 없이 바로 공연에 들어갔던 것 같네요.
와 맛있어 보인당 방금 점심을 먹었는데도 저 상차림을 보니 군침이 도네요. 근데요, 전어구이 앞에 놓여있는 접시중
저으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첨엔 미더덕인가 했는데, 설마 ㅂㄷㄱ
번데기라며 학무님이 신기해하셨어요. 다른 먹을거리들이 많아서 저 물건에는 손도 안댔는데요. 울 딸들은 저거 좋아하는데 싸올 걸 그랬나봐요^^
광주가지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후기올려주셔서감사합니다 역시호남인심은후하다는 한가지라도푸짐하니 보기좋은떡이먹기도좋다는속담이생각납니다 감하고갑니다감사합니다
따끈따끈 생생한사진과후기
다음에 이쪽 지방에서 공연이 있으면 사오모님들 관광버스 대절해서 오셨으면 해요. 여수나 목포 같은 곳의 음식도 정말 기가 막히니까요. ㅎㅎ
거그서 드신 식사 맛과 품질. . . . 지는 같이 안먹어 봐도 충분히 알것슴다. 두분 알고보니 엄청 출충한 미인 이시라는. . . .
히힛! ㅎㅎ 미인이라는 말은 평생 들어도 안질릴 거에요. 아닌 줄 알지만 들으면 좋고 반가운 소리! 미인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어가 정말 맛 있었어요. 왜 서울 것과 다르죠 연탄불에 구워서 그런가 또 광주로 갈 수도 없고 어떻든 나팔님 덕에 길 수 있었고 코지 해 보이는 카페 발전 하기를 바란답니다. 전어... 냐옹 ...
정말 전어 드시러라도 한번 더 오셨음 좋겠어요. 여름엔 여수로 하모, 가을엔 광주로 전어, 어때요? ㅎㅎ
나팔꽃잎덕분에 좋은 시간으로 광주로에의 여행을 마무리하였네요. 여러 출연자들이 나왔지만 다시 먼길을 떠나는 순간에 손흔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우리가 누리는 남다른 혜태깅 아니었난 생각하며 먼길을 돌아왔습니다. 나팔꽃잎 그ㅎ리고 귀여운 소녀같은 친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팔꽃잎이라니 정말 듣기좋아요. 비록 시든 꽃잎이긴 하지만요. 詩든 꽃잎, 말이에요^^
그리고 친구에게도 귀여운 소녀같다고 하셨다는 말씀 꼭 전해드릴게요. 배달사고 안일으키고요. ㅎㅎ
나팔
그러게요. 제다이님, 뵌지 너무 오래됐어요. 만나면 누구시더라? 하기 전에 얼굴 좀 보고 삽시다! ㅎㅎ
학무님과 태풍님 멋지신 모습으로 공연 잘 하시고 전어도 잘 드시고. 나팔님 그날 무지 행복한 날이 되셨겠네요
들꽃님이랑 함께 하는 날 손꼽아 기다립니다. 너무 오래됐어요. ㅠㅠ
학무님 양복에 웬 운동화? ㅎㅎ
양복이라기보다는 캐쥬얼한 콤비 스타일이라 운동화도 별 거부감은 없었답니다. ㅎㅎ
좋은 시간을 가지셨군요.. 글이 생동감이 있어, 댕겨온듯 느껴집니다.. ^^ 했었는디.. L.P 보유하신 양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으음
학무님 신은 저 운동화 보구, 볼링치다 오세유
겨우 이천장인데요? 양보다 질은 더욱 별로랍니다.(값나가거나 귀한 음반은 거의 전무한 실정^^) ㅎㅎ
근사하게 쓰신 후기로 아쉬움을 대신하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절판소장님 덕분에 여러 좋은 분들 만나뵙게되니 인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군요^^
우와! 멋진 데이트셨네요.. 전어구이와 맛있는 회무침.. 군침이 고이는데요..
조만간 다시 먹으러갈까봐요. ㅎㅎ
상리 어머니 겸 미산이 모친님...여기서 뵈니 더워라... 잘 지내시지라 헤헤 ..( 男 )
코스모스님 부부를 하도 못봐서 눈병이 난 거 말고는 잘 지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