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선거 '反트럼프' 강조한 민주당…"분위기 잘못 판단"
기사입력 2021.11.03. 오후 11:17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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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영킨 '트럼프 복제품' 묘사…판단 착오"
"무당층·중도층, '전직' 트럼프 별로 안 두려워 해"
[글래스고=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1.11.03.[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국정 수행 '중간 평가'로 여겨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끝내 공화당 승리로 돌아갔다. 향후 국정 추진 동력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판단 미스'를 지적하는 기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선거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애 따르면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는 전날까지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후보를 득표율 51% 대 49%로 따돌리고 승기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주지사 선거는 단순히 주 정부 수장을 뽑는 이벤트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국정 운영 전반을 평가하는 중간시험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선거 결과를 받아든 민주당의 분위기는 자못 심각해 보인다.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의 '판단 미스'를 지적했다. 특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미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에 두고 반대 기류를 자극하려 한 전략이 실패 요인으로 거론된다.
폴리티코는 "매콜리프는 선거 운동 내내 영킨에게 트럼프의 굴레를 씌웠다"라며 "팬데믹을 강하게 질타했고, 다른 많은 민주당원처럼 텍사스의 임신중절(낙태) 금지가 민주당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나오게 하리라 믿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출구 조사 결과 임신중절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유권자는 전체의 10분의 1도 안 됐다. 아울러 코로나19를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유권자도 14%에 불과했다고 한다.
오히려 유권자들이 중시한 부분은 교육, 그리고 경제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교육과 경제) 둘 다 영킨이 우위"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이와 함께 당 내분으로 격화한 초당적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성 지출 법안 갈등도 패인으로 꼽았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 선거 캠프에서 우편 전략을 담당했던 더그 허먼은 이와 관련,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출됐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하는 일은 (지출 법안) 규모를 두고 싸우는 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챈틸리=AP/뉴시스]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가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챈틸리에서 열린 선거 나이트 파티에 참석한 모습. 2021.11.03.워싱턴포스트(WP) 역시 "매콜리프는 영킨을 인기 없는 트럼프와 연결하려 끈질기게 노력했다"라며 "영킨이 승리할 경우 임신중절 보호와 투표권, 의료보험 접근권 확대 등 최근 민주당의 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매콜리프 후보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흑인 유명 인사를 유세 현장에 데려오고, 공화당이 인종 차별의 불길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했다고 덧붙였다. WP는 "이런 공격이 얼마나 잘 전개됐는지는 불명확했다"라고 했다.
CNN은 "국가의 분위기를 잘못 판단한 이후 민주당은 계산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라는 기사를 통해 "많은 민주당과 워싱턴 정계, 미디어가 1월6일 사태의 결과에 정신이 팔려 있지만, 2일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보다 실질적인 문제에 집중한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라고 했다.
CNN은 아울러 "매콜리프와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모두 영킨 후보를 트럼프의 복제품으로 묘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추론하는 판단 착오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무당층과 중도층의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은 전직 대통령이 오벌오피스나 투표용지에 없을 때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을 암시한다"라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