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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이 곧 꿈이다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치고 이르시었다.
항상 말하지만 법문은 말로 할 수 없고 글로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분별을 쉬고 입정(入定)하고 있었는데, 누워있던 주장자를 들어서 대중에게 보이고 다만 선상(禪床)을 세 번 쳤을 뿐이다.
그리고 종사(宗師)가 법좌에 오르기 전에 법문이 다 되었고 대중이 법문을 들으려고 자리에 앉기 전에 법문이 다 되었다.
이것이 종사(宗師)가 거량(擧量)하는 법문이다.
지금은 절후가 여름철인데 날씨가 더웠다가 잠시 시원하기도 하고, 구름이 일었다가 흩어지기도 하며, 온갖 기이한 조화를 다 부린다.
이렇게 구름이 조그맣게 피어오르는 듯하더니 온통 하늘을 뒤덮다가 또 흩어지곤 하는 이 가운데에 불법의 적실(的實)한 뜻이 있으니 구리눈동자(銅睛) 쇠눈(鐵眼)으로 보아라.
강남산옥수 江南山獄秀
부상일점홍 扶桑一點紅
공불용침 公不容針
사통차마 私通車馬
모위공사혼돈 模爲公私混沌
강남엔 산악이 빼어났고
동해엔 한 점의 태양이 빛나네
공으론 바늘 끝도 용납될 수 없지만
사사로이는 수레와 마바리로도 통한다네
공(公)과 사(私)를 혼돈치 말아야 되나니
누구든지 잠을 자다가 꿈을 꾸게 된다
꿈을 꾸고 나서 이것을 해몽하려고 하는데 왜냐하면 이 꿈이 나에게 좋은 꿈인가 나쁜 꿈인가 알고 싶어서이다.
아무 것도 아닌 허망하기 짝이 없는 꿈같은 꿈을 해몽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달마 스님도 꿈을 꾸고 나서 해몽하지 말라고 하였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나라에 꿈을 해몽해주고 살아가는 이가 있었다.
그 나라 임금이 그 사실을 알고 생각하기를 '꿈이란 허망한 것이다. 더욱이 꿈을 해몽해주고 살아간다니 이것은 반드시 사람을 속이고 물건을 받는 짓일 것이다. 벌을 주어야 겠구나' 하고서는 그 해몽하는 이를 대궐로 불러 들였다.
임금이 억지를 대서 그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말이 "짐(朕)이 간밤에 꿈을 꾸었는데 대궐에 기왓장 하나가 비둘기가 되어 날아 가더라. 이것이 무슨 조짐이냐?"
"예 그것은 궁중에서 어느 한 사람이 죽을 징조입니다."
"저놈을 옥에 가두어라."
임금은 꿈을 꾸지도 않고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꾸며댔는데 그것을 해몽하였으니 틀림없이 엉터리 같은 수작일 것이라고 자신만만해서 하루를 지내보고 요사스럽다는 죄목으로 죽이려고 한 일인데, 막상 한나절이 지나자 갑자기 궁녀들이 싸움을 해서 궁녀 하나가 죽었다.
임금은 꾸지도 않은 꿈 이야기를 지어서 하였을 뿐인데 해몽한대로 사람이 죽었으니 하도 이상해서 그 해몽하는 이를 불러다가 물었다.
"네가 꿈을 해몽해주고 살아간다 하기에 짐이 생각해보니 꿈이란 것이 허망하기가 이를데 없는 것인데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하고 널 죽이려고 일부러 꾸지도 않은 꿈을 꾼 것처럼 말했는데 해몽한 것과 같이 사람이 죽었으니 어찌된 일이냐?"
"예, 실은 꿈이란 허망한 것입니다. 그리고 임금님께서 잠속에 꾸는 것만이 꿈이 아니라 눈을 뜨고서도 한 생각 일어나면 그것이 곧 꿈이라 그렇게 된 것입니다."
즉,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한 생각 일어나면 그것이 곧 꿈이다.
그 임금도 아주 영특한 임금이라서 그 사람에게 상을 후하게 주어서 돌려보냈다 한다.
그 임금의 말대로 꿈은 허망한 것이다.
어떤 꿈을 꾸어도 생각할 것 없고 낮에 생각했던 것이 밤에 일어나는 생리적 작용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무슨 꿈을 꾸더라도 해석하려고 하지 말고 관심 가질 것도 없다.
부처님의 올바른 법을 믿고 수행하는 이들은 항상 올바른 생각으로 자신을 지키고 생각이 진실하면 항상 편안한 것이다.
#경봉정석선
첫댓글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